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올해 성장률 현저히 낮아질 것"…내년 하반기 신차 생산(종합2보)

임미나 2024. 1. 2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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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또 '어닝 미스'…매출·순이익, 시장 예상치 하회
시간외거래서 주가 6% 하락…머스크 "저렴한 신차 개발에 진척"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지난해 4분기 '어닝 미스'를 기록한 데 더해 올해 실적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내년에 생산을 시작할 예정인 보급형 신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올해 수익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발표에 투자자들이 실망하면서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급락세를 보였다.

테슬라, 올해 실적 악화 예상…신차 생산 계획 발표

테슬라는 24일(현지시간)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서 올해 전망에 관해 "2024년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2023년에 달성한 성장률보다 눈에 띄게 낮아질 수 있다"며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차세대 차 출시를 위해 작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현재 두 가지 주된 성장의 파도 사이에 있다"며 "첫 번째는 모델 3·Y 플랫폼의 글로벌 확장으로 시작됐고, 다음 물결은 차세대 차 플랫폼의 글로벌 확장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에너지 저장 사업의 매출 성장률이 자동차 사업을 넘어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차세대 저가 차량(low cost vehicle) 개발에서 매우 진척된 상태"라며 "우리는 이 신제품에 대해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차량 자체의 설계뿐만 아니라 생산 시스템 설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것은 전 세계 그 어떤 자동차 제조업체의 생산 시스템보다 훨씬 더 진보된 혁명적인 생산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신차를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내년(2025년) 하반기부터 생산하기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 신차의 생산량을 늘려가는 과정이 도전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신차의 출시 가격 등 구체적인 정보에 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그는 3년여 전부터 2만5천달러(약 3천340만원)짜리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지만, 그동안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었다.

현재 북미에서 테슬라의 가장 저렴한 모델 시작가는 약 4만5천달러(약 6천만원) 수준이다.

테슬라는 이날 연간 인도량 목표도 제시하지 않았다. 외신들은 테슬라가 이처럼 성장 목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지난해까지 수년간 연평균 성장률을 50%로 제시한 바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테슬라가 작년보다 약 20% 늘어난 220만대를 인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테슬라는 기존 모델들의 생산 비용 절감 가능성에 관해 "우리는 한계 지점에 도달하고 있다"며 이전과 같은 비용 절감을 더는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테슬라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2개 분기 연속 실적 부진…투자자들 등돌려

이날 테슬라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51억6천700만달러(약 33조5천224억원), 주당순이익(EPS)은 0.71달러(약 946원)를 기록했다.

매출과 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는 매출 256억달러(약 34조1천억원), 주당순이익 0.74달러(약 986원)였다.

매출은 전년 동기(243억1천800만달러)보다 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매출 증가율이다.

특히 자동차 부문 매출은 215억6천300만달러(약 28조7천219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1%에 불과했다.

매출 성장률이 둔화한 것은 지난해 테슬라가 자동차 가격을 큰 폭으로 내리면서 평균 판매 단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에너지 발전·저장 부문과 서비스·기타 부문 매출은 1년 전보다 각각 10%, 27% 늘었다.

EPS는 직전 분기(0.66달러)보다는 소폭 증가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40% 줄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률은 8.2%로, 전년 동기(16.0%) 대비 반토막 수준이 됐다. 다만 직전 분기의 7.6%보다는 소폭 높아졌다.

매출총이익률은 17.6%로, 1년 전(23.8%)과 비교해 6.2%포인트 떨어졌으며 직전 분기의 17.9%보다도 더 낮아졌다.

온실가스 배출권 판매 수익을 제외한 자동차 매출총이익률은 전년 동기 24.3%에서 17.2%로 하락했다. 다만 작년 3분기의 16.3%보다는 소폭 개선됐다.

테슬라는 지난해 3분기에도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낸 바 있다.

다만 테슬라는 "2023년 회사 역사상 자본 지출과 연구개발(R&D) 비용이 최고치를 기록하며 미래 성장 프로젝트에 집중했는데도 잉여현금흐름이 44억달러(약 5조8천608억원)로 견조하게 유지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작년 12월 말에는 완전자율주행(FSD) 베타6 V12를 출시하기 시작했다"며 "V12는 완전한 자율주행으로 가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자평했다.

머스크는 V12 소프트웨어가 현재 테슬라 직원들과 일부 고객에게만 제공되고 있지만, 앞으로 몇 주 안에 미국 내 모든 고객에게 판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0.63% 내린 207.83달러로 마감한 뒤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급락했다. 이날 오후 8시 30분(미 동부시간) 현재 5.96% 하락한 195.4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회사 모닝스타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세스 골드스틴은 "테슬라가 전년 대비 50%, 또는 30∼40% 성장하는 시기는 2024년에 없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어느 시점에서는 (자동차) 가격을 더 인하할 수 없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말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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