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시장골목에 옷 쌓인 좌판 다닥다닥… “불씨 하나면 다 타버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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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중구 서울남대문시장에서 만난 '갈치골목' 상인 오학근(67) 씨는 최근 발생한 서천시장 화재로 걱정이 크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천시장 화재로 점포 227개가 전소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전국 시장들은 여전히 시장 내 좌판, 적치물 등으로 인해 비상통로 확보가 어려워 화재 발생 시 큰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상인들은 화재 발생 시 2∼3분 안에 좌판을 치우는 화재 예방 훈련을 구청·소방과 함께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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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진입불가·곤란지역 42곳
서천시장 화재 본 상인들 불안감
“충남 서천시장도 여기처럼 점포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더라고. 사실 여기도 조그만 불씨 하나만 생겨도 다 타버리는 거 아니겠어요?”
25일 서울 중구 서울남대문시장에서 만난 ‘갈치골목’ 상인 오학근(67) 씨는 최근 발생한 서천시장 화재로 걱정이 크다며 한숨을 쉬었다. 갈치골목 통로에는 양옆 식당에서 내놓은 온갖 화기들이 작동하고 있었다. 한 명이 겨우 통과할 수 있게 좁아진 골목 탓에 화재가 발생해도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고 인근 소방도로에 차를 주차한 후 호스를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다. 갈치골목의 정중앙은 소방차 진입 가능구간 도로에서 50∼60m 떨어져 있었다. 인근 군인용품 상가 복도에도 상인들이 쌓아놓은 옷들과 판매용품들이 복도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같은 날 찾은 영등포구 영등포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상점 사이 도로는 좌판과 음식점의 야외 테이블, 임시 주차한 오토바이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상인 A 씨는 “화재에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좌판을 빼기는 어렵다”며 “손님들도 지나가면서 상품을 봐야 하나라도 더 팔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서천시장 화재로 점포 227개가 전소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전국 시장들은 여전히 시장 내 좌판, 적치물 등으로 인해 비상통로 확보가 어려워 화재 발생 시 큰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6월 기준 소방차 진입 불가·곤란 지역 766곳의 지정 배경을 분석해보니 42곳이 시장 내 장애물 때문이었다. 소방청은 도로 폭 2m 이하인 곳 등은 ‘진입 불가’ 지역으로, 도로 폭 3m 이상의 도로 중 이동이 불가한 장애물로 소방차가 100m 이내로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진입 곤란’으로 지정한다.
일부 상인들은 화재 발생 시 2∼3분 안에 좌판을 치우는 화재 예방 훈련을 구청·소방과 함께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아무리 훈련을 하더라도 실제 상황에서 수백 개의 매대를 빠른 시간에 다 치울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며 “특히 골목에 화구가 있다면 대형 화재로 번질 우려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공 교수는 “인근에 소방도로가 있고 소방호스 길이가 충분하더라도 좌판이나 화구, 불법 주·정차 차량 등이 있다면 화재 발생 공간까지 접근 시간이 길어져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며 “최소한 도로 한가운데에는 매대를 설치하지 않도록 해 화재 시 대피로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율·노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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