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애인 연락 안 돼…도어록 부순 30대, 징역 8개월→벌금 500만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헤어진 연인이 연락받지 않자 그 집 도어록을 부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25일 뉴스1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심현근)는 특수재물손괴, 주거침입, 성폭력처벌법상 비밀 준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6)의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6월 당시 약 10개월간 교제하다 헤어진 B씨(32·여)의 주거지 인근에서 "내려와라. 밑에서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를 보냈으나 B씨가 이를 거절하자 현관문을 약 5분간 문을 두드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나흘 뒤에는 B씨가 자신의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B씨 주거지로 찾아가 현관문 도어록 틈새에 일자 드라이버를 집어넣고 파손시켰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2017년 1월 준강간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된 A씨가 2020년 5월 직장을 옮기고도 20일 이내 변경 사유와 내용을 관할 경찰서에 제출하지 않는 혐의도 포함됐다.

1심 재판부는 "각 범행 내용, 주거침입 정도, 손괴된 재물 가치 등을 고려하면 A씨의 죄책은 가볍지 않다.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검찰은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이 사건 각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A씨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며 "검사만이 항소한 경우 항소심이 1심 양형보다 A씨에게 유리한 형량을 정할 수 없다는 제한이 있는 게 아니다"고 판시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