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넨 조금이라도 주지, 우린 보너스 한푼도 없어”…한숨 소리 가득한 홈쇼핑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bykj@mk.co.kr) 2024. 1. 2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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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성장과 소비심리 위축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홈쇼핑업계가 급기야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아예 못주거나 대폭 삭감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시청 인구 감소, 송출수수료 부담 등에 대한 대안으로 자사 온라인몰과 모바일 앱 키우기 같은 타계책을 찾아 가고 있다"면서도 "이커머스시장 경쟁도 워낙 치열해 단 시간 내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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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업체 이미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온라인 쇼핑 성장과 소비심리 위축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홈쇼핑업계가 급기야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아예 못주거나 대폭 삭감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중고에다 영업정지· 송출수수료 문제 등에 발목이 잡혀 향후 전망도 암울하다. 업계 곳곳서 한숨과 탄식이 쏟아지는 이유다.

25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홈쇼핑은 사내 공지를 통해 지난해 경영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표이사 명의의 공지에서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는 “지난해 경영 실적이 매우 부진해 불가피하게 경영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그 이유로 영업정지, 경기침체 등 여러 악재에 따른 저조한 실적을 들었다.

롯데홈쇼핑은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왔지만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약 90%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 제재로 지난해 2월부터 6개월 동안 새벽방송을 중단했다. 2015년 재승인 신청서에 임직원의 범죄 행위를 고의로 누락한 탓이다.

이에 따라 롯데홈쇼핑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했고, 적자전환한 누적 영업손실은 2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엔 희망퇴직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경영진은 성과급 미지급이란 결단을 내린 셈이다.

롯데홈쇼핑 로고.
롯데홈쇼핑 뿐 아니다. 현대홈쇼핑도 기본급의 100% 수준이던 성과급을 최근 70% 수준으로 지급했다. 회사 측은 성과급 관련 사내 공지에 “성과급 재원을 늘려 전년 대비 70%라도 줄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현대홈쇼핑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8.2%나 급감해 93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 역시 각각 3.9%와 44.6% 줄었다.

이에 따라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역성장을 기록하게 됐다.

한광영 현대홈쇼핑 대표는 앞서 타운홀 미팅에서 “우리는 더 이상 성장하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보유한 자산을 활용한 보완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2년 동안 한 번도 역신장한 적이 없는 현대홈쇼핑이 처음으로 매출은 물론 이익적으로 많이 감소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 같다”며 “계속기업으로 포지션을 전환하고 이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한 해를 보내자”고 강조했다.

현대홈쇼핑은 26조원 규모의 홈쇼핑 시장이 줄어들 때 4조원 규모의 매출을 지켜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현대홈쇼핑은 송출수수료 갈등도 빚었다. 홈쇼핑 업체들은 TV 시청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에도 매년 오르는 송출수수료를 부담해 왔는데, KT스카이라이프와의 갈등이 극으로 치달으면서 블랙아웃(송출중단) 위기까지 겪었다.

다행히 양사는 합의를 이뤘지만 홈쇼핑업체와 유료방송사업자간 갈등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송출수수료 협상이 매년 진행되기 때문이다. 홈쇼핑업체는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송출수수료 비중이 전체 매출의 30%가 넘는 유료방송사업자로서는 포기하기 어려운 수입원이 된 탓이다.

홈쇼핑업체들이 지급하는 송출수수료는 2012년 이후 매년 약 8%씩 늘어 지난 2022년엔 홈쇼핑사 전체 매출의 65%를 넘었다. 당시 전체 송출 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원으로, 업계는 지난해 송출수수료가 처음으로 2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시청 인구 감소, 송출수수료 부담 등에 대한 대안으로 자사 온라인몰과 모바일 앱 키우기 같은 타계책을 찾아 가고 있다”면서도 “이커머스시장 경쟁도 워낙 치열해 단 시간 내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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