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돼" 외국인도 '강제 금주' 사우디…72년 만에 주류 매장 연다

정혜인 기자 2024. 1. 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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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가 폐쇄적인 국가 이미지를 바꾸고자 여러 개혁을 추진하는 가운데 수도 리야드에 첫 주류 판매점을 연다.

24일(현지시간) CNBC·로이터통신 등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가 리야드 내 외교단지에 첫번째 주류 판매점을 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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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슬림 외교관 전용…"사우디 개방화에 큰 돌파구"
/AFPBBNews=뉴스1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가 폐쇄적인 국가 이미지를 바꾸고자 여러 개혁을 추진하는 가운데 수도 리야드에 첫 주류 판매점을 연다.

24일(현지시간) CNBC·로이터통신 등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가 리야드 내 외교단지에 첫번째 주류 판매점을 연다고 전했다. 해당 매장은 리야드의 대사관과 외교관 주택이 집중된 외교단지에 들어서며 비(非)무슬림 외교관을 대상으로 한다. 외교관이 아닌 외국인 거주자의 이용 여부는 불확실하다. 매장을 이용하려면 '디플로(Diplo)'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사우디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우디 외무부로부터 받은 통관 코드를 디플로 앱으로 등록해야 출입이 가능하고, 월별 구매 할당량을 준수해야 한다. 통관 코드를 등록하지 않은 손님이나 21세 미만은 매장을 이용할 수 없다. 또 매장 내 사진촬영도 엄격히 금지된다. CNBC는 "휴대전화는 매장 안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안전한 '모바일 파우치'에 보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NBC는 리야드의 첫 주류 매장 개장 소식은 "1952년부터 음주가 금지된 사우디에 큰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사우디 사회를 자유화하고 더 많은 해외 관광객과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한 광범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외국 대사관 밖에서 술을 허용할 거란 소문은 수년 동안 계속됐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이슬람 주변국보다 더 보수적인 국가로 유명하다.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은 외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호텔, 레스토랑, 가게 등에는 술을 취급할 수 있도록 허가한다. 하지만 사우디는 이마저도 허가하지 않고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음주, 주류 생산 및 판매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이바 왕세자 /로이터=뉴스1


사우디 왕실과 친분이 있는 한 관계자는 "외교단지 내 (주류 판매) 상점은 그 방향(사우디 개방)으로 나아가는 작은 발걸음 중 하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청한 그는 "사우디에서 비무슬림에게 주류 판매를 개방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호텔과 기타 장소에서 주류 판매를 개방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외교관들이 겪어온 주류 밀입국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핵심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CNBC에 따르면 대사관 내에 보관할 주류를 수입할 수 있는 외국 대사관 직원들은 종종 술을 대량으로 수입한 뒤 이를 사우디 암시장에 판매해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실질적인 이인자인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된 이후 지난 몇 년간 경제·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의 경제·사회 개혁 계획인 '비전 2030'에 따라 사우디는 과거 폐쇄적인 규제를 하나둘씩 버리고 있다. 여성 운전, 대중가수 콘서트 개최, 영화관 개장 등 이전에 금지됐던 것들을 허용하며 자유화 개혁을 시행하고 있다. '비전 2030'은 걸프만 국가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석유 의존를 낮춰 제를 다각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예산 규모만 수조 달러에 달한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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