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준비 안 된 교육현장에 수백억 스마트기기부터 보급…뒤늦게 활용방안 마련 ‘쩔쩔’”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전화연결 : 서재형 광주 경실련 건축부동산위원장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이창환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mizf6bRMNiU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광주시교육청이 지난해 광주 지역 모든 중학생과 고등학생에게 스마트 기기를 보급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스마트 기기를 받은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사업 취지와 다르게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어제 스마트 기기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는지 이귀순 광주시의원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귀순 광주시의원 (이하 이귀순):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광주지역 모든 중고등학생에게 스마트 기기를 나눠줬다"는 것이 맞습니까?
◆ 이귀순: 네. 지난 2023년부터 중·고등학생 1인 스마트 기기가 6만 6,870대 정도로 보급했거든요. 중학교는 노트북, 고등학교는 태블릿 PC를 각각 배부했고요. 예산은 한 659억 원 정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2024년에도 새로 입학한 1학년들에게 노트북이 지급되기로 되어 있거든요. 올해 노트북 지급 관련해서는 227억 정도 예산을 세워놨고요.
◇ 윤주성: 엄청난 규모의 예산을 이렇게 투입했는데 광주시교육청이 이렇게 학교에 스마트 기기를 보급한 이유나 목적은 어떻게 됩니까?
◆ 이귀순: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인공지능 AI 미래 교육을 위해서 교육부에서 발표한 것이 있어요.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종합 계획 그리고 2022년 개정 교육 과정 발표에 따르면 "2023년부터 고교 학점제 시행이나 또 2025년 디지털 교과서 적용, 초·중학생들 정보 교육 수업 시설을 확대하겠다"는 이런 것들을 발표했는데요. 그랬을 때 "미래 교육을 위한 인공지능 즉 교육 환경 기반 구축을 위해서는 한 학생당 한 스마트 기기가 필요하다"고 판단을 했고 그래서 작년 2023년부터 각 학생들에게 다 보급을 하게 되었습니다.
◇ 윤주성: 취지는 공감되는 측면도 있는데요. 실제 학생들이 이 스마트 기기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 것인가요?
◆ 이귀순: 작년 하반기부터 보급되기 시작해서 아직 스마트 기기 활용은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대부분 받아서 집으로 가져가서 방치되어 있다"고 보시면 되겠고요. 어제 토론회에서 경신여고에서 스마트 기기 활용 사례를 들어볼 수 있었어요. 경신여고 같은 경우에는 스마트 기기를 상당히 잘 활용하고 있는데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봤더니 스마트 기기와 AI 코스웨어를 이용해서 프로젝트 수업 또 모둠 활동, 토론 등을 통해 수업을 함께 만들어가는 능동적 학습자로 성장하도록 교육하고 있고. 특히 AI 코스웨어를 활용해서 학생마다 다른 목표, 학습 속도를 서로 다른 학습 경로를 구축해서 스스로 보충 심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조성해 가고 있더라고요. 상당히 활용을 잘하고 있는 사례를 어제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 윤주성: 활용을 잘하고 있는 곳도 있겠지만 대부분 학교의 사정이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떻던가요?
◆ 이귀순: 물론 잘하는 곳도 이례적으로 있지만, "대부분 90% 이상의 학교들이 거의 다 활용을 안 하고 있다"고 봐야 되거든요. 그리고 이미 스마트 보급률이 광주가 상당히 낮았어요. 그러면서 서울이나 경기, 전남에는 미리 보급률이 높아서 광주보다 먼저 시행된 곳들도 정말 많고 특히나 요즘 같은 전자 칠판을 먼저 활용해서 여러 화면을 공유하면서 수업을 진행하는 곳도 많거든요. 광주는 작년 하반기부터 보급했기 때문에 앞으로의 추이를 조금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윤주성: 말씀하신 것처럼 취지도 공감이 되고 그런데요. 이렇게 "규모가 큰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런 측면에서 문제는 없었습니까?
◆ 이귀순: 어제 토론회를 통해서 나왔던 부분들 그전부터 스마트 기기 보급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보면 사전에 제일 먼저 가장 문제점이었던 것은 수요 조사가 실시되지 않았던 부분인데요. 모든 학생에게 무상 임대, 대여에 대한 동의 이런 수요 조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특히나 학부모님들의 공감도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들이 컸던 것 같고. 그리고 두 번째로는 "교사들이 스마트 기기 활용 관련해서 이런 수업 방안이 미흡했다"고 볼 수 있지요. 그런 두 가지를 보면 그래서 스마트 기기 활용 수업 방안이 미흡하다 보니까 작년에 일부 학교 교사를 제외하고는 수업에 전혀 활용되지 않았는데요. 이런 두 가지의 문제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윤주성: 이렇게 말씀하신 것처럼 사전 수요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인지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스마트 기기 대여에 동의하지 않은 학생들도 많았다고요?
◆ 이귀순: 네. 많았습니다. 광주시교육청이 사전 수요 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미리 학생 수에 맞춰서 스마트 기기를 구매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초기에 상당수 학부모가 대여하지 않은 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그 이유를 보니까 가정에 이미 코로나 때 온라인 수업이나 이런 것들이 많이 병행되다 보니까 가정에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를 가지고 있는 곳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굳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도 많았고요. 그리고 대여를 또 하는 순간 학부모 동의서에 보면 고장 나거나 분실됐을 경우 학부모님들이 비용을 내야 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런 부분이 부담되기 때문에 동의율이 많이 낮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윤주성: 스마트 기기를 직접 사용하는 주체가 학생이나 일선 학교 현장일 텐데 학생과 학교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이귀순: 학교 반응은 학교마다 다른 것 같고요. 반기는 학교가 있는 반면에 또 학교 현장에서는 선생님들 즉 교사분들은 현장 업무가 늘어나서 불만의 목소리도 많았고 또 학생들은 처음 받았을 때 노트북 이런 것을 받으니까 기분이 좋았지만, 수업이 전혀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활용이 안 되기 때문에 정작 "학생들의 입에서도 스마트 기기를 보면서 예산 낭비이지 않으냐, 아깝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거든요.
◇ 윤주성: 이런 우려와 지적에 대해서 어제 토론회에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도 참석을 했을 것 같은데 어떤 입장이던가요?
◆ 이귀순: 당초에 스마트 기기를 보급했던 것은 미래 교육을 준비해서 수업을 하는 데 있어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 했었는데 "아직 현장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이런 부분을 잘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먼저는 어제 쭉 보면서 가장 필요한 것들이 이미 스마트 기기는 보급되었지만, "현장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했잖아요. 이런 부분들을 교사분들 "이번 방학 기간에 연수를 조금 더 늘려서 스마트 기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도 강화하고 역량 강화를 시키겠다"고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 윤주성: 의원님이 보시기에는 연수를 강화하는 것이 일선 교육 현장에 스마트 기기 보급이나 아니면 사용을 더 확대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이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 이귀순: 일단 스마트 기기를 보급했잖아요. 이미 다 아이들에게 주어졌고 이것을 활용하려면 학교 선생님들의 능동적인 자세가 중요한데요. 이런 과정에서는 연수 과정을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저는 동의합니다.
◇ 윤주성: 어제 토론회에 학부모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학부모들은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요?
◆ 이귀순: 학부모님들께서 가장 이것은 너무나 "스마트 기기가 다 집집마다 있고 하는데 또 나눠줘서 너무 예산 낭비 아니냐"부터 시작해서 이런 비용을 아껴서 다른 교육 기회비용을 늘리는 것이 맞지 않느냐. 그리고 아이들이 워낙 스마트 기기 노출이 오래되다 보니까 학습 능력이 오히려 더 떨어지지 않느냐. 이런 여러 가지 불안감이나, 보완해야 될 부분에서 말씀을 많이 해주셨거든요. 그리고 스마트 기기 고장이나 분실로 인해서 학부모의 책임이 전가되는 부분들을 조금 더 지금 당장 스마트폰 기기가 고장 나지 않지만, "앞으로는 계속 고장이 나고 분실되고 파손 우려가 있는데 이런 것들에 대한 학부모 부담 경감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 윤주성: 스마트 기기 보급 사업이 이정선 광주시 교육감의 공약으로 알고 있는데요. "공약이니까 추진은 해야겠지만, 조금 급하게 추진한 측면이 있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어떻습니까?
◆ 이귀순: 네. 그래서 "어제 토론회를 하면서, 작년에 토론을 했으면 참 좋았겠다"는 "이런 토론회나 공청회를 많이 가졌으면 훨씬 더 공감대가 이루어지고 교육청이 하고자 하는 방향과 현장의 목소리가 같이 합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어제 다들 이야기하시더라고요. 보급 사업이 이제 막 이루어지고 있고 아직도 늦지 않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스마트 기기 사업과 관련한 논란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보거든요. 이런 부분에 있어서 학부모나 학생 또 현장 교사들이 사전에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올해 계속적으로 그런 토론회, 공청회 자리를 많이 마련해야 될 것이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 윤주성: 말씀을 해주셨지만 "지난해 하반기까지 반드시 그렇게 급하게 사업을 추진할 정도로 시급한 사업은 아니었지 않나"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귀순: 그 질문에 저도 공감을 하고요. 그런데 워낙 17개 시도 교육청 중에서 광주가 스마트 기기 보급률이 가장 낮았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교육청이나 이정선 교육감 입장에서는 보급률을 빨리 진행하고 같이 보급률과 함께 수업 활용 방안 그리고 인프라 여러 가지 기반 구축도 한번에 진행을 하려다 보니까 많은 애로 사항과 부작용이 발생을 했는데요. "저도 급하지 않았나", 시의회에서도 계속 이 건을 가지고 예산 심의를 했을 때 그 부분에 대해서도 가장 많이 이야기를 했었고 논란이 되었던 지점들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2년도에 추경에 올라왔을 때 저희가 전액 삭감을 했었고 "2023년도에 이런 것을 보완해 나가겠다" 해서 많이 논란이 됐지만, 예산을 승인해줬던 부분이 있었고요. 그래서 조금 더 급한 감은 있어서 부작용도 많지만 "올해 한번 모든 것들이 정리될 수 있도록 한다"고 하니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윤주성: "사전 수요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등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금 사업은 지속해서 확대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 이귀순: 지금 현재는 695억 그리고 그 외에도 부대 비용이 많이 들어갈 것이잖아요. 이런 것들이 예산에서만 스마트 기기 보급에만 치우치지 않고 수업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활용 방안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되고요. 만약 올해 기간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다면 아마 내년 예산은 어려울 것이라고 저는 생각이 되거든요. "교사들의 역량 강화부터 시작해서 공감대 형성, 수업 활용 방안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빠른 시일 내에 구축을 해서 진행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 윤주성: 코로나19 보건 위기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가속화하면서 학교의 교육 환경도 그렇고요.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변화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서 "일선 학교 현장은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귀순: 무엇보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남긴 많은 문제도 있고 또 학생들의 교육 결핍을 살필 필요가 있는데요. 현장의 "교사들 한결같이 아직도 학교 생활을 어려워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힘써야 할 것은 우리 학생들의 생활과 학습에서 겪는 어려움과 문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결을 돕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고요. 미래 교육을 하기 위해서 디지털 교육이 불가피하다고는 하지만, 디지털 교육으로 인한 결핍되는 부분은 인문학적 사고력이나, 직접 탐구와 협동의 배움일 것이라고 봅니다. 학교 현장은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과 가장 가까이 호흡하는 곳인 만큼 이런 부분을 놓치지 않고 잘 보완해주었으면 합니다.
◇ 윤주성: 이 사업 외에 지금 이정선 광주시 교육감 취임 이후 광주 교육 정책 전반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제언을 해주실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 이귀순: 이정선 교육감님께서 지금 하시고자 하는 교육의 방향과 그리고 분명한 철학이 있고 또 공약들이 있겠지만, 조금 더 이런 것들을 "현장과 충분히 소통을 하고 진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거든요. "교육감님이 취임하고 나셔서 방향성에 대해서는 잘못됐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하고자 하는 그것들이 모두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고 광주 교육을 위하는 길이기 때문에. 그러나 너무나 빠르게 진행하다 보니까 부작용이 많이 나오게 되다 보니까 좋은 취지로 한다 할지라도 안 좋게 바라보는 시선들이 있어서 "이런 것들을 충분하게 소통하고 그런 목소리를 듣는 데 있어서 귀를 열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윤주성 기자 (yjs@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GTX 2기 청사진 발표…지방에도 ‘제2의 GTX’ 만든다
- “떳떳하고 싶다, 책 내서 갚겠다”…재판장 경고까지 받는 전청조의 말말말
- [현장영상] “잘생긴 할아버지가 어딨어요?” 어린이집 찾은 이재명에…
- 이 수법에 또 당했다…27만 명 개인 정보 유출 확인 [오늘 이슈]
- “아내에게 전화했는데 다른 사람이 받았다”…KT는 “껐다 켜라”?
- “우리 애 당뇨 걸려요”…음료 두 캔 서비스가 부른 ‘갑질’ [잇슈 키워드]
- 10억 연달아 당첨…‘복권 1등’ 남성, SNS에 싹 공개 [잇슈 키워드]
- [50초 리포트] “담배꽁초 버리다”…아파트 분리수거장서 불
- [영상] 한밤 중 ‘뺑소니 추격전’…“또 도망가!”
- [영상] 빙판길에 넘어졌다가 플라이어가 옆구리로 ‘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