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상인 “뉴스 보고 한동훈 온 것 알아…바란 건 위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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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군 수산물특화시장 상인이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시장을 찾은 것에 대해 "두 분 가운데 한 분이라도 상인들을 만나 위로의 한마디를 해줬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대통령이 일정이 있어서 못 왔다고 하면 한 위원장이라도 와서, 두 분 중에 한 분이라도 (2층으로 올라와서) 상인들을 만나고 갔으면 덜 화나고 덜 섭섭했을 것"이라며 "다른 걸 바란 게 아니고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위로의 한마디 해줬다면 이렇게 더 속상하고 더 서운하지는 않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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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군 수산물특화시장 상인이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시장을 찾은 것에 대해 “두 분 가운데 한 분이라도 상인들을 만나 위로의 한마디를 해줬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천특화시장에서 대를 이어 반건조 생선을 판매하는 상인 김진수씨는 25일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같이 말하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서천특화시장은 22일 밤 11시8분께 수산동 쪽에서 불길이 시작돼 5개 동 292개 점포 가운데 수산동, 일반동, 식당동 3곳 점포 227개를 태운 뒤 23일 아침 7시55분께 진화됐다.
화재 현장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지난 3일 이후 처음으로 대면해 화해 분위기를 연출한 장소이기도 하다. 23일 오후 1시 한 위원장이 화재 현장에 먼저 도착해 김태흠 충남지사 등과 함께 기다렸고, 약 40분 뒤 윤 대통령이 도착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등은 약 2분 동안 권혁민 충남 소방본부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들은 뒤 피해 현장을 돌며 복구·지원 대책 등을 점검하고 작업 인원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상인회 건물 1층을 방문해 상인 대표 등과 만났는데 2층에서 대기하고 있던 상인들은 만나지 않고 떠나 상인들이 윤 대통령을 향해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씨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온다기에 우리한테 힘을 주기 위해 오는구나, 그분한테 도와달라고 하면 우리도 빨리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있었다”며 “(2층에서 봤을 때) 멀리서 브리핑을 하고 이쪽(상인회 건물)으로 움직이길래 우리 쪽으로 오는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는 윤 대통령이 만난 1층 사람들 가운데 고작 몇 명만이 상인이었고 나머지는 군청 직원과 경호원, 기자들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통령은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분들이 상인인 줄 알고 착각할 수 있다”면서도 “상인 대다수가 2층에 모여 있다는 것을 (대통령을) 보좌하는 분들은 몰랐던 건지 보고를 안 한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김태흠 충남지사의 안내로 상가동 1층에서 피해 상인 대표들을 만나 요청사항을 듣고, 관계 장관들에게 복구 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태흠 지사는 상인들에게 “여러분들이 2층에 모여있는 걸 전혀 몰랐다. 1층에 있던 사람들이 피해 상인인 줄 알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날 2층에 있던 상인들이 “우리 얘기를 들어달라”며 1층으로 내려가려 했지만 경호원들이 막아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씨는 한 위원장에 대한 서운함도 드러냈다. 진행자가 “윤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 한 위원장이 먼저 도착을 했는데 혹시 한 위원장이 상인들을 만나지 않았냐”고 묻자 김씨는 “한 위원장을 멀리서도 얼굴을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2층에서 봤을 때 대통령을 쫓아가는 사람이 녹색 민방위복을 입고 있었는데 뉴스를 보고 그분이 한 위원장인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대통령이 일정이 있어서 못 왔다고 하면 한 위원장이라도 와서, 두 분 중에 한 분이라도 (2층으로 올라와서) 상인들을 만나고 갔으면 덜 화나고 덜 섭섭했을 것”이라며 “다른 걸 바란 게 아니고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위로의 한마디 해줬다면 이렇게 더 속상하고 더 서운하지는 않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이번 화재로 설 대목을 앞두고 미리 준비한 물건은 물론 가게 설비까지 다 타버렸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부모님이 평생을 일군, 저희 삶의 터전인데 그게 다 없어져 버려서 그렇지 않아도 연로하셔서 몸이 안 좋으신 부모님이 상심이 많이 크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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