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코뿔소 체외수정 성공… ‘멸종위기’ 북부흰코뿔소 살릴까

홍아름 기자 2024. 1. 2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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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코뿔소를 인공 수정하는 데 성공했다.

멸종 위기종인 북부흰코뿔소의 아종인 남부흰코뿔소를 대상으로 한 실험으로, 지구상에 단 두 마리만 남은 북부흰코뿔소를 구할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뿔소를 구하기 위한 국제 컨소시엄인 바이오레스큐 프로젝트 연구진은 지난 24일 "최초로 코뿔소의 체외 이식에 성공했다"며 "같은 방식으로 북부흰코뿔소 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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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의 올 페제타 보호구역에서 관리인이 전 세계에서 단 두 마리밖에 남지 않은 북부흰코뿔소 중 하나인 암컷 나진을 살피고 있다. 뒤로 다른 암컷인 파투가 보인다./EPA 연합뉴스

국제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코뿔소를 인공 수정하는 데 성공했다. 멸종 위기종인 북부흰코뿔소의 아종인 남부흰코뿔소를 대상으로 한 실험으로, 지구상에 단 두 마리만 남은 북부흰코뿔소를 구할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뿔소를 구하기 위한 국제 컨소시엄인 바이오레스큐 프로젝트 연구진은 지난 24일 “최초로 코뿔소의 체외 이식에 성공했다”며 “같은 방식으로 북부흰코뿔소 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북부흰코뿔소(학명 Ceratotherium simum cottoni)는 한때 중앙아프리카 전역에서 발견됐으나 불법 밀렵으로 야생에서는 이미 멸종된 상태다. 지난 2018년 3월 마지막 수컷 수단(Sudan)이 45세로 죽은 뒤 딸인 나진(Najin)과 손녀인 파투(Fatu) 암컷 두 마리만 남아 자연 번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개체는 현재 케냐 보호구역에서 24시간 무장 보호를 받고 있다.

이에 바이오레스큐 연구진은 북부흰코뿔소의 가까운 사촌 격인 남부흰코뿔소로 북부흰코뿔소를 살릴 실험을 시작했다. 남부흰코뿔소 역시 불법 밀렵의 위협을 받고 있으나 보존에 성공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약 2만 마리 남아있다.

연구진은 지난해 9월 남부흰코뿔소의 난자로 실험실에서 수정란을 만들어 대리모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13번에 걸친 실험 끝에 마침내 세계 최초로 체외 수정에 성공한 것이다. 수잔 홀츠 독일 라이프니츠 야생동물연구소 연구원은 BBC에 “이렇게 큰 동물의 경우 수정란을 2m 깊이의 생식 기관에 배치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체외 수정 직후 남부흰코뿔소 대리모가 박테리아에 의한 감염으로 숨졌다. 부검 결과, 대리모에게 이식한 수정란은 길이 6.5cm에 달하는 배아로 잘 발달하고 있었으며 무사히 태어날 확률이 95%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체외수정으로 코뿔소 생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북부흰코뿔소 수정란을 사용해 체외수정을 시도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북부흰코뿔소 수컷 4마리가 죽기 전 채취한 정자와 암컷 파투에게서 채취한 난자를 인공수정해 30여 개의 수정란을 얻었다.

다만 체외수정으로 북부흰코뿔소를 살리더라도, 유전적 다양성이 충분치 않아 개체군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동시에 줄기세포에서 코뿔소의 정자와 난자를 만들어 배아를 생산하는 실험적인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일본 오사카대의 하야시 카츠히코 교수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북부흰코뿔소의 사체에서 채취한 피부세포를 정자와 난자가 될 수 있는 원시생식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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