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모은 돈 반토막, 안전하다 해서 가입한건데”…은행이 금융기관인 이유 되새겨야 [기자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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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모은 돈이 반토막 났어요. 평생 거래하던 은행에서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1~2% 정도 더 높으면서도 안전한 상품이라 해서 가입한 건데···속상한 마음에 잠도 잘 못 자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홍콩 H지수 연계 ELS(주가연계증권) 상품에 투자했다가 최근 원금 절반 가량을 잃은 한 70대 투자자의 넋두리다.
은행은 판매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해야 하고,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할 상품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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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모은 돈이 반토막 났어요. 평생 거래하던 은행에서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1~2% 정도 더 높으면서도 안전한 상품이라 해서 가입한 건데···속상한 마음에 잠도 잘 못 자고 있습니다.”
문제는 은행이 상품을 판매했던 2020~2021년 대비 홍콩 H지수가 절반 넘게 폭락하면서 수조원대 손실이 예정돼있다는 점이다. 연일 지수가 하락하며 손실은 60%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고, 이미 이달 19일까지 5대 은행에서 판매된 ELS 상품에서 2296억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수조원대 손실이 현실화하자 투자자들 분노가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은행이 ELS 상품 위험성을 고지하지 않았고, 고객의 투자성향을 조작하는 등의 불완전 판매를 해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국에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물론 ELS가 국내에 도입된 지 20년 가까이 되면서 위기가 발생했던 적이 있고, 재가입 투자자 비율이 높은 만큼 투자자들도 위험성을 몰랐다고만 주장하는 건 말이 안된다. 소중한 재산을 투자하는 만큼 은행원 말만 믿고 따를 게 아니라 위험성을 제대로 파악했어야 한다.
판매하는 은행 측은 대게 불완전 판매 방지 원칙을 준수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지식이 부족한 고객들에게 지나가는 간단한 위험 경고 한두마디로 은행들이 과연 책임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은행은 판매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해야 하고,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할 상품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과거 키코(환율파생상품), DLF(파생결합펀드) 사태 때부터 안정적 투자성향을 가진 고객이 대부분인 은행에서 고위험 상품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지적은 매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매번 상품만 바뀔 뿐, 사태가 진행되는 양상이나 대처 등은 제자리걸음이다. 우리 국민들 인식에는 은행은 금융회사보다 금융기관에 가깝다는 걸 알아야 한다. 회사와 기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신뢰를 파는 곳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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