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뺏긴 에이스토리, 쿠팡 고소…"70억 요구" 반발(종합)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쿠팡플레이를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1위에 올려놓은 'SNL 코리아'가 사실상 강탈 당했다.
SNL 코리아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25일 "쿠팡 자회사 씨피엔터테인먼트와 안상휘 에이스토리 전 제작2본부장 등의 영업방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알렸다.
SNL 코리아는 2011년 tvN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2017년 시즌9을 끝으로 방송을 중단했다. 에이스토리는 4년 만인 2021년 SNL 코리아를 리부트 시즌으로 부활, 쿠팡플레이와 독점 스트리밍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당시 tvN에서 SNL 코리아를 연출한 안상휘 PD를 본부장으로 채용했고, 저작권자인 미국 NBC유니버설과 6개월에 걸쳐 협상해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최근 시즌4를 마무리했으며, 애초 이달 시즌5를 론칭하기로 협의하고 출연진까지 섭외한 상황이다. 지난해 '2024년 에이스토리의 사업계획'에도 SNL 코리아 시즌5가 명시돼 있다.
하지만 쿠팡은 지난해 9월4일 예능콘텐츠 자회사 씨피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SNL 코리아 MC 신동엽과 전속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안상휘 전 에이스토리 본부장은 씨피엔터 대표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에이스토리는 "같은 날 안상휘는 사직을 통보하고, 제작2본부 소속 SNL 코리아 제작진 전원에게 집단이직을 종용했다"며 "안상휘와 씨피엔터가 뒤로 손을 잡고 에이스토리의 SNL 제작본부를 통째로 빼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로그램이 편성되기도 전 선투자했다. 제작2본부 정직원 12명에 외부인력까지 영입했고, 외부 편집실을 설치하는 등 수십억원을 투자했다. 그 결과 SNL 코리아는 성공했고 OTT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는 예능 대세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쿠팡플레이는 다음 달 SNL 코리아 시즌5를 선보인다고 한다. 에이스토리가 수년 간 거액을 들여 구축한 인력·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한다는 것을 자인한 셈인데, 그렇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제작 일정이다."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디라이트 이병주 변호사는 "안상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회사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선량한 관리자로서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며 "에이스토리에 관한 업무상 배임의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 상법 제401조 2에 따른 업무집행지시자의 책임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씨피엔터 등 쿠팡 계열사가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 직원 일부도 아닌 전체를 집단적으로 채용한다면 안상휘의 배신행위, 즉 업무상 배임행위에 가담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고 짚었다.
에이스토리는 쿠팡플레이가 상도의를 어기고, 제작업계 질서를 와해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에이스토리 이상백 대표는 "나스닥에 상장된 대기업인 쿠팡의 쿠팡플레이가 중소 제작사를 상대로 이러한 행태를 반복하지 못하도록 관계기관 등에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다"며 "한국에 건전한 콘텐츠 제작 환경이 정착돼야 어렵게 쌓아 올린 K콘텐츠 위상이 유지될 수 있다는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안상휘 대표 등 SNL 코리아 제작진은 "에이스토리는 그간 출연료 상습 연체 등 부당행위를 자행했다"며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이직에 대해 70억원의 이적료를 요구하는 등 노예계약을 강요했다"고 반박했다.
안 대표는 "그간 에이스토리에서 근무하면서 제작비 상습 연체 등 부당 행위 등에 대해 수차례 문제점을 제기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계약기간 만료 후 SNL 코리아 제작에 집중하고자 이직했다"며 "하지만 에이스토리는 계약기간 종료 후 정상적으로 이직한 개인에 대해 70억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 이직한 전 동료 개개인에게도 수억원에 이르는 민사소송을 진행할 것을 엄포하며 괴롭히고 있다"며 "나와 SNL 제작팀 일동은 제작자의 자유로운 선택과 창작의 자유를 억누르는 에이스토리의 부당한 요구와 갑질, 그리고 공갈에 대해 법적구제 수단을 포함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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