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 한소희, 이렇게 솔직하고 당당하니 좋아할 수밖에 [MK★인터뷰]

김나영 MK스포츠 기자(mkculture@mkculture.com) 2024. 1. 2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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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크리처’ 한소희 인터뷰
1945년,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

참 당당하고 매력적인 배우다.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에 출연한 배우 한소희가 말이다.

‘경성크리처’(각본 강은경, 연출 정동윤)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다.

배우 한소희가 ‘경성크리처’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한소희가 극 중 죽은 사람도 찾아낸다는 조선 최고의 토두꾼 윤채옥 역을 맡았다. 윤채옥은 경성 최고의 전당포를 운영하는 태상(박서준 분)을 만나 사라진 어머니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일본군의 실험으로 괴물이 된 어머니를 발견하는 슬픔을 가진 인물이다.

10부작 시리즈인 ‘경성크리처’는 파트 1에 이어 파트 2가 차례대로 공개됐고, 어두웠던 시대상을 크리처를 접목해 독특했다는 평을 받으며 뒤늦게 통합 콘텐츠 1위를 거머쥐었다.

# ‘경성크리처’ 통합 콘텐츠 1위 했지만…호불호 갈리는 평가
“잘되고 못되고를 요새는 캐치를 못 하겠더라. 언급이 많이 됐다고 잘됐다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1위는 했다고 하는데 이제 마냥 1위를 했다고 잘 봐주신 게 맞는지 아닌지도 모르겠더라. 저는 제 작품을 좋아한다고 해서 모두가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 안 하기 때문에 실감을 못 하고 있다.”

‘경성크리처’가 1위를 찍을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아무래도 저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8, 9, 10회에 다 담겨있지 않았나. ‘경성크리처’다 보니까 크리처인가? 채옥과 태상의 사랑인가? 독립군의 이야기인가? 마루타 실험 이야기인가? 초반에 혼란스러웠을 것 같다. 결국에는 마에다 유키코(수현 분)라는 인물이 나오면서 혼란스러운 부분을 정리해주면서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거야’라고 정리해주니까 흐름이 끊기지 않고 기승전결이 되니까 재미있어하지 않을까 싶었다.”

‘경성크리처’ 한소희가 MK스포츠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하지만, 아쉬운 혹평도 받았다. 당초 제작 전부터 넷플릭스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혔던 작품이고, 높은 제작비를 자랑했기에 크리처의 아쉬운 표현과 느린 스토리와 갑작스러운 러브라인에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어떻게 보면 저희는 촬영을 진심으로 임했어도 시청자분들이 봤을 때는 다를 수 있다. 상상도 못한 피드백이었다. 우리가 우리의 뜻을 전했고, 호불호가 갈렸을 때는 ‘이렇게 보시는 분들도 있구나’ 인정을 해버렸다. 러브라인 급 전개는 사실 인스타에 올렸던 사진에서 살짝 메시지를 전달했던 게 저는 찍으면서 로맨스만이라고 생각을 안 했다. 시대를 살아가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찍었다. 그 안에서 사랑, 우정, 배반도 있고 화해도 있고 이런 생각을 해서 두 사람의 감정선 안에는 사랑도 있지만 무조건 전우애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스타에 그렇게 표현을 한 것도 있다. 제 딴은 로맨스에만 집중하지 마시고 캐릭터들의 모든 인생을 봐주시길 바란 것도 있다.”

제목이 달랐다면 어땠을까. “그래서 인스타에 그렇게 올렸다. 700억, 크리처, 단어가 찍을 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이게 아니긴 한데?’라는 반응들이 물론 존중하지만... 이거는 저희가... 전하고자하는 메시지가 아닌데... 700억 크리처물을 보여주려고 한 게 아닌데 싶었는데 라는 마음은 있었다.”

# 한소희에게도 도전이었던 ‘경성크리처’
‘경성크리처’ 한소희가 솔직하게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넷플릭스
‘경성크리처’는 시대극과 크리처물을 동시에 그려 한소희에게도 또 다른 도전으로 다가왔을 터.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묻자 그는 “초록색 크로마키”라고 답했다.

“초록색 크로마키를 처음 경험하니까 (힘들었다). 초록색 작대기로 초점을 맞추고 ‘엄마’라고 하니까(웃음). 레퍼런스로 영상을 보고 공부했는데, 엄마랑 처음 마주하는 장면에서 오로지 상상력만으로 엄마를 그려야 했다. 제가 상상한 대로 그려져서 좋긴 했는데 실체가 없으니까 힘들긴 했다. 연기할 때 눈으로 전해지는 주파수가 있는데 그게 없으니까 어떻게 할까 고민이 많았다. 원래 대사에는 ‘어머니 맞아? 진짜 어머니야?’라고 되어 있었는데, 대사만으로 못 울겠더라. 감독님한테 ‘엄마 형태가 어떻게 되어 있나요?’라고 했다. ‘엄마는 고문을 당했고 팔다리에 상처가 있을 거다라’고 해서 그걸 떠올렸는데. 10년 만에 만났는데 엄마가 사람의 형상이 아닌데 다쳐있고 괴물이 됐다면, 거기서 나올 말은 ‘누가 엄마를 이렇게 만들었어’라는 대사였을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왜?...’를 그래서 내뱉었다. 그러니까 눈물이 나더라. 그 장면 찍을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액션은 힘들지 않았다.”

한소희는 ‘채옥을 가장 생각한 건 나밖에 없을 거야’라는 믿음으로 촬영에 임했다면서도 채옥을 연기하는 도중 종종 ‘본캐’인 한소희가 등장해 아쉬움이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토바이 탈 때 그 장면에서 제가 기뻤나 보더라. 그다음 신에는 우중충하게 나오는데 그 신에서 완급 조절을 못 했더라. 나중에 그 신을 물어보니까. 스태프가 ‘그건 좀 소희같긴 했어’라고 하더라. 목소리 톤이 높더라고 하더라. 감독님한테 가서 ‘저 걸리는 신이 있는데요’라고 하니까 ‘알아요’라고 하더라. 그 장면이 조금 아쉬웠다.”

# 예상치 못했던 일부 일본팬들의 악플 공격
배우 한소희가 ‘경성크리처’ 공개 후 일부 일본 누리꾼들로부터 악플을 받은 것에 관해 입장을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괴생명체를 설정한 것은 작가가 일본 강점기 일제가 모성애에 관한 생체실험을 했다는 자료를 토대로 진행됐다고 한다. 이런 사실이 일본에서 논란이 됐고, 한소희가 SNS에 안중근 사진을 올리기도 해 생체실험 자체를 부인하는 일부 일본 누리꾼들은 그를 향해 악플이 달았다.

“극장을 가다가 안중근 선생님 그림이 있더라. 그래서 찍었다. 드라마 포스팅 하려다가 사진을 같이 올리게 됐다. 태상 사진, 채옥 등 캐릭터물마다 따로 사진을 올렸다. 사람의 삶을 따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그래서 올리게 됐다. 악플은... 많이 달렸다고 하는데 사실 저는 일본어를 몰라서 몰랐다. 일본인 대부분이 보내는 악플은 아니다. 어떤 일본팬은 용기를 내서 댓글을 달았다. ‘용기내서 보겠다’는 식의 댓글을 달아서 ‘슬피지만 사실인걸. 그래도 용기 내줘서 고마워’라고 그 용기에 답변한 것 뿐이다.”

여성의 워너비 배우로 핫한 한소희의 SNS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다. 그래서 그의 SNS에서 설전을 펼치는 일본인의 댓글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사실 기사가 이렇게 쏟아질지는 몰랐다. 실제로 다이렉트로 많이 온다. ‘악플이 일본인의 전체 의견이 아니다. 인신공격 미안하다’고 메시지가 많이 와서 고맙기도 하고 정작 나는 말귀를 못 알아들어서 괜찮은데, 사과해주니까 고맙고 그렇다.”

몸을 사리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모습에 걱정하는 팬들이 많다. 아무래도 한소희가 영향력있는 배우여서 그러지 않을까.

“저는 ‘이게 금기어야?’ ‘이게 왜?’다. 다 알겠는데 나는 논픽션과 픽션이 섞인 이 안에서 채옥 연기했고, 서로 인정할 거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우 한소희가 ‘경성크리처’ 관련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넷플릭스
‘경성크리처’를 통해 20대를 마무리하고 30대를 화려하게 열었다. 새롭게 시작하는 2024년 한소희만의 목표를 묻자 ‘건강’이라고 확답했다.

“20대 때는 건강을 헤쳐가면서 해도 가능하다는 착각이 있었다. 저한테 중요한건데. 살을 뺄 때도 굶어서 빼면 되고 연기할 때도 실제로 나를 구석으로 몰아가서 실제로 울려서 하면 되고, 그래도 회복이 금방 됐다. 20대 때는. 불과 1~2년 차이인데 30대에는 제가 저를 회복시키지 않으면 안되더라. 잠을 자지 않으면 연기를 할 수가 없고, 밥을 먹지 않으면 연기를 할 수 없고. 제가 제 모습을 이중적으로 바라보게 된 게 제가 팬들에게 ‘밥 잘 챙겨먹어’라고 하는 편이다. 20대에는 생각 없이 말하는데 30대에는 ‘너는 안 그러는데 왜 강요해?’라고 느끼게 되는 지점이 되더라.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려면 테크닉적인 연구도 중요하지만 육신이 건강해야 한다. 그걸 뼈저리게 느꼈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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