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좋았는데"…크린토피아, 가격 올린 속내는
영업익 좋지만 매출은 부진…외형 성장 고민
사모펀드 인수 후 본격적인 수익성 드라이브
세탁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크린토피아가 본격적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이달부터 가격 인상과 정기할인 행사의 할인율을 줄이는 것은 물론 제주도에 진출하는 등 외형확장과 내실 다지기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크린토피아가 이처럼 수익성 확보에 나선 것은 지난 2022년 역대 최대 영업이익 달성에도 불구, 매출 성장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지난 2021년 크린토피아를 인수한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본격적으로 수익성 제고에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주에도 진출
크린토피아는 오는 2월 제주 지역으로 첫 진출할 계획이다. 제주 지역 가맹점주 모집을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선착순으로 400만원 상당의 가맹비를 면제해주고 구간별로 최소 6개월에서 최대 24개월까지 임대료 50% 지원 등을 제시했다.
크린토피아는 럭키화학(현 LG화학) 출신의 이범택 회장이 1992년 설립한 세탁 전문 업체다. 1992년 성남우성점으로 시작해 2008년에는 가맹점 1000개를 달성했다. 2022년 말 기준 가맹점 2840개를 포함한 31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크린토피아는 매장 형태를 다각화해 가맹점을 늘려왔다. 매장 종류는 세탁편의점, 세탁멀티숍(편의점+빨래방), 코인워시(코인빨래방) 등 세 가지다. 1~2인 가구 증가세에 코인워시는 2021년에 1100호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더불어 크린토피아는 서비스를 고도화하면서 프리미엄 명품 전문 세탁 서비스 '블랙라벨'과 세탁물 수거 및 배송 서비스 'O2O'를 운영 중이다. B2B 사업 확장에도 힘을 주고 있다. 작년 7월에는 호텔 린넨 세탁 서비스 전문 기업 크린워시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호텔 세탁 업계에도 진출했다.
본격적인 수익성 확대 나서나
크린토피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격을 인상했다. 일반셔츠는 1500원에서 1800원, 블라우스는 3000원에서 3500원, 다운롱패딩은 1만4300원에서 1만5800원, 롱코트는 1만400원에서 1만2000원 등 품목별 10~20% 올렸다. 정기적으로 진행해 온 할인행사의 할인 폭도 줄였다. 매주 수·토요일에 진행하는 이불세탁 할인율은 기존 30%에서 20%로 조정됐다. 생일 할인도 기존 20%에서 15%로 줄였다.
크린토피아 측은 "인건비와 물류, 원자재 비용, 매장 및 사업 제반의 운영비 상승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일부 품목의 세탁 기본 요금을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크린토피아의 가격 인상은 기존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그동안 크린토피아는 일반 세탁소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워왔다. 일각에선 JKL파트너스가 외형 확대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크린토피아의 가장 최근 공시된 2022년 영업이익은 114억원이다. 사상 최대 기록이다. 다만 꾸준히 증가한 매장 수에 비해 지난 4년간 크린토피아의 매출은 800억원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에 따라 크린토피아는 매장 수 확대를 통한 매출 증대와 할인율 조정 등으로 외형과 내실을 모두 잡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크린토피아가 이처럼 수익성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2021년 JKL파트너스가 인수할 당시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던 사안이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인수 후 기업가치를 올려 매각을 통해 차익을 실현해야 하는 만큼 실적이 좋아야 한다. 실적 좋아야 매각 시 더 높은 가격을 받아낼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는 일반적으로 매각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수순을 밟는다"며 "고물가 상황에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면 서비스의 질을 잘 관리해야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