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산' 류경수 "영호는 가스라이팅 당한 인물, 오은영 박사님께 여쭤야할까요" [인터뷰]

이승길 기자 2024. 1. 2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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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수 / 넷플릭스 제공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영호가 참 불쌍하더라고요."

배우 류경수가 '선산'을 돌아봤다.

넷플릭스(Netflix) '선산'의 배우 류경수를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선산'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 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부산행', '염력', '반도'의 조감독인 민홍남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자 영화 '부산행'부터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넷플릭스 영화 '정이'를 선보인 연상호 감독이 기획, 각본을 맡은 작품이다.

류경수는 작품에서 서하의 이복동생으로 자신도 선산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그녀를 옥죄어 오는 김영호를 연기했다. 김영호가 가진 기이한 분위기를 표현한 류경수의 변신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류경수 / 넷플릭스 제공

이날 류경수는 "캐릭터를 만들 때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나도 의견을 많이 냈다. 이 캐릭터(김영호)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은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윤서하(김현주)가 김영호를 보고 도망을 다니지 않냐? '누님, 안녕하세요'라며 다가가서 대화로 해결할 수 없는, 그런 접근이 불가능한 느낌이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겉모습도 고립되어 있다가 나온 느낌, 이질적인 느낌이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분장에 시간이 좀 걸렸다. 우선 김영호라는 캐릭터의 나이가 짐작이 안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도 뒤틀리게 착용을 했다. 옷은 단벌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빨래를 하는 건가, 저 옷을 입고 자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면 했다. 그런 것들을 감독님과 상의를 하면서 갔다"고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말했다.

또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야생동물을 관찰했다'는 이야기도 했었는데…. 무리를 지어다니는 늑대나, 들개. 그런 무리에서 타의에 의해 이탈된 짐승을 상상했다. 무리에서 탈락한 야생동물의 느낌은 어떨까, 그걸 상상 반으로 연기 했다. 외로울 것 같고, 두려움도 많을 것 같고, 무리의 품을 다시 원할 것 같고. 그런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호는 엄마 밖에 없는 존재다. 김영호에게 엄마는 소중한 존재인데…. 오은영 박사님께 여쭤야 하는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 처음 감독님께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는 가스라이팅을 당한 인물이었다. 이게 옳은 방식은 아니니까. 이건 원래 대본에 없던 대사인데 영호가 죽음 직전의 순간에서 '집에 가자, 엄마'라고 말을 하지 않냐. 병원이 아닌, 집에 가자라고 말하는 심리가 갑자기 생각난다. 내가 보면서도 너무 불쌍하더라"고 짚었다.

노력의 끝에 완성된 작품과 캐릭터를 바라보는 류경수의 소감은 어떨까. 그는 "물론 내 연기에 대해 만족하는 사람이 있을까. 다만 반응을 좀 듣긴 했다. '(연기로) 갈기갈기 찢어버렸다'라는 반응이 생각난다. 흐믓했다"고 덧붙였다.

류경수 /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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