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메이저리그 구단 관심 있다” 시작된 쇼케이스, '이것'에 계약 금액 달렸다?

김태우 기자 2024. 1. 2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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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시즌 뒤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힌 김혜성 ⓒ곽혜미 기자
▲김혜성은 주력과 수비 활용성에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키움 히어로즈는 본의 아니게 KBO리그를 대표하는 메이저리그 사관학교가 됐다.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까지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모두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비교적 후한 대접을 받고 태평양을 건넜다. 선수들의 기량과 꿈, 그리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도전 허락에 전향적인 구단의 기조가 맞물린 결과다.

가면 갈수록 대박이 크기가 커진다. 김하성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년 총액 2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이정후가 대박을 터뜨렸다.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은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업계와 구단의 기대치까지 뛰어넘은 잭팟이었다. 계약 규모가 불어남에 따라 키움도 최대 1882만5000달러(약 251억 원)라는 어마어마한 포스팅 금액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 ‘영웅’들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당장 올 시즌이 끝나면 후보가 하나 더 있다. KBO리그 최고 2루수로 공인되고 있는 김혜성(25)이 그 주인공이다. 김혜성은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혔다. 새해 들어 구단의 허락을 받으면서 도전이 공식화됐다.

김혜성은 국가대표팀 주전 선수다. 2021년에는 유격수 부문에서, 2022년과 지난해에는 2루수 부문에서 골드글러브를 차지했다. 3년 연속이다. KBO리그 역사에서 유격수와 2루수 부문에서 모두 골드글러브를 따낸 선수는 김혜성이 최초이자 현재까지도 마지막이다. 경력 초창기에는 뛰어난 주력, 준수한 수비력에 비해 공격 생산력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었으나 이 또한 근래 들어 해결되는 양상이다.

실제 김혜성은 2021년부터 공격 생산력이 쭉쭉 올라오는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137경기에 나가 타율 0.335, 출루율 0.396, 7홈런, 57타점, 186안타, 2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42라는 경력 최고 수치를 찍었다. 김혜성의 공격 생산력은 리그 2루수와 유격수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수준이었으며 2위권과 거리 차이도 컸다. 성장하는 성적에 자신감을 얻은 김혜성도 조심스럽게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이 적지는 않다는 후문이다. 김혜성 측도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도전에 나섰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한 구단 관계자는 “키움이 계속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배출하면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계속 키움을 찾고, 그 과정에서 어린 선수들이 한 번이라도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기회를 더 갖게 됐다. 김하성 덕에 이정후도 일정 부분의 반사 이익을 봤고, 김혜성이나 안우진도 마찬가지”라면서 “최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움직임을 보면 이제 더 이상 끼워서 보는 선수가 아니라 집중적으로 그 가능성을 타진하는 선수들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혜성 또한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부터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곤 했다. 김하성이나 이정후만한 ‘사이즈’를 갖춘 선수는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쏠쏠하게 써먹을 만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김혜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있다는 건 분명하다. 누구나 인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혜성은 공격, 수비, 주루 3박자를 모두 갖춘 선수로 평가를 받는다. ⓒ곽혜미 기자
▲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계약 여부는 파워와 헛스윙 비율 등 단점 보완에 달렸다는 평가다 ⓒ곽혜미 기자

업계 관계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평가를 종합하면 미국은 김혜성의 수비 활용성, 수비력, 주력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성은 기본이 2루수지만 유격수도 소화한 경험이 있다.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고척스카이돔은 인조잔디다. 자연히 타구 속도가 다른 구장에 비해 빠르다. 김하성도 그런 측면에서 수비력이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김혜성도 김하성처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잠재력이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여기서 일부 구단들은 중견수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보고 있다. 세 포지션을 모두 소화한다면 꼭 주전은 아니더라도 26인 로스터에 들어갈 잠재력이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주력은 모두가 인정한다. 피치클락 도입, 베이스 크기 확대로 뛰는 야구가 대세로 자리하고 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김혜성의 주력은 A~S급 사이로 평가된다. 출루율만 뒷받침된다면 도루 30~40개는 문제가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역시 꼭 주전은 아니더라도 경기 막판 활용도가 높다. 경력이 비교적 건강했다는 점, 나이가 젊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해석할 수 있다.

회의론도 물론 있다. 진출 1년 전 시점만 놓고 봤을 때 김하성이나 이정후만큼 반응이 뜨겁지는 않은 이유다. 일단 파워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기 쉽지 않다. 김하성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15~20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는 공통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김혜성에게 그만한 반응은 없다. 그렇다면 콘택트 히터로 봐야 하는데, 약점도 있다. 한 에이전트는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콘택트 히터치고는 헛스윙 비율이 높은 것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제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1년 남았다. 주력과 베이스러닝에 대한 평가는 다 끝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유격수, 중견수가 다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지난해 수준의 공격 생산력을 이어 감과 동시에 헛스윙 비율 등 메이저리그가 우려하는 대목을 개선할 수 있다면 1년 뒤 상황은 또 달라질 수 있다. 동기부여는 선수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히어로즈의 앞선 선배들이 그랬다. 김혜성도 충분히 기대를 품어볼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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