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외인비중 2년째 ‘마의 30%’ 못넘어
중국증시 동조화·킹달러 부담
한국 증시에 날아들던 ‘까치랠리’(1월 상승 효과)가 사라지면서 시장 상황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2년 전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지하는 시총 비중도 30%를 계속 밑돌면서 수급 공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새해 들어 일본 증시는 대미 수출 개선이 부각되면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반면, 한국은 중국과 함께 낙폭을 키우며 동조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기준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총 2403조4110억원 중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총은 698조원으로 29.04%를 차지했다. 외국인 시총 비중은 2022년 1월 26일(30.16%)을 끝으로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만 2년 동안 30%를 밑돌면서 외인 수급이 막혀왔다는 얘기다. 그나마 지난 11일 외국인이 새해 첫 조단위 순매수(2조3790억원)에 나서면서 한때 30%(29.94%·12일)를 넘보기도 했다.
2020년 초만 하더라도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시총 비중은 35%를 웃돌기도 했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과 개인 주식 투자 열풍 등에 힘입어 외국인 비중은 2021년 초 32.2%, 2022년 초 30.16%로 내렸다. 지난해 초 27.46%까지 내려앉으면서 28~29%대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2016년에도 30%(1월 28일·28.4%)가 무너진 적이 있지만 그해 연말 다시 32% 수준 까지 회복되기도 했다.
외국인 시총 비중 감소는 외국인의 불안정한 수급 흐름과도 관련이 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글로벌 투자 심리가 위축됐을뿐더러 최근 원·달러 환율도 다시 가팔라지면서 외국인의 매물 물량도 속출했다. 강달러일수록 환차손이 커지기 때문에 국내 증시 매력도는 떨어진다.
지난 17일 원·달러 환율이 두 달 반만에 1340원을 넘자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국내 증시에서 1조79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원화 약세와 북한 도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진 악조건에도 외국인들은 순매수세를 보였지만 17일 이후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여기에 국내 주요 기업들의 4분기 실적 악화 우려도 제기되면서 한동안 증시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전문가는 부진한 외국인 수급 요인에 중국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꼽았다. 올 들어 코스피(24일 기준)는 6.99% 내렸다. 홍콩 항셍지수(-6.73%)보다도 낙폭이 컸다. 같은 기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심천종합지수는 각각 5.18%, 10.39% 하락했다. 반면,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8.25% 올랐고 미국 S&P500도 2.07% 상승했다. 중국 경기 침체 우려가 국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기는 중국 경제와 많이 엮이다보니 중국 실물경제 하락 충격에 국내 기업의 실적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 것”이라며 “중국 12월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45%를 내리면서 중국 부동산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일본은 대미 수출이 호전세가 부각되면서 자동차, 반도체, 기계업체 업종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정부가 국내 증시를 띄우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등 유인책을 발표했지만 냉랭한 투자심리를 돌이키진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작년 11월부터 시행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역시 외국인 투자 매력도를 떨어트린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선물이 있지만 롱 베팅만 가능한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운신의 폭 자체가 제한된다고 느낀다”며 “최근 공매도 금지 조치 기한이 길어질 수 있다는 기류가 포착되면서 정책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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