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인내→국대→3할 타자' 평가는 "50점", 김성윤은 발전만 생각한다

안호근 기자 2024. 1. 2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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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김성윤이 훈련을 마치고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50점 정도인 것 같아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데뷔 후 7년 만에 놀라운 성과를 낸 선수의 입에서 나온 말로 보기엔 지나치게 박한 평가였다. 김성윤(25·삼성 라이온즈)의 욕심과 목표치는 그만큼 높았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 전체 39순위로 입단한 그는 좀처럼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했고 현역병으로 군대까지 다녀왔다. KBO리그의 대표적인 단신(163㎝) 선수인 동시에 숨겨진 툴 플레이어로 기대를 모았던 그는 2023년 드디어 잠재력을 터뜨렸다.

101경기에서 타율 0.314 OPS(출루율+장타율) 0.758을 써냈다. 데뷔 후 첫 100경기 이상을 소화했고 도루도 20개나 기록했다. 시즌 중 부상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인해 빠져있던 기간을 고려하면 더 대단한 기록이다.

1군에서 보낸 6번째 시즌임에도 연봉은 4300만원에 불과했다. 신인 최저 연봉이 3000만원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금액이다. 그렇기에 파격적인 인상이 기대되는 김성윤이다. 연차와 올 시즌 활약을 고려했을 때 1억원 가까운 금액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 최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김성윤은 "저는 워낙 샐러리캡에 영향이 없는 선수"라며 "계약을 했다"면서도 자세한 말은 아꼈다.

삼성 김성윤(왼쪽). /사진=삼성 라이온즈
물론 단순 금액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스스로 완전히 만족할 만한 성적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김성윤은 자신의 시즌 점수를 50점이라고 밝히며 "내게 필요한 요소들이나 코칭스태프나 감독님이나 바라는 야구와 조금 거리가 있었다고 생각을 한다. 출루율이 3할 5푼에 불과하다. 출루율을 더 높이자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윤은 김지찬과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단신 선수다. 그럼에도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 수비는 물론이고 어깨와 파워까지 갖춘 툴 플레이어로 분류된다. 다만 지난해 가장 많은 시간을 2번 타순에서 보낸 만큼 본연의 임무는 출루와 작전수행에 있었다. 타율은 0.314로 높았지만 출루율이 이와 큰 차이가 없는 0.354에 그쳤다는 건 스스로 아쉬울 수 있는 대목이었다.

첫 풀타임 시즌을 치렀고 두 차례나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다. 7,8월 거의 4할 타율씩을 올리며 무서운 감각을 보이던 그는 9월 이후 0.263으로 떨어지며 체력 부침 영향으로 보였다.

그러나 당사자의 설명은 달랐다. "솔직히 체력적으로 부담된다는 건 잘 못 느꼈다. 내가 인지는 못해도 아무래도 파워가 조금 떨어지거나 그런 건 수치적으로는 나타날 수도 있었을 것이지만 체감하는 건 크지 않았다"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아무래도 1군에서의 경험은 많지 않다 보니 후반기엔 조금 부침이 느껴졌다. 그런 부분에서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 되나 생각하면서 계속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격하는 김성윤. /사진=삼성 라이온즈
데뷔 후 7년 만에 1군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음에도 여전히 신인의 마음이다. "기본적인 마음가짐은 솔직히 작년 시즌 준비할 때와 달라진 게 없다. 작년엔 경기를 즐긴다는 마인드로 일희일비하지 않고 과정을 충실하게 바라보자고 생각하고 차근차근 나아갔던 게 그나마 좋은 결과가 뒤따라 왔다고 생각을 한다"며 "그 마음가짐은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변치 않아야 될 마음가짐이다. 다만 기존에 1군 무대에서 보여준 성적은 좋았지만 그래도 보완할 부분들이 많다고 느꼈고 그 부분들을 메우려고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매일 같이 훈련에 나서고 있다. 체력을 비축해둬야 할 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의 설명은 부상 방지 차원이었다. "안 아프려고 운동을 하는 게 주 목적이고 개인적으로 욕심이 있는 부분들을 끌어올리려고 하는 것"이라며 " 그렇기 때문에 이제 또 이번에 새로 오신 정연창 (1군 총괄 컨디셔닝) 코치과 트레이너님들도 도움을 주고 계셔서 부상에 대한 걱정은 아직까지는 크게 없다"고 전했다.

아쉬웠던 출루율을 보강할 수 있는 호재도 있다. 올 시즌부터 로봇심판,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이 도입된다는 것이다. 단신인 김성윤은 지금까지 자신의 체격에선 좀처럼 공략하기 어려운 공에 있어 스트라이크 판정에서 불리할 때가 있었는데 이 같은 일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김성윤. /사진=삼성 라이온즈
퓨처스(2군)리그 등에서 ABS 시스템을 미리 경험해본 그는 "직접 해본 입장으로서는 높게 들어오는 변화구나 그런 게 조금은 부담이 줄었다고 느꼈다"며 "높게 들어오는 커브라든지 슬라이더 등은 내가 칠 수 있는 존에 공이 머물고 있을 때는 분명히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인데 아무래도 낙폭이 있다 보니까 포수가 잡았을 때는 남들이 보기엔 전형적인 스트라이크일 때가 있었다. 그런 판정들이 몇 차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AI 심판이 도입되면 그런 부담은 조금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에도 발탁돼 맹활약을 한 것도 야구선수 김성윤은 한층 발전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국제경기에 나가서 좋은 경험을 하며 자신감도 얻었다. 또 선수 생활 중에 느껴보지 못한 극한의 긴장감 같은 것도 한 번 느껴봤다"며 "그렇기에 앞으로 페넌트레이스를 치를 때는 긴장감이나 부담감은 조금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여전히 조심스럽기만 하다. 새 시즌 목표를 묻자 "큰 목표는 잘 세우지 않으려고 한다. 하루하루 소화해야 되는 루틴들이나 아니면 웨이트 트레이닝, 가동성 훈련 이런 계획들을 하루하루 수행해 나가는 게 나의 목표"라며 "그런 걸 잘 하고 기술적인 발전이 동시에 이뤄진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타이틀 수상 욕심은 없을까. 역시나 김성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까지는 너무 막연한 얘기이고 솔직히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지금 말씀을 드리면 거짓말처럼 돼버리는 것 같아서 솔직히 말하면 없다"면서도 "스스로의 발전이 가장 큰 상이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2023년 대표팀에서도 맹활약을 한 김성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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