한동훈 “김경율 사퇴 요구? 받은 적 없다”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엔 “사과 말씀드린 게 아냐… 제가 말한 건 제 입장이 변한 게 없다는 것”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김경율 비대위원의 사퇴 요구와 관련해 “(대통령실로부터) 그런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논란에 대해 입장 표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도 윤 대통령과의 갈등 확전은 자제하고 있지만 김 여사 의혹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동료시민 눈높이 정치개혁 긴급 좌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비대위원의 거취와 관련해 이같이 답했다. 김 비대위원은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논란관 관련해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하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입장을 피력하면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평가된다.

이에 윤 대통령과 충돌설 이후 당 차원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겠다는 의미인지 질의하자, 한 위원장은 “제가 말씀드린 건 제 입장은 변한게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진행된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도 김 비대위원의 거취 문제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김 비대위원이 제22대 총선에 출마하는 과정에서 비대위원직을 내려놓은 방안에 대해서도 “그런 검토는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의 사퇴 가능성 자체를 일축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한 위원장은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과 관련해 “제가 김 여사의 사과를 얘기를 한 적이 있었나”라며 “제가 그런 말씀을 드린 게 아니다. (그동안) 제가 드린 말씀을 그대로 이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 의혹을 놓고 윤 대통령은 입장 표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 형식의 대담을 통해 여러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이 과정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도 언급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진행한 긴급 좌담회 주제인 정치개혁에 대해 “지금까지와 다른 점은 우리가 (정치개혁을) 실천할 것이고, 이미 실천하고 있다”며 “지금 정치인들은 이런 걸 생각하기엔 머리가 굳어 있을지도 모른다. 국민께서 바라는 게 무엇인지 말해주면 우리가 그걸 분석해서 국민 뜻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세대 교체와 86운동권 청산을 강조하는 연장선에서 서울 동부벨트 3인방(이재명 강동을 당협위원장·이승환 중랑을 당협위원장·김재섭 도봉갑 당협위원장)을 방문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엔 “일정은 미리 정하는 게 아니라 말하기 그렇다”고 답했다.

아울러 “저는 민주화 운동을 한 분들의 헌신과 당시의 용기에 대해 깊이 존경한다”며 “제가 문제를 삼는 부분은 운동권을 했다는 걸 특권처럼 여기면서 고인물처럼 나라 발전을 가로막는 데 있다. 이걸 꼭 생물학적 세대 교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런 시대정신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