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김건희 '마리 앙투아네트' 비유 부적절…품격 있어야"

이미나 2024. 1. 2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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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의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에 대해 "적절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인 전 위원장은 지난 24일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 "우리가 뽑은 대통령의 영부인을 더 품격 있게 대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 전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는 "지엽적인 문제"라면서 "‘몰카’는 아주 안 좋은 범죄"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여사의 아버지와도 친분이 있다는 목사가 와서 선물을 주는데 보는 앞에서 대놓고 돌려보내긴 어려울 것이다"라며 "나도 아는 사람이 가져오는 선물이 난감한데, 그런 부분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과거 제가 모셨던 김대중 대통령도 사모님 문제가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 사모님도 도마 위에 올랐고, (문재인) 전 대통령 사모님도 문제가 있었지만, 언론이 너무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도 했다.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앞서 김 위원은 지난 17일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 "프랑스 혁명이 왜 일어났을까.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 난잡한 사생활이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감성이 폭발된 것"이라고 했다.

18세기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의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가 전비 지출과 귀족에 대한 면세로 재정적으로 파탄 난 상태에서 그 책임을 뒤집어쓰고 사형당했다.

인 전 위원장은 '마리 앙투아네트' 비유를 계기로 불거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에 대해 "두 분 다 법조인 선후배 사이이고, 하나의 ‘해프닝’이기 때문에 오래지 않아 금방 봉합될 것"이라며 "갈등이 생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떻게 효과적으로 푸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여권에서도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한 대응책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분출하고 있다. 김 여사가 몰카 피해자라는 시각과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는 다양한 내용이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 (사진=연합뉴스)

앞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김 여사의 '디올백' 사건을 1980년대 초 미국에서 터진 앱스캠(Abscam) 사건에 빗대 비판했다.

'앱스캠'은 FBI 수사관들이 아랍의 부자로 가장해 미국의 유명 정치인과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네주고 이를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함정수사 사례다.

김 의원은 "미국 법원은 몰래카메라에 찍힌 정치인들에 대해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면서 "디올백 사건도 앱스캠과 유사하다. 함정취재 역시 비열하고 상스러운 작태지만 '위법하다’라는 반박만으로 대처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솔한 사과와 청탁금지법상의 조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그것을 할 수 없으면 진짜 절박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또한 "내로남불로 정권을 잃은 문재인 정권을 답습하지 않으려면 자신에게 엄격해져야 한다"며 "진정한 입장 표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편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10명 중 약 7명은 윤 대통령이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 (사진=연합뉴스)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윤 대통령의 김 여사 관련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69%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4%로 집계됐다. 모름 및 무응답은 7%다.

야권 지지층과 무당층에서는 윤 대통령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46%,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47%로 팽팽했다.

윤 대통령이 이달 중 TV 대담 형식으로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지난달 15일 윤 대통령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것을 끝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두문불출'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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