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 200개 상처…모진 학대·굶주림 속 사망한 12살 이시우 군

이혜영 기자 2024. 1. 2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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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2심서 시우 군 계모에 ‘사형’·친부에 ‘징역 10년’ 구형
계모, 수감 중 출산한 딸 안고 법정 나와…친부 “막내는 햇빛도 못봐”
엄벌 요구한 친모 “아이 전신 피멍, 가죽 걸쳐놓은 것처럼 말라”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모진 학대를 받다 숨진 고(故) 이시우 군의 생전 모습 ⓒ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검찰이 장기간 모진 학대를 받다 사망한 고(故) 이시우 군의 계모에게 2심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1심 징역 3년에 불복해 항소한 친부에게는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피고인들은 다른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사정을 고려해 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서울고법 제7형사부(이규홍·이지영·김슬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아동학대살해 피고인 이아무개씨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이씨는 1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 받았다.    

검찰은 계모 이씨가 시우 군을 상습 학대하면서 사망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며 살해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검찰은 "의붓어머니 이씨는 피해자를 상대로 '못 키우니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장기간 학대하고 사이코패스 , 정신병자라고 지칭했다"면서 "(시우 군) 전신에 멍자국과 200여 개의 찢기고 찔린 상처, 입과 고환에서 심각한 상처가 발견됐다. 구타 이후 피해자가 사망할 줄 몰랐다는 변명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를 결박하고 치료도 하지 않았으며 아이가 쓰러지자 홈캠을 끄고 친부에게 연락해 '살려달라'고 했다"면서 "피해자가 사망할 것이란 인식을 했을 것이고 사망이란 결과를 용인할 의사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2월 시우 군 사망 당시 임신 중이었던 계모는 1심과 마찬가지로 항소심 결심 공판에도 구치소에서 낳은 아이를 데리고 법정에 출석했다. 계모는 최후 변론을 통해 "감히 선처를 구하는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12살 의붓아들을 상습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계모(왼쪽)와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친부(오른쪽) ⓒ 연합뉴스

검찰은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부 이아무개씨에 대해서는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이씨는 1심에서 징역 3년형이 선고되자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은 "(친부는) 피해자가 유일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인데도 계모의 학대를 가속화하고 가담했다"며 "아이가 사망하기 전까지 같은 집에 있었는데도 친부에게 아무런 얘기를 못 했다는 점에서 방임 정도가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친부는 이날 법정에서 A4 2장 분량의 반성문을 읽으며 "매일 눈물로 용서를 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치소에서 태어나 지내는 막내딸은 햇빛 한 번 보지 못했고 한 번 안아주지도 못했다"며 거듭 선처를 구했다.

계모와 친부의 발언이 끝나자 방청석에서는 고성과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항소심 결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시우 군의 친모 A씨는 계모와 친부에 엄벌을 내려달라며 절규했다. A씨는 시우 군 사망 전 여러 차례 아이와의 만남을 시도 했지만 피고인들의 반대로 2022년 5월을 끝으로 만나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피고인들의 집과 직장을 찾아다니면서 무릎 꿇고 울면서 '만나게 해달라'고 빌었다"며 "'아이가 잘 지내고 있다. 잘 지내고 있는 가정에 피해를 끼치느냐'고 해 더 이상 찾아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사망 당시 시우 군의 참혹했던 모습을 언급하며 피고인들에 대한 강력 처벌을 호소했다. 친모는 "사망한 아이의 몸은 전신이 피멍으로 뒤덮이고 골반뼈는 마치 가죽 걸쳐놓은 것처럼 말라 있었으며 많은 찔린 상처로 가득했다"며 "친부의 부인하는 모습에 너무나 화가 나고 아이에게 행한 행위는 어떤 것보다 잔혹하고 끔찍해 피고인이 엄정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3년 2월11일 인천 한 장례식장에서 계모와 친부의 상습학대로 숨진 이시우 군의 발인을 앞두고 친모가 아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계모 이씨는 2022년 3월부터 11개월 간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의붓아들을 50차례 넘게 상습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친부는 2021년 4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드럼채로 시우 군을 때리는 등 15차례 학대하고 아내의 학대를 방임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과 검찰 수사로 드러난 이들의 학대 행위는 참혹했다. 

시우 군은 사망 당일인 지난해 2월7일 이틀 전부터 옷으로 눈이 가려진 채 16시간 동안 의자에 손발이 묶인 채로 학대를 당했다. 계모는 평소 시우 군이 성경 필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장시간 벌을 세웠고, 연필로 허벅지를 찌르고 알루미늄 봉 등을 이용해 온몸을 때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오랜 기간 학대에 시달린 시우 군은 148㎝ 키에 몸무게가 29.5㎏에 불과한 상태였다. 이는 또래 평균보다 15㎏ 가벼운 것으로, 사망 1년 전 몸무게 38㎏에 비해 오히려 10㎏이 줄어든 것이다. 

사망 당시 친모가 7살 때 사준 얇은 여름 내복을 입고 있었던 점과 작아진 신발을 구겨 신은 채 홀로 집 근처 가게에 들러 음료수를 겨우 목으로 넘기던 시우 군 마지막 모습이 공개되면서 공분은 더 커졌다. 

시우 군이 장기간 결석하면서 학교 측이 계모와 친부에 연락했지만, 이들은 아이를 필리핀으로 유학 보낼 계획이라며 가정보육 의사를 밝힌 채 학대를 이어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시우 군 계모와 친부에 대한 2심 선고 공판은 내달 1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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