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살만 “한잔 하세요”…72년만에 술 매장 허용한 ‘금주국가’ 사우디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4. 1. 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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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72년 만에 처음으로 술을 파는 매장을 연다.

지난 1952년부터 주류 소비를 금지해온 사우디아라비아가 수도 리야드에 비(非)이슬람 외교관들만 사용할 수 있는 주류 매장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걸프 지역 이슬람 국가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은 허가받은 식당이나 가게에서 비무슬림 외국인을 대상으로 술을 취급할 수 있지만 사우디는 술의 소비를 엄격히 금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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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이후 72년만에 처음
非이슬람 외교관만 이용 가능
앱 등록하고 통관코드 받아야
월별 할당량도 정해져 있어
사우디아라비아가 72년 만에 처음으로 술을 파는 매장을 연다. 이 나라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음주는 물론 주류 제조와 판매까지 허용하지 않는 ‘금주국가’다.

지난 1952년부터 주류 소비를 금지해온 사우디아라비아가 수도 리야드에 비(非)이슬람 외교관들만 사용할 수 있는 주류 매장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우디는 1952년 압둘 아지즈 국왕의 아들 중 한 명이 술에 취해 영국 외교관을 사살한 이후 술을 금지해 왔다.

주류 매장은 몇 주 내에 대사관과 외교관 거주지 근처에 있는 외교단지에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한 리야드 주재 서방 외교관은 “이미 오픈을 준비중인 매장에 다녀왔다. 술이 엄청나게 잘 입고돼 있다”고 전했다.

이 매장에서 술을 사려면 모바일 앱을 등록하고 사우디 외교부로부터 통관 코드를 받아야 한다. 월별 할당량도 지켜야 한다.

21세 미만은 입장할 수 없으며, 사진 촬영도 금지다. 휴대전화는 휴대용 파우치에 넣어야 하며 매장 내에서 사용할 수 없다고 CNBC는 밝혔다.

외교관이 아닌 다른 비이슬람계 외국인 거주자가 주류 매장을 이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걸프 지역 이슬람 국가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은 허가받은 식당이나 가게에서 비무슬림 외국인을 대상으로 술을 취급할 수 있지만 사우디는 술의 소비를 엄격히 금지해 왔다. 기존에는 암시장이나 외교 소포 발송을 통해서만 주류 구매가 가능했다.

제한적인 주류 판매를 시작한 것은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사진)가 주도하는 경제·사회 개혁 계획인 ‘비전 2030’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우디는 2018년 여성의 운전 허용을 시작으로 종교적 금기를 하나씩 허물고 있다. 대중가수 콘서트 개최를 허용했고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을 열었다. 공공장소에서 엄격한 남녀 분리 정책을 완화했고 관광비자 발급을 시작했다.

더 많은 외국 회사와 관광객을 끌어들이기를 원하는 사우디가 외국 대사관 밖에서도 술을 소비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 왕실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외교 구역의 주류 상점을 여는 것은 결국 사우디 내 비이슬람교도들에게 호텔 등 다른 장소에서 주류 판매를 개방하는 것의 걸음마 단계”라고 CNBC에 밝혔다.

외국 대사관 직원들이 술을 대량으로 들여온 후 암시장에 판매하는 밀수 문제를 처리하는 것도 이번 주류 매장을 여는 것의 목표 중 하나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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