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의 제3자 쿠키 지원 중단, 온라인 광고 감소 불가피"
구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API 대안으로 제안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구글 크롬이 하반기 '서드 파티(제3자) 쿠키' 이용을 중단할 예정이다.
쿠키는 사용자가 방문한 웹사이트에서 사용자의 브라우저에 접속한 임시파일로, 이를 통해 사용자의 행태를 파악해 광고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서드 파티 쿠키는 사용자가 방문한 웹사이트의 소유자가 아닌 제3자가 해당 사이트에서 사용자의 행태를 기록하고 추적하는 것을 뜻한다.
'서드 파티 쿠키'의 중단은 각국의 개인정보 보호법 강화가 그 배경이다.
이와 관련해 건국대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센터(DCRC)가 24일 주최한 '뉴스테크 이니셔티브(NewsTech Initicative) 특별 세미나'에서는 전문가들이 대안 기술 채택과 뉴스 미디어의 자체 데이터 구축 및 분석 능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크롬의 서드 파티 쿠키 지원 중단이 불러올 변화'를 주제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번 세미나는 구글 뉴스이니셔티브의 후원으로 황용석 건국대 DCRC 센터장 겸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고환경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개인정보 보호법 강화가 뉴스 산업에 던지는 함의' 발표에서 "개인정보 보호법이 국제적으로 강화되고 있지만 언론사들의 이해와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온라인 뉴스 서비스 운영과 회원 관리, 광고 서비스 등이 개인정보보호 이슈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고 변호사는 개인정보처리자로서 언론사의 법적 의무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후 제3자 쿠키 같은 행태 정보를 활용한 광고에 대한 규제 사례를 소개하고 지원 중단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은밀히 맞춤형 광고 쿠키를 요구하거나 포괄적 동의를 요구하는 '다크패턴' 이슈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원수 디지털미디어광고협회 부회장은 '온라인 광고에서 제3자 쿠키의 기능과 지원 중단에 따른 영향'을 발표했다.
신 부회장은 작년 기준으로 4조2천억원으로 추정되는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시장 중 상당 부분이 제3자 쿠키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로서는 제3자 쿠키를 대체할 기술이 마땅치 않아 온라인 광고의 타겟팅 효율이 떨어지면서 광고비 집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온라인 미디어 시장에서 광고 기반의 무료 모델이 줄어들고 구독 모델이 보다 강화되는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의 프로덕트 파트너 업무를 맡고 있는 슈 히라사카 구글 매니저는 '구글 크롬의 서드 파티 지원 중단 정책과 대안 기술'을 주제로 발표했다.
슈 매니저는 한국의 온라인 뉴스 미디어들이 올해 안에 제3자 쿠키 중단에 대한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대안 기술의 하나인 구글의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기술을 소개했다. 슈 매니저는 현재 크롬에서 제공되는 '데브 툴스'(Dev Tools)를 이용하면 각 사의 홈페이지가 제3자 쿠키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기술 중 Ads APIs는 광고 사업자가, 프라이버시(Privacy) APIs는 온라인 뉴스미디어가 이용할 수 있으며 전부 무료로 제공된다고 소개했다.
마지막 발표자인 권기정 연합뉴스 플랫폼혁신센터장은 '쿠키포칼립스(cookiepocalypse) 시대, 언론사의 퍼스트 파티 데이터 플랫폼화 전략의 중요성'을 발표했다.
권 센터장은 최근 디지털 뉴스 시장 환경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후 기술에 투자하지 않으면 심각한 경쟁력 저하가 나타날 것을 우려했다. 그는 이미 애플의 브라우저인 사파리에서 제3자 쿠키를 먼저 중단한 이후 광고 효율 수치가 77%나 하락한 통계가 있는데, 점유율이 더 높은 크롬 브라우저의 경우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뉴스미디어가 자사의 데이터 인프라를 확충하고 퍼스트 파티 데이터를 구축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 중인데, 그 사례로 구축 중인 독자 편의성을 위한 데이터 관리체제를 소개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신석호 동아닷컴 전무가 제3자 쿠키의 중단은 비즈니스 모델에 전면적인 변화를 불러오기 때문에 데이터 구축 노력이 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영향은 자체 광고 영업을 하는 주요 신문사들보다 애드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중소 언론사가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신 전무는 전망했다.
정순한 에너지경제 국장은 국내 신문사와 온라인 뉴스미디어에 기술 인력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어 변화하는 환경에 대체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을 외주화해서 자체 개발을 못 하는 실정이라 제3자 쿠키 중단에 대한 준비가 전무하다며 기술 인력 충원과 기업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위근 퍼블리쉬 최고연구책임자는 빅테크 기업의 기술 동향을 추적해야 하지만, 기술과 서비스 면에서 우리 뉴스 미디어의 종속화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김 책임자는 보다 혁신적인 기술 실험을 지속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공적이고 사적인 펀드를 조성해 투자하는 새로운 환경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윤철 인터넷신문협회 사무국장은 회원사별로 광고 의존율이 달라서 협회 차원에서 한목소리를 담기는 어렵지만 부정적인 광고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에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협회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동현 나스미디어 광고본부 팀장은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해 광고주들이 쿠키 없는 광고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있다면서 그 사례를 제시했다. 문맥 타켓팅 광고 등 새로운 광고 기법에 대한 검토가 현업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많은 미디어 분야 종사자들이 참여해 이 사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건국대 DCRC가 운용하는 뉴스테크 이니셔티브는 뉴스의 디지털 기술을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산학협력 지식 플랫폼으로, 앞으로 다양한 세미나와 산업계 커뮤니티 모임을 열 계획이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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