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 명예의 전당 투표 압도적 지지 예상" 미국 반응에 일본도 기대 "야수 만장일치 없었는데…"

신원철 기자 2024. 1. 2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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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즈키 이치로는 내년 명예의 전당 투표부터 후보 자격을 갖는다.
▲ 이치로는 마리아노 리베라만 가지고 있는 역대 업적에 도전하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2024년도 명예의 전당 헌액 선수가 결정된 가운데, 이제 미국 언론의 시선은 2025년도 투표로 향하고 있다. 2019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선수 중에는 명예의 전당 투표 첫 도전부터 기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 유력한 선수가 있다. 바로 스즈키 이치로다.

24일(한국시간)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는 2024년도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처음 후보 조건을 갖춘 애드리안 벨트레와 조 마우어가 곧바로 통과 기준인 75%를 넘어섰다. 여기에 6번째 도전에 나선 토드 헬튼이 드디어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명예의 전당 투표 후보는 10년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뛰었으면서 은퇴 후 5년이 지난 선수를 대상으로 한다. 이번 투표에서 처음 후보에 오른 벨트레와 마우어는 2018년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이제 2019년 은퇴 선수들의 시간이 온다. 그 가운데 한 명인 이치로는 투표 첫 해 명예의 전당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치로의 실질적인 커리어는 43살 시즌이자 마이애미 말린스에서의 마지막 해였던 2017년에 끝났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이치로는 친정 팀 시애틀과 다시 계약을 맺고 2018년 15경기에 출전했고, 2019년에는 도쿄 개막시리즈 2경기에 나선 뒤 눈물을 흘리며 은퇴 결심을 밝혔다. MLB.com은 이 2년이 아니었다면 이치로가 이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을 것으로 확신했다.

▲ 2025년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되는 이치로는 만장일치 여부가 관심이다

MLB.com은 "이치로와 CC 사바시아가 2025년 7월에 명예의 전당 헌액 연설에 나서는 상상은 아주 쉬운 일이다. 이치로는 2018년 15경기, 2019년 2경기에 출전했다. 그의 경우는 명예의 전당 입성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그 시기가 문제였다. 2019년 2경기 출전은 그의 이름이 명예의 전당 투표 용지에 도착하는 일을 늦췄다. 3000개 넘는 안타, 야구에 끼친 영향력은 그에게 압도적인 지지로 돌아올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이치로는 1992년 오릭스 블루웨이브(이후 긴테쓰 버팔로즈와 합병, 현 오릭스 버팔로즈) 소속으로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 첫 2년 동안은 독특한 타격 폼 때문에 1군 출전 기회를 거의 얻지 못했다. 당시 오릭스를 이끌었던 도이 쇼조 감독이 이치로의 '시계추 타법'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

그러다 1994년 오기 아키라 감독의 취임 이후 이치로에게 길이 열렸다. 이치로는 1994년 130경기에서 무려 210안타를 치고 타율 0.385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 210안타는 일본 프로야구 역사에서 처음 나온 단일 시즌 200안타였다(이후 2010년 한신 타이거즈 맷 머튼이 214안타로 이치로를 넘었다. 2015년에는 세이부 라이온즈 소속이던 아키야마 쇼고가 216안타로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바꿨다).

이치로는 2000년까지 일본에서 951경기 1278안타를 기록한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이치로는 이때 술기운에 오기 감독을 만나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혔다. 지난 2016년 메이저리그 통산 3000안타를 기록한 뒤 가장 먼저 떠오른 인물로 오기 감독을 꼽기도 했다. 오기 감독은 2005년 폐암으로 타계해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것을 오랫동안 지켜보지는 못했다.

메이저리그 도전 첫 해 곧바로 특급 스타가 됐다.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157경기에서 아메리칸리그 1위인 타율 0.350을 기록했고,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인 242안타 56도루를 남겼다. 올스타에 이어 골드글러브, 실버슬러거까지 휩쓸었다. 신인왕과 MVP까지 독식하며 '이치로 시대'를 열었다. 이치로는 2010년까지 10년 연속 한 시즌 200안타를 기록했다. 이 기간 무려 7번이나 메이저리그 전체 최다 안타 기록을 세웠다. 마지막 200안타 시즌이던 2010년 그의 나이는 36살이었다.

자기관리에 철저했던 이치로는 40대가 되고 나서도 유니폼을 벗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3000안타를 달성한 2016년 그의 나이는 42살이었다. 이치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17년에도 136경기에 나와 타율 0.255를 기록했다.

▲ 무려 10번의 골드글러브와 3번의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던 스즈키 이치로

2019년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개막 2연전이 선수 이치로의 마지막 경기였다. 그는 은퇴 기자회견에서 "일본에서 9년, 미국에서 19년 선수 생활을 끝낸다. 시애틀 유니폼 입고 은퇴하게 돼 영광이다. 현역으로 뛰었던 28년, 정말 긴 시간이었다 모두 감사하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또 "내 야구 인생에서 10년 연속 200안타를 치고, 올스타전에 출전한 것보다 야구에 대한 내 사랑과 자부심이 중요하다. 나는 정말 야구를 사랑했다"고 말했다.

이치로는 오타니에 앞서 일본이 낳은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였다. 이제는 일본인 최초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이 보인다. 일본 언론은 이치로가 메이저리그 야수 최초의 명예의 전당 만장일치 입성을 달성하기 바라는 눈치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25일 "메이저리그 10년 연속 200안타와 3할 타율을 기록하고 통산 3089안타, 미일 통산 4367안타를 남긴 '안타 제조기'가 일본인 최초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입성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과거 만장일치 사례는 2019년 마리아노 리베라(전 뉴욕 양키스)가 유일하다. 야수 최고 득표율은 2020년 데릭 지터(전 양키스)의 99.7%로 만장일치에 1표가 부족했다. 이치로의 득표율 또한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MLB.com은 이치로와 함께 처음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될 사바시아에 대해 "마지막 시즌 250승과 3000탈삼진을 달성했고, 더불어 사이영상 수상 같은 다른 업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키웠다"며 첫 도전에서 입성을 예상했다.

이외에는 커티스 그랜더슨, 펠릭스 에르난데스, 이안 킨슬러, 더스틴 페드로이아, 핸리 라미레스, 트로이 툴로위츠키, 벤 조브리스트 등이 처음 후보에 오른다. '킹' 에르난데스는 커리어 후반에 부진했다는 점이 '표심'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페드로이아와 킨슬러는 커리어가 비슷한 2루수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마지막 도전에 나서는 선수는 빌리 와그너다. MLB.com은 "BBWAA 회원들은 마무리 투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답은 리베라와 트레버 호프만의 사례에서 알 수 있다. 와그너는 2025년 마지막 도전에 나서는데, 2024년 투표에서 75%에 단 5표가 부족했다"며 내년에는 명예의 전당 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 스즈키 이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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