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사망·일본 자료제출 거부…"강제동원소송 증명 어렵다"

미쓰비시중공업 상대 손배소송 변론서 자료 확보 어려움 부각돼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집단소송이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지만, 피해자들의 사망과 일본기업의 비협조로 피해 사실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재판 과정에서 부각됐다.

광주지법 민사14부(나경 부장판사)는 25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등 원고 16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의 변론을 종결했다.

원고들은 일제 강점 시기 강제로 일본에 끌려가 강제 노동에 동원되는 피해를 봤다며 집단소송에 나섰다.

하지만 원고 중 생존 피해자가 1명에 불과한 데다 피해 사실을 증명할 자료가 없어 소송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쓰비시중공업 측 변호인조차 "증거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원고 측 소송대리인 김정희 변호사도 "불법행위 증거자료들이 다른 사건에 비해 밀도가 높지 않은 것은 인정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기록의 존재를 변호사가 직접 확인했음에도 문서 증거 등을 가진 일본정부나 강제동원 기업은 '문서가 없다'는 답변만 하고 있다"며 "자료 제출 거부 등 재판에 협조하지 않은 부분에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제동원 원고 16명의 손해배상 소송 판결 선고는 오는 2월 15일 열린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는 1차 소송 이후 2019년과 2020년 피해자 87명을 원고로 전범 기업 11곳에 대해 2차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에서는 미쓰비시중공업·미쓰비시마테리아루 등을 상대로 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민사 손해배상 관련 재판은 광주고법에 항소심 1건, 광주지법에 1심 13건이 진행 중이고 최근 1심 원고 승소 사례가 1건 나왔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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