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박경귀 아산시장 당선무효 일단 면해…대법 “2심, 절차상 하자로 다시 재판해야”

박경귀 아산시장이 지난 2023년 11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박경귀(64) 충남 아산시장이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이 하급심에 절차상 위법이 있었다며 다시 재판하라고 하면서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시장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2심에서 사선(私選) 변호인에 대한 소송기록 접수통지를 누락해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에서는 애초 박 시장에 대한 국선 변호인이 선정되고 소송기록접수통지가 이뤄졌다. 그러나 박 시장은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사선 변호인을 새로 선임하고, 국선 변호인을 취소했다. 대법원은 이 과정에서 2심 재판부가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에 대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렇게 되면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이 지나지 않게 돼 사건을 심리할 수가 없는데, 2심은 사선 변호인에게 통지 없이 판결을 선고했다”라며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으로 인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했다. 형사소송법은 항소심이 소송기록을 받은 때엔 항소인과 상대방에게 그 사유를 통지해야 하고, 통지 전 변호인의 선임이 있는 때에는 변호인에게도 역시 이를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 시장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8월 2심 재판부는 “미필적으로나마 허위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보임에도 상대 후보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1심에서 선고된 벌금 1500만원을 유지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국민의힘 소속인 박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상대 후보인 오세현(56·전 아산시장)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부동산 허위 매각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선거를 앞둔 2022년 5월 오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보받아 ‘오세현 후보 원룸 건물 허위 매각 의혹 짙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오 후보가 매도한 원룸 건물 매수인이 오 후보 부인과 성이 같고, 부동산이 신탁사에 관리신탁된 점 등을 토대로 허위 매각 의혹이 충분하다’는 내용이 있다. 박 시장이 성명서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하자, 오 후보 측은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박 시장을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