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야 한다"…첫발 내딛는 '초보 감독' 이숭용 감독의 숙제, 40세 좌완 불펜의 후계자 찾기 [MD인천공항]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건호 기자] "찾아야 한다."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은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SSG는 오는 30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 위치한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이숭용 감독과 손신영 수석코치, 고윤형, 송재환 트레이닝 코치 그리고 김광현, 오원석, 최민준, 최정, 김성현, 오태곤, 박성한, 한유섬이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탔다.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추신수의 집에서 훈련 중인 추신수, 박종훈, 박대온, 하재훈도 현지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이번 스프링캠프는 이숭용 감독의 첫 스프링캠프이기도 하다. 출국 전 취재진을 만난 사령탑은 "굉장히 설렌다. 기대감도 있다. 제가 감독으로 늦게 부임했기 때문에 선수들을 면밀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이번에 가서 선발진이나 불펜 그리고 야수 쪽에서는 2루수, 1루수, 포수를 좀 더 면밀히 체크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숭용 감독은 불펜진에 대해 "불펜진 구상은 나름 했다. 하지만 선수 언급을 일부러 안 하고 있다. 모든 선수에게 동기부여를 주고 싶다"며 "그 부분은 투수 파트하고 계속 이야기를 했고 지난 22일 코치진 전체 미팅에서도 2시간 정도 토론을 했다. 어느 정도 그림은 잡아가고 있다"고 했다.
특히, 좌완 불펜투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SSG 좌완 불펜 투수 중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 선수는 고효준이 유일하다. 40세의 나이에 73경기에 등판해 4승 1패 13홀드 58이닝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베테랑'인 만큼 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고효준이 휴식이 필요할 때 나와줄 좌완 구원투수가 있어야 한다.
이숭용 감독은 "찾아야 한다. 몇몇 선수를 좀 봤고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고)효준이도 마찬가지지만, (노)경은이까지 두 선수가 지난 시즌 너무 열심히 마운드에 올라와 줬다. 투수 파트 목표는 두 선수가 이번 시즌에는 조금 덜 나가는 것이다.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수들이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그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만큼 본인들이 좀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SSG 외국인 투수의 변화도 있다. 작년 에니 로메로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입단한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재계약에 성공했다. 이어 로버트 더거가 새롭게 KBO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이숭용 감독은 "엘리아스는 지난 시즌을 확인해 보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뛰었고 투구수가 너무 많았다. 올 시즌 휴식을 좀 주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더거는 코치진하고 다 같이 영상을 봤는데,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공격적이고 템포도 빠르다. 구종을 다양하게 던지는 점도 봤을 때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선발 로테이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사령탑은 "(김)광현이까지는 확정적이다. (오)원석이 같은 경우에는 (경쟁에서) 위에 있지만, 그래도 똑같이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박)종훈이나 (송)영진이 같은 친구들이 경쟁해서 4~6선발 경쟁을 해야 한다. 잘해서 올라와 준다면 6선발 체제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승원 역시 선발 후보 중 한 명이다. 문승원은 현재 이건욱과 함께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50경기(12선발)에 등판해 5승 8패 8홀드 1세이브 105이닝 평균자책점 5.23을 마크했다.
이숭용 감독은 "고민이 많다. 제가 조기 출국하는 것도 (문)승원이 때문인 것도 있다. 스프링캠프 가서 선수 면담을 진행하는데, 가장 먼저 하는 선수가 승원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본인 생각도 들어보고 싶고 제가 구상하는 것과 팀이 나아갈 방향 이런 부분들을 잘 설명해서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마무리투수 서진용은 천천히 시즌을 준비한다. 그는 지난 시즌 69경기 5승 4패 42세이브 73이닝 평균자책점 2.59로 구원왕을 차지했고 SSG 프랜차이즈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막판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고 그 이유 중 하나는 오른쪽 팔꿈치에 있던 뼛조각이 통증을 유발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고 재활 훈련 중이다. 이번 미국 캠프에는 합류하지 않는다.
이숭용 감독은 "어제 통화했다. '급하게 하지 마라. 돌아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돌아와서 네가 갖고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천천히 최대한 몸을 완벽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서)진용이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다. 굉장히 좋은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우리 팀의 세이브는 서진용이다. 믿고 천천히 기다릴 생각이다"고 했다.
이숭용 감독의 첫 발걸음이 시작됐다.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는 투수진 교통 정리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성과를 얻고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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