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도는 제4이통사 주파수 경매···후보업체 “성실히 임하겠다”

김윤수 기자 2024. 1. 2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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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3곳 28㎓ 주파수 경매 시작
세종·스테이지·마이모바일 경합
이른 아침 추위 속 긴장감 감돌아
“경매·본사업 최선 다해 준비”
첫날 6라운드, 최대 50라운드 입찰
“출혈경쟁 지양”에 일찍 끝날수도
비용 늘리는 ‘단통법 폐지’ 새 변수
[서울경제]

5세대 이동통신(5G) 28㎓(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을 신규 기간통신사업자, 이른바 제4이동통신사를 정하기 위한 주파수 경매가 25일 시작됐다. 후보업체인 세종텔레콤, 스테이지엑스, 마이모바일 임원진은 아침 일찍 비장한 모습으로 경매장에 들어갔다. 이들은 섭씨 영하 10도의 추위와 긴장감에 굳어진 얼굴을 풀려는 듯 활짝 웃는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경매에 성실히 임해 향후 28㎓ 서비스 확산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광모 세종텔레콤 전략기획팀 이사가 25일 28㎓ 주파수 경매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IT벤처타워 1층에서 취재진을 만나 경매 및 28㎓ 사업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김윤수 기자

가장 먼저 경매장에 입장한 이는 이광모 세종텔레콤 전략기획팀 이사다. 그는 이날 오전 8시 20분 경매장이 있는 서울 송파구 IT벤처타워 1층에서 취재진을 만나 “5G 사업을 성실히 준비해왔으며 이번 경매에도 성실히 임하겠다”며 1분 동안 짧고 굵은 각오를 밝혔다. 입찰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 인터뷰 내용으로 대체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김 회장은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기자간담회에 협회장으로 참석해 출혈 경쟁은 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세종텔레콤이 무리한 입찰을 피하고 경매 초반에 포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이 이사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에서 5G B2B 시장을 개척하고 주도해나가겠다. 조선소에 이어 건설현장 안전관리 분야 진출도 추진 중”이라며 “정부 과제를 받는 걸 넘어 디지털전환 수요가 큰 중소기업들에 직접 망을 공급하는 ‘커머셜’ 사업자로 성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본지 2023년 11월 23일 14면 참조 정부의 이음5G(5G특화망) 사업에 참여하면서 쌓은 기업 간 거래(B2B)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까지 포괄하는 경쟁력을 확보해나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텔레콤은 HD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과 손잡고 조선소에 5G망을 도입해 디지털전환(DX)을 추진 중이다.

한윤제 스테이지파이브 전략담당 이사. 김윤수 기자

다른 두 업체 측도 뒤따라 입장해 1분 간 각오를 전했다. 스테이지엑스 합작법인을 주도하는 알뜰폰(MVNO) 업체 스테이지파이브의 한윤제 전략담당 이사는 8시 29분 입장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했다”며 “경매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매와 향후 사업 전략은 역시 밝히지 않았다. 8시 37분에는 마이모바일 합작법인을 이끄는 윤호상 미래모바일 대표가 직접 경매장에 입장했다. 그는 “소중한 전파자원을 합당한 가격에 할당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임하겠다”며 “글로벌 파트너와 혁신 서비스를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두 회사는 세종텔레콤과 달리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인 합작법인으로 승부볼 방침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신한투자증권을 재무적 투자자로 유치했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는 28㎓ 기술, 연세의료원과는 28㎓ 의료 서비스 개발에 협력할 계획이다. 또 폭스콘 계열사와 손잡고 28㎓ 전용 단말기 출시를, 위성통신 장비업체 인텔리안테크와 손잡고 28㎓ 통신에 유리한 위성통신망 활용을 추진한다. 마이텔레콤은 유럽 최대 통신사 보다폰과 손잡고 투자, 망 구축, 서비스 제공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윤호상 미래모바일 대표. 김윤수 기자

이날 시작된 경매는 최저 입찰가 742억 원을 시작으로 최대 50라운드에 걸쳐 진행된다. 첫날 6라운드, 이튿날부터는 8라운드씩 진행된다. 한 라운드는 후보업체들이 순서대로 10분씩 입찰가를 적어내고 이를 정부 측이 검토하는 방식으로 약 1시간 동안 이뤄질 예정이다. 후보업체들은 직전 라운드 입찰가보다 최고 3% 높은 금액을 다음 라운드에 제출하는 식으로 경쟁한다. 이에 첫날 여섯 라운드를 거치면 입찰가가 최저가보다 최고 19% 높은 886억 원까지 오를 수 있다. 업계는 낙찰가를 1000억 원 내외로 예상하는 만큼 첫날이나 이튿날 승부가 가려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첫날 경매는 도중에 낙찰되지 않는다면 오후 5시께 끝날 것으로 보이며, 오후 6시께 정부가 중간 결과를 공지할 예정이다.

후보들은 제4이통사로 선정되면 우선 기존 통신 3사 망을 빌리는 로밍을 통해 3사처럼 5G 요금제 가입자를 모으는 3.5㎓ 사업을 벌여 초기 수익원을 확보한 후, 향후 3년 간 6000대의 무선기지국을 포함한 28㎓ 인프라를 구축해 관련 사업에 진출할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공항, 대학, 경기장, 병원 등에 확장현실(XR)이나 자율주행용 28㎓ 통신을 제공하는 B2B로 수요처를 발굴한 후 28㎓ 전용 단말기와 요금제 출시를 통해 일반 가입자를 모으는 B2C로 사업을 넓히는 수순이다. 다만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로 인한 통신비 할인 경쟁이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관련 비용을 따라 늘려야 하는 제4이통사의 시장 안착 난이도가 올라갈 것으로 분석된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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