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 5년 107억 잭팟이 특별한 이유…대졸→국대 낙마→공익, 대박 꿈 방해? 3년간 선발 '톱3'는 극복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kt 위즈가 '고퀄스' 고영표와 최대 5년 107억 원 규모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대졸 신인으로 입단해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등 'FA 대박'을 어렵게 만드는 조건을 갖췄지만 성적으로 이를 상쇄했다. 30대에 접어든 가운데 맞이한 '늦은 전성기'가 대형 계약으로 이어졌다.
kt 위즈는 25일 "투수 고영표와 5년 총액 107억원(보장액 95억원, 인센티브 12억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3일 고영표가 kt와 5년 100억 원대 대형 비FA 다년계약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한 매체의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이때 kt는 고영표와 5년 계약이라는 큰 틀에서 합의를 마쳤고 인센티브 조건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세부 논의가 끝나고 메디컬테스트 결과까지 나온 뒤 이뤄진 공식 발표가 25일이었다. kt는 홈구장 kt위즈파크뿐만 아니라 수원의 랜드마크 장안문 앞에서도 고영표와 비FA 다년계약을 기념하는 사진을 찍었다.
화순고-동국대를 졸업한 고영표는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전체 10순위) 지명을 받고 KT에 입단했다. 창단 멤버 고영표는 통산 7시즌 동안 231경기에 등판해 55승50패, 7홀드를 기록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선발승을 따냈고, 이 기간 WAR 15.87, QS 63회를 기록하는 등 각 부문 1위에 오르며, KBO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고영표는 구단 역대 최다 경기 선발 등판(127경기), 최다승(55승), 최다 이닝(920⅔이닝), 최다 완봉승(4회) 등 각종 부문에서 구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투수이다. 이에 KT는 고영표와 구단 최초로 비FA 다년 계약을 맺었다.
5년 100억 원 계약은 투수 비FA 다년계약으로는 역대 세 번째 규모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접고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었을 때 4년 151억 원에 사인했고, 구창모는 NC 다이노스와 FA 자격 획득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6년 125억 원 혹은 6+1년 132억 원 계약을 맺었다. 이어 고영표가 5년 100억 원대의 계약에 도장을 찍었다. 고영표는 만 33살을 앞두고 5년 장기 계약을 맺은데다 총액 100억 원 규모로 상징성까지 놓치지 않았다.
FA 계약까지 포함해도 손꼽히는 대박 사례다. FA 선수 중에서는 양현종이 KIA와 맺은 4년 103억 원이 투수로는 유일한 '100억 계약' 사례다.
사실 고영표는 흔히 생각하는 '대박 계약'을 어렵게 만드는 조건을 달고 있는 선수였다. 화순고를 졸업했으나 고교 3학년 드래프트에서는 지명을 받지 못했다. 대신 동국대 진학으로 다음 기회를 노렸다. 이 4년 동안 착실하게 성장하면서 대졸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았고, 그 평가대로 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 kt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아 당당히 프로에 입성했다.
단 당시 받은 계약금은 1억 3000만 원으로 다른 상위 지명 선수들에 비해 높지는 않았다. 이때 kt는 특별지명으로 북일고 류희운(전 한화 이글스)과 개성고 심재민(롯데 자이언츠)을 선발하고, 1차지명에서는 박세웅(롯데)을 뽑았다. 1라운드에서 10번째 지명권을 행사하면서 고영표를 호명했다.
입단 2년째였던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 등장했다. 불펜에서 첫 2년을 보낸 뒤 2017년 들어 선발 수업을 시작했다. 2017년 25경기에서 8승 12패 1홀드 평균자책점 5.08을 기록하면서 141⅔이닝을 책임졌다. 풀타임 선발 첫 시즌부터 규정이닝에 근접한 투구 이닝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25경기에서 6승 9패 평균자책점 5.13과 142이닝을 기록했다. 단 2018년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하면서 고영표 개인과 kt 구단의 중장기 계획이 큰 고비를 맞게 됐다.
프로 입단이 다른 고졸 선수들보다 늦은 가운데, 기대했던 국가대표 승선까지 무산됐다. 결국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하느라 다른 선수들보다 '군백기(병역으로 인한 공백기)'가 길었다. 그런데 고영표의 전성기는 그 뒤에 찾아왔다. 30살 나이에 맞이한 전역 후 첫 시즌부터 고영표는 리그 최고 수준 선발투수로 발돋움했다.
2018년까지 고영표는 이닝을 끌고 가는 능력과 제구력은 뛰어났지만 실점을 막는 일에서는 최고 수준이 아니었다. 첫 1군 4년간 14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26을 기록했다. 성적이 들쑥날쑥했던 것이 아니라 4년 동안 계속 5점대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타고투저 경향이 강했던 시기이기는 하지만 평균자책점 5.26은 같은 시기 300이닝 이상 투구한 투수 38명 가운데 29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랬던 고영표가 소집해제 후 완전히 달라졌다. 2021년 26경기 166⅔이닝으로 데뷔 첫 규정이닝을 돌파하더니 11승 6패 평균자책점 2.92로 두 자릿수 승리와 2점대 평균자책점까지 갖췄다. 2022년에는 28경기에서 182⅓이닝을 책임지면서 13승 8패 평균자책점 3.26으로 활약을 이어갔다. 지난해에도 28경기 174⅔이닝 12승 7패 평균자책점 2.78로 3시즌 연속 톱클래스 선발투수 자리를 지켰다.
이 3년 동안 규정이닝(432이닝)을 넘긴 선수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과 데이비드 뷰캐넌(전 삼성 라이온즈), 에릭 요키시(전 키움), 케이시 켈리(LG 트윈스), 원태인(삼성), 박세웅(롯데 자이언츠)과 고영표까지 7명 뿐이다. 고영표는 이 쟁쟁한 투수들 사이에서 3시즌 합산 평균자책점 2.99로 3위에 올랐다. 안우진(2.48)과 뷰캐넌(2.88) 다음이다. 투구 이닝은 523⅔이닝으로 뷰캐넌(525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30살부터 32살 나이에 쌓은 기록이다.
퀄리티스타트는 63회로 뷰캐넌보다 하나 많은 1위, 그런데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무려 40회로 2위 뷰캐넌의 26회보다 14번이나 많다. 괜히 '고퀄스'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 아니었다.
kt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고영표에게 장기계약을 선사했다. 올해 9월 16일 생일을 지나면 33살인 선수에게 30대 후반까지 보장된 계약을 안긴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고퀄스' 고영표가 책임져 준 '퀄리티 있는 이닝'에 100억 원 가격표가 붙었다고 볼 수 있다.
마침 kt는 돈을 쓸 여유 또한 있었다. 샐러리캡 계산 기준인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이 94억 8300만 원으로 샐러리캡 상한액(114억 2638만 원) 대비 여유분은 19억 4338만 원이다.
지난 수 년간 꾸준히 상위권이었던 다른 팀들은 샐러리캡 기준 초과가 임박했다. 두산 베어스가 111억 8175만 원, SSG 랜더스 108억 4647만 원, LG가 107억 9750만 원으로 샐러리캡 상한액에 7억 원 미만의 여유고를 가졌다. 그런데 kt만 성적을 내면서도 연봉 지출을 꾸준히 아꼈다. 그 결과 33살을 바라보는 고영표에게 대형 계약을 안길 '실탄'이 준비됐다.
kt 나도현 단장은 "고영표는 구단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이며, 투수진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선수다. 실력은 물론이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투수이기에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앞으로도 에이스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영표는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해주신 구단에 감사하다”며, “KT 창단 맴버로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앞으로도 팀이 우승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오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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