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피한 김경율 “도이치모터스 더 밝혀질 것 없어”···명품백은 침묵

문광호·조문희 기자 2024. 1. 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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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사과 요구서 ‘주가조작 엄호’로
이재명 대표 피습·송영길 돈봉투도 언급
비대위 회의서 쇼펜하우어 ‘명랑’ 거론도
마포을 출마를 선언한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도중 물을 맛시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25일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 송영길 돈봉투 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일반인 상식으로 접근컨대 더 이상 밝혀질 게 없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입장을 명품가방 수수 사과 요구에서 주가조작 사건 엄호로 바꾼 것이다. 윤 대통령과 친윤석열계 의원들의 경고에 김 위원이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꼬리를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은 비대위원직 사퇴, 김 여사에 대한 입장 변화를 묻기 위해 기다리던 기자들을 피해 당사를 빠져나갔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 간 갈등의 핵심이었던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에 대한 언급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 피습은) 분명하게 경찰과 부산대병원, 서울대병원 의해 사실이 드러났고 송영길 전 대표는 녹취록과 여러 사람의 증언에 의해 새로 드러날 게 없다”며 “도이치모터스는 경제 사건에서 밝혀져야 할 자금 흐름이 모두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왜 이같이 명확한 사건의 흐름들이 민주당만 가면 흐릿해지는지, 정쟁의 영역으로 가는지 모르겠다”며 “이재명 사건은 (민주당에 의해) 정치테러대책위라는 황당무계한 위원회로 귀결됐다. 송영길 돈봉투 사건은 검찰 앞 1인시위를 넘어 정치검찰해체 창당이란 역사상 유례없는 사건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또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끊임 없는 정쟁의 원인이 됐다”며 “민주당의 태도가 우리 사회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삶에의 의지’ 즉 욕망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강조한 독일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두 글자는 명랑”이라며 “다같이 명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쇼펜하우어 말하면 쇼펜하우어는 누구에 비유한거냐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앞서 김 위원은 지난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글을 올렸다 삭제했다.

김 위원은 이날 질문을 위해 기다리던 기자들 앞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비대위 직후 회의실 내부에서 다른 공간으로 이동했던 김 위원은 오전 9시50분쯤 택시를 타고 당사를 빠져나갔다. 김 위원은 쇼펜하우어 언급 배경,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입장 등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당사 앞에서 일부 보수 유튜버들은 “사과했으니 사퇴해라”, “조국보다 못한 X” 등을 외쳤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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