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출산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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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이 갈수록 낮아져 이제는 인구 붕괴나 국가의 위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정작 '출산' 자체를 조명하고, 아이를 낳는 주체인 산모의 임산과 출산으로 인한 몸의 변화와 고민 등에 대해 현실적으로 알려주는 정보는 부족하다.
이 책은 출산 주체인 여성의 시각에 초점을 맞춰 임신, 수유, 양육 등 출산의 모든 과정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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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이 갈수록 낮아져 이제는 인구 붕괴나 국가의 위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부동산, 사교육, 경제적 이유 등 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이 늘어나고 대책도 쏟아진다. 하지만 정작 ‘출산’ 자체를 조명하고, 아이를 낳는 주체인 산모의 임산과 출산으로 인한 몸의 변화와 고민 등에 대해 현실적으로 알려주는 정보는 부족하다. 아기를 품고, 낳고, 키우는 것은 보람되지만 힘든 일이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과장이나 폄하 없는 온전한 이해를 이해가 필요하다.
산부인과 의사로 분만을 담당하던 저자가 직접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며 쓴 신간 ‘출산의 배신’은 수많은 임신부와 산모들을 만나서 느낀 것들, 그리고 임신과 출산에 관한 의학적 이야기를 통해 왜 우리에게 출산이 유감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는지를 풀어낸다.
저자는 출산 후 산모들은 하나같이 “왜 애 낳는 게 이런 거라는 걸 아무도 말을 안해 줬을까”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출산은 다른 여느 동물의 사례를 보아도 이례적일 정도로 어렵다. 산모의 진통 시간도 긴 데다 난산(難産)이다. 좁고 구불구불한 산도(産道)를 비집고 나오는 아이는 나올 때도 받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며, 세상으로 나와서도 유약한 탓에 오랜 시간을 옆에 붙어서 돌봐야 한다. 저자는 “아기를 품고, 낳고, 키우는 것은 그냥 해도 힘들다”면서 “임신이라는 신화와 비극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온전한 이해가 필요하고, 불확실성이 클수록 전문가인 산부인과 의사들과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출산 주체인 여성의 시각에 초점을 맞춰 임신, 수유, 양육 등 출산의 모든 과정을 설명한다. 사적인 영역으로만 여겨져 온 임신부의 고충을 현실적으로 풀어낸다. 저자의 의학적 지식과 개인적 출산 경험도 책에 녹여냈다. 임산과 출산 과정에서 일어나는 호르몬 변화, 산전 검사, 수유의 어려움,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수술 중 고려사항, 모성애 등에 대해 다룬다.
이 책은 임신과 출산을 힘들게 하는 장애물을 보다 현실적으로 짚어준다. 먼저 임신과 함께 시작되는 몸 전체의 변화다. 임신 후에는 생식기관에서부터 혈액, 대사, 면역 기능, 뇌의 구조 등 50여 가지쯤 되는 몸과 마음의 변화가 생긴다. 두 번째는 재생산이라는 세계의 예측 불가능성이다. 임신도 산전검사도 출산예정일도 아이의 성장도 모두 예측을 보란 듯이 비껴간다. 산부인과 병원이 가지는 특수성도 한몫한다. 골반 내진과 같은 진료 자체가 때로 수치심을 유발한다. 분만 병원 감소로 출산 인프라가 갈수록 무너지는 현실에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출산을 하는 것 자체도 어려워지고 있다. 2022년 기준 250개 자치구 중 108개가 분만 취약 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저자가 임신과 출산에 대한 어려움을 알려주기 위해서만 이 책을 쓴 것은 아닌듯하다. 출산과 양육은 결국 가족과 사회의 연대에서 이뤄져야 온전해지는 것이다. 출산과 양육은 인류 초창기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해야 하는 일이다. 모든 인간은 한때 불과 몇 센티미터의 물주머니를 우주로 삼고 부유하는 먼지였다가 한 인간(어머니)을 완전히 침범하는 큰 신세를 져가며 이 지구상에 태어났다. 저자는 “인류 재생산 연대기라는 장편 영화는 엄마의 원맨쇼가 아니다”면서 “함께한 사람들 덕에 두 발로 걷고 똑똑한 뇌를 가진 호모 사피엔스가 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오지의 지음ㅣ박한선 감수ㅣ에이도스ㅣ252쪽ㅣ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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