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영역] 천재 선수 괴짜 감독 클린스만‥아시안컵 우승 가능할까?
이수진 기자 2024. 1. 25. 11:26
"해줘 축구" "무(無)전술" 쏟아지는 비판...시험대 오른 클린스만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최강의 선수들이 모여 64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아시안컵. 우리나라는 오늘(25일) 저녁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E조 최종전을 치릅니다. 한국은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상태로, 말레이시아전을 토너먼트를 위한 마지막 점검 기회로 삼을 예정입니다. 16강에서 한일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도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축구 팬들은 "특별한 전술이 없는 것 같다" "선수 역량에 모든 걸 맡기는 것 같다"며 걱정하고 있죠. 불안감이 큰 이유, 벤투 전 감독과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낯설기도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 자체가 꽤 독특한 사람이기 때문이죠. 오늘의 인물 탐구는 바로 위르겐 클린스만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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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클린스만 감독이 독특한 캐릭터라고 생각 해보신 분 계신가요? 지난해 '재택 근무' 논란 때 기자들을 가장 놀라게 했던 건 클린스만 감독의 '화법'이었습니다. 부임 후 6개월 동안 한국에 머문 건 70일 정도. 클린스만 감독은 A매치 이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보러 갈 예정이었지만, 국내 언론과 팬들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한국으로 입국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클린스만 감독은 이 상황에서 웃으며 농담을 던집니다.
기자: 한 달 만에 한국 땅을 밟은 소감이 어떻습니까?
클린스만 감독: 돌아와서 좋고요, 여러분을 잉글랜드에서 봤으면 좋았을텐데요, 하하.
기자: 유럽 체류 일정이었는데, 일정을 변경해서 귀국한 이유가 뭔가요?
클린스만 감독: 여러분이 오라고 해서 왔어요. 하하.
-2023년 9월, 한 달 만에 귀국한 상황
지난 20일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요르단과 2대2로 비긴 후 기자회견에서도 "후반전에 우리가 흐름을 가져왔다는 점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경기력에 대한 칭찬을 해서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팬들은 우리 대표팀의 전술과 경기력이 걱정되는데, 감독의 반응은 너무 긍정적이어섭니다.
때로는 답답할 정도로 낙천적인 성격, 독특한 화법. 그 기원을 클린스만의 선수 이력에서 찾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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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괴팅겐에서 제빵사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는데요. 클린스만은 일찍부터 축구에 관심이 많아 8살 때부터 아마추어 축구팀(TB Gingen)에서 뛰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그때부터 천재 공격수였던 거예요. 한 시즌에 102골을 넣었고, 한 경기에 16골을 넣은 적도 있었습니다. 천재의 역사가 시작된 거죠.
클린스만은 이미 16살에 첫 프로 계약을 맺었는데, 아버지의 허락 조건이 특이했습니다. 클린스만 가족의 가업이 제빵이다 보니, 아버지가 '빵 굽는 걸 먼저 배워라!'라고 한 겁니다. 그래서 클린스만은 2년 동안 제빵사 견습 과정을 거쳤습니다. 오래된 인터뷰를 보면 클린스만은 프레첼을 잘 만들어 아버지께 인정받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와 결승전을 치르는데, 클린스만이 파울을 당해 넘어진 거죠. 상대 팀에는 레드카드를 줬고 경기가 비교적 쉽게 풀리면서 독일이 월드컵 우승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넘어질 때 '오버 액션'을 했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클린스만 다이빙'이란 말까지 생겼던 겁니다.
1994년 클린스만이 토트넘에 가게 되었는데, 잉글랜드 사람들이 '다이버 클린스만'을 기억하고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내가 클린스만을 싫어하는 이유" 이런 제목의 기사도 나왔죠. 그런데 몇 주 후, 클린스만이 너무 잘하니까 여론이 180도 반전된 거죠. 게다가 클린스만은 첫 골을 넣고 '다이빙 세리머니'를 하면서 주목받습니다.
같은 기자가 두 달 만에 이런 기사를 씁니다. "내가 클린스만을 사랑하는 이유". 축구도 잘하고, 영어도 잘하고, 이탈리아어도 잘하고, 농담도 잘하고, 폭스바겐을 타는 데다가, 기부도 많이 한다고 말이죠. 이 정도 칭찬이면 그냥 사랑에 빠진 게 아닐까 싶어요. 토트넘에서 한 시즌 반을 뛰었는데, 서른아홉 골을 넣으며 지금까지도 토트넘의 레전드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데뷔 직후부터 스타로 살아온 클린스만. 무슨 이야기를 해도 여러 사람 입길에 오르는 건 너무나도 익숙했을 겁니다. 이런 경험 때문에 '지금 나를 욕해도 잘하면 금방 여론은 바뀔 것이다'라며 낙천적으로 생각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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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004년 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됩니다.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있어 감독의 역할이 중요할 때였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히딩크 감독처럼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었죠. 이때도 문제가 됐던 건 바로 '재택근무'였는데요.
바이에른 뮌헨의 매니저 회네스가 "감독이 현장에 와서 경기를 봐야지 캘리포니아 집에서 ESPN을 통해 보면 안된다"라며 주소를 옮기라고 비판했습니다.
"나는 이사할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두 번은 독일에 옵니다. 나는 매일 새벽 6시 반에 업무를 시작하고, 매일 우리의 목표만 생각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바꿀 필요를 못 느끼겠습니다."
-2005년 클린스만 감독
그리고 이런 농담 하나를 더 얹습니다. "만약에 나랑 카푸치노 먹고 싶어서 그런 거라면 다음 주에 뮌헨으로 갈게요"라고요.
감독의 태도는 너무나 당당한데, 성적은 받쳐주지 않아 여론은 들끓었습니다. 독일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국가에 패배를 당하는 등 곤란을 겪은 직후였습니다. 그 아시아 국가는 바로 우리나라였죠.
지난 8월, 첫 승이 없는 상황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이 늘 서울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던 것과 겹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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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감독으로서 커리어가 꼬이기 시작한 건 요하임 뢰브 코치와 헤어지면섭니다. 전술을 전담했던 뢰브 코치가 독일 대표팀 감독 자리를 이어받으면서 두 사람은 결별하게 되고, 그 이후 뢰브는 무려 15년 동안 독일 대표팀 감독을 맡았죠. 뢰브 감독이 2014년에는 월드컵 우승까지 맛보았지만 클린스만은 부침을 겪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9개월 만에 경질되기도 했죠. 필립 람 선수는 자서전에서 "클린스만 밑에서 체력 훈련만 했다. 전술적인 지시는 거의 없었다"라고 이야기한 것도 이 시기입니다.
미국 대표팀 감독으로 간 클린스만 감독 월드컵 16강에 오르기도 했었지만, 다음 계약에서 성적이 안 좋아서 경질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긍정적인 건, 그때는 재택근무 논란은 없었습니다(원래 집이 캘리포니아니까요). 이후 분데스리가로 돌아갔지만 헤르타 베를린에서 76일 만에 페이스북으로 사퇴를 알리는 바람에 감독으로서 경력이 끝나버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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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최강의 선수들이 모여 64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아시안컵. 우리나라는 오늘(25일) 저녁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E조 최종전을 치릅니다. 한국은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상태로, 말레이시아전을 토너먼트를 위한 마지막 점검 기회로 삼을 예정입니다. 16강에서 한일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도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축구 팬들은 "특별한 전술이 없는 것 같다" "선수 역량에 모든 걸 맡기는 것 같다"며 걱정하고 있죠. 불안감이 큰 이유, 벤투 전 감독과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낯설기도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 자체가 꽤 독특한 사람이기 때문이죠. 오늘의 인물 탐구는 바로 위르겐 클린스만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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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 부르는 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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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클린스만 감독이 독특한 캐릭터라고 생각 해보신 분 계신가요? 지난해 '재택 근무' 논란 때 기자들을 가장 놀라게 했던 건 클린스만 감독의 '화법'이었습니다. 부임 후 6개월 동안 한국에 머문 건 70일 정도. 클린스만 감독은 A매치 이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보러 갈 예정이었지만, 국내 언론과 팬들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한국으로 입국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클린스만 감독은 이 상황에서 웃으며 농담을 던집니다.
기자: 한 달 만에 한국 땅을 밟은 소감이 어떻습니까?
클린스만 감독: 돌아와서 좋고요, 여러분을 잉글랜드에서 봤으면 좋았을텐데요, 하하.
기자: 유럽 체류 일정이었는데, 일정을 변경해서 귀국한 이유가 뭔가요?
클린스만 감독: 여러분이 오라고 해서 왔어요. 하하.
-2023년 9월, 한 달 만에 귀국한 상황
지난 20일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요르단과 2대2로 비긴 후 기자회견에서도 "후반전에 우리가 흐름을 가져왔다는 점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경기력에 대한 칭찬을 해서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팬들은 우리 대표팀의 전술과 경기력이 걱정되는데, 감독의 반응은 너무 긍정적이어섭니다.
때로는 답답할 정도로 낙천적인 성격, 독특한 화법. 그 기원을 클린스만의 선수 이력에서 찾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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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을 슈퍼스타로 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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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괴팅겐에서 제빵사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는데요. 클린스만은 일찍부터 축구에 관심이 많아 8살 때부터 아마추어 축구팀(TB Gingen)에서 뛰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그때부터 천재 공격수였던 거예요. 한 시즌에 102골을 넣었고, 한 경기에 16골을 넣은 적도 있었습니다. 천재의 역사가 시작된 거죠.
클린스만은 이미 16살에 첫 프로 계약을 맺었는데, 아버지의 허락 조건이 특이했습니다. 클린스만 가족의 가업이 제빵이다 보니, 아버지가 '빵 굽는 걸 먼저 배워라!'라고 한 겁니다. 그래서 클린스만은 2년 동안 제빵사 견습 과정을 거쳤습니다. 오래된 인터뷰를 보면 클린스만은 프레첼을 잘 만들어 아버지께 인정받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18살부터 슈투트가르트 키커스의 2부 리그에서 뛰기 시작해서 1984년 스무 살에는 1부 리그로 올라갔는데요. 첫 시즌 시작하자마자 바로 팀의 득점왕이 됩니다. 그리고 스물네 살에는 한 시즌 19골을 넣어 분데스리가의 득점왕에 오르죠. 1994-1995년 토트넘에서는 총 30골을 넣기도 했죠. 1988년 올림픽 동메달, 1992년 UEFA 준우승, 1996년 우승, 1990년 월드컵 우승 등 대표팀에서도 중요한 활약을 했습니다. A매치 108경기 출전, 47골을 넣어 역대 4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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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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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와 결승전을 치르는데, 클린스만이 파울을 당해 넘어진 거죠. 상대 팀에는 레드카드를 줬고 경기가 비교적 쉽게 풀리면서 독일이 월드컵 우승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넘어질 때 '오버 액션'을 했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클린스만 다이빙'이란 말까지 생겼던 겁니다.
1994년 클린스만이 토트넘에 가게 되었는데, 잉글랜드 사람들이 '다이버 클린스만'을 기억하고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내가 클린스만을 싫어하는 이유" 이런 제목의 기사도 나왔죠. 그런데 몇 주 후, 클린스만이 너무 잘하니까 여론이 180도 반전된 거죠. 게다가 클린스만은 첫 골을 넣고 '다이빙 세리머니'를 하면서 주목받습니다.
같은 기자가 두 달 만에 이런 기사를 씁니다. "내가 클린스만을 사랑하는 이유". 축구도 잘하고, 영어도 잘하고, 이탈리아어도 잘하고, 농담도 잘하고, 폭스바겐을 타는 데다가, 기부도 많이 한다고 말이죠. 이 정도 칭찬이면 그냥 사랑에 빠진 게 아닐까 싶어요. 토트넘에서 한 시즌 반을 뛰었는데, 서른아홉 골을 넣으며 지금까지도 토트넘의 레전드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데뷔 직후부터 스타로 살아온 클린스만. 무슨 이야기를 해도 여러 사람 입길에 오르는 건 너무나도 익숙했을 겁니다. 이런 경험 때문에 '지금 나를 욕해도 잘하면 금방 여론은 바뀔 것이다'라며 낙천적으로 생각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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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돋는 평행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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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004년 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됩니다.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있어 감독의 역할이 중요할 때였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히딩크 감독처럼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었죠. 이때도 문제가 됐던 건 바로 '재택근무'였는데요.
바이에른 뮌헨의 매니저 회네스가 "감독이 현장에 와서 경기를 봐야지 캘리포니아 집에서 ESPN을 통해 보면 안된다"라며 주소를 옮기라고 비판했습니다.
"나는 이사할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두 번은 독일에 옵니다. 나는 매일 새벽 6시 반에 업무를 시작하고, 매일 우리의 목표만 생각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바꿀 필요를 못 느끼겠습니다."
-2005년 클린스만 감독
그리고 이런 농담 하나를 더 얹습니다. "만약에 나랑 카푸치노 먹고 싶어서 그런 거라면 다음 주에 뮌헨으로 갈게요"라고요.
감독의 태도는 너무나 당당한데, 성적은 받쳐주지 않아 여론은 들끓었습니다. 독일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국가에 패배를 당하는 등 곤란을 겪은 직후였습니다. 그 아시아 국가는 바로 우리나라였죠.
지난 8월, 첫 승이 없는 상황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이 늘 서울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던 것과 겹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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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선전, 월드컵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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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006년. 월드컵이 몇 달 안 남았는데, 독일 여론은 폭발 직전이었습니다. 독일 의회에서는 클린스만 청문회 열자는 제안이 나왔고, 곳곳에서 감독을 경질하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독일 축구 팬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7%가 '우승 못 할 것'이란 비관적 답변이 나왔고, 17%는 '16강도 못 갈 것'이라는 패배주의가 싹텄죠.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메르켈 총리는 "감독은 여론 신경 쓰지 말라"며 수습에 나섰죠.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봤더니, 월드컵 3위였습니다. 진 경기도, 운이 안 좋았을 뿐 경기 내용은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를 통해 클린스만의 '동기부여 전문가'로서의 면모가 부각되기도 하죠. 그래서 독일 대표팀 감독직 재계약 제의까지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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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006년. 월드컵이 몇 달 안 남았는데, 독일 여론은 폭발 직전이었습니다. 독일 의회에서는 클린스만 청문회 열자는 제안이 나왔고, 곳곳에서 감독을 경질하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독일 축구 팬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7%가 '우승 못 할 것'이란 비관적 답변이 나왔고, 17%는 '16강도 못 갈 것'이라는 패배주의가 싹텄죠.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메르켈 총리는 "감독은 여론 신경 쓰지 말라"며 수습에 나섰죠.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봤더니, 월드컵 3위였습니다. 진 경기도, 운이 안 좋았을 뿐 경기 내용은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를 통해 클린스만의 '동기부여 전문가'로서의 면모가 부각되기도 하죠. 그래서 독일 대표팀 감독직 재계약 제의까지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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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꼬이는 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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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감독으로서 커리어가 꼬이기 시작한 건 요하임 뢰브 코치와 헤어지면섭니다. 전술을 전담했던 뢰브 코치가 독일 대표팀 감독 자리를 이어받으면서 두 사람은 결별하게 되고, 그 이후 뢰브는 무려 15년 동안 독일 대표팀 감독을 맡았죠. 뢰브 감독이 2014년에는 월드컵 우승까지 맛보았지만 클린스만은 부침을 겪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9개월 만에 경질되기도 했죠. 필립 람 선수는 자서전에서 "클린스만 밑에서 체력 훈련만 했다. 전술적인 지시는 거의 없었다"라고 이야기한 것도 이 시기입니다.
미국 대표팀 감독으로 간 클린스만 감독 월드컵 16강에 오르기도 했었지만, 다음 계약에서 성적이 안 좋아서 경질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긍정적인 건, 그때는 재택근무 논란은 없었습니다(원래 집이 캘리포니아니까요). 이후 분데스리가로 돌아갔지만 헤르타 베를린에서 76일 만에 페이스북으로 사퇴를 알리는 바람에 감독으로서 경력이 끝나버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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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 단점만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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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논란의 경력에도 불구하고, 클린스만의 장점으로 평가받는 지점이 있는데요. 감독이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니까 누구보다 선수들 마음을 잘 이해한다는 점입니다. 선수들을 잘 배려한다는 건, 여러 선수가 이야기 한 바 있고요.
이재성 선수는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 맞춤형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선수마다 사정이 다르니까 대표팀 소집할 때도 꼭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모이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거나, 가족들하고 시간을 더 보낼 수 있게 배려해 준다거나 하는 거죠.
그리고 또 한 가지, 감독으로서 커리어가 끝날 뻔했던 헤르타 베를린 원격 사퇴 꼬리표가 여전히 자신을 따라다니는 만큼 커리어의 명성을 다시 회복하고 싶다는 유인이 있다는 거죠. 아시안컵의 중요성을 클린스만 감독도 여러 번 언급했고 성적으로 평가 받겠다고 말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잘하지 못 한다면 여러분이 질문을 던지겠죠, 당연히요.
아시안컵이 우리의 시험대가 될 겁니다."
-지난 9월, 클린스만 감독
■ 인물탐구영역
아무튼 논란의 경력에도 불구하고, 클린스만의 장점으로 평가받는 지점이 있는데요. 감독이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니까 누구보다 선수들 마음을 잘 이해한다는 점입니다. 선수들을 잘 배려한다는 건, 여러 선수가 이야기 한 바 있고요.
이재성 선수는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 맞춤형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선수마다 사정이 다르니까 대표팀 소집할 때도 꼭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모이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거나, 가족들하고 시간을 더 보낼 수 있게 배려해 준다거나 하는 거죠.
그리고 또 한 가지, 감독으로서 커리어가 끝날 뻔했던 헤르타 베를린 원격 사퇴 꼬리표가 여전히 자신을 따라다니는 만큼 커리어의 명성을 다시 회복하고 싶다는 유인이 있다는 거죠. 아시안컵의 중요성을 클린스만 감독도 여러 번 언급했고 성적으로 평가 받겠다고 말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잘하지 못 한다면 여러분이 질문을 던지겠죠, 당연히요.
아시안컵이 우리의 시험대가 될 겁니다."
-지난 9월, 클린스만 감독
■ 인물탐구영역
대화할 때 "나도 이 사람 알아!"라고 말하고 싶은 분, '사람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다고 생각하시는 분, 10분 안에 세상을 보는 해상도를 높이고 싶은 분께 '인물탐구영역'을 추천합니다.
인물을 알면 맥락이 보입니다. 화제가 되는 인물의 스토리를 발굴해 매주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인물을 알면 맥락이 보입니다. 화제가 되는 인물의 스토리를 발굴해 매주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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