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반도체 시간"…흑자 전환 SK하이닉스, AI로 수익성 확보 '속도'

최문정 2024. 1. 2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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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작년 4분기 영업익 3460억 원
AI시대 대응 위한 기술 리더십 확보
생산량·투자비용 증대는 보수적으로 접근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부침을 겪던 SK하이닉스가 업계의 예상을 뒤엎고 '깜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더팩트DB

[더팩트|최문정 기자] 반도체 업계를 강타한 한파에 부침을 겪던 SK하이닉스가 깜짝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해 기술력을 앞세운 고부가가치 칩셋을 공급하며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는 25일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3055억 원, 영업이익 3460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7조6720억 원) 대비 47.7%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 했다.

이는 당초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앞서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515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을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연간 실적은 매출 32조7685억 원, 영업손실 7조7303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26.6% 줄었고, 영업 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내내 이어진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받아왔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늘어난 비대면·IT 수요로 인해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던 반도체는 경기 침체의 본격화와 함께 수요가 급감했다.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였던 반도체는 하루아침에 악성재고로 전환됐고, 이는 곧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양대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를 주력 상품으로 삼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지난 2022년 4분기 분기 적자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줄곧 적자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쌓여가는 재고와 이로 인한 추가적인 가격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2022년 3분기부터 인위적인 생산량 감산에 나서왔다.

침체를 겪던 반도체 업계는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생성형 AI 열풍에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최악'을 지나며 하반기부터 뚜렷한 회복세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하며 본격적인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 홈페이지 캡쳐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PC용 D램 범용 제품의 고정거래 가격은 전월 대비 6.45% 올랐다. D램 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대비 12월의 거래 가격은 26.9%나 뛰었다. 낸드플래시 역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D램 DDR5와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4배,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평균판매단가도 전분기 대비 40% 이상 높아졌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인공지능(AI) 서버와 모바일향 제품 수요가 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는 등 메모리 시장 환경이 개선됐다"며 "이와 함께 그동안 지속해온 수익성 중심 경영활동이 효과를 내면서 당사는 1년 만에 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응하며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목표다. 특히 지속 확대되는 AI향 서버 수요와 온 디바이스 AI 모바일 기기 등의 확산에 대비해 기술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D램은 10% 중반 출하 감소가 예상되나 가격이 개선되면서 이익을 증가할 것"이라며 "낸드플래시는 한자릿수 중반 출하 증가가 예상되고 D램과 마찬가지로 가격 환경이 지속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에도 집중한다. AI용 반도체로 주목받는 HBM3E(5세대), HBM4(6세대) 개발에 나선다. HBM3E는 상반기 중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DDR5, 저전력(LP)DDR5T 칩셋과 고용량 서버용 모듈 'MCRDIMM'과 고성능 모바일 모듈 'LPCAMM2'을 확보한다.

SK하이닉스는 수요 회복이 가시화됐지만, 생산량과 설비투자비용(CAPEX)은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재고 감소가 관측되긴 하지만, 여전히 평균적인 수준보다 높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CAPEX로 전년(6조 원)보다 소폭 증가한 7조 원 수준으로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고객 수요에 기반해 가시성이 확보된 제품의 생산 확대를 위해 투자하겠다"며 "올해 재고 정상화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보수적인 생산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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