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운전에 주차장 소화기 난사까지…막가는 촉법소년

노기섭 기자 2024. 1. 2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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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초등학생이 아버지 차를 끌고 나와 라이브 방송을 하거나 중학생들이 주차장에서 소화기를 난사하는 등 형사처분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들의 일탈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 남동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A(13) 군 등 2명을 법원 소년부에, B(14) 군 등 3명을 검찰에 각각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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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촉법소년 연령 낮추는 소년법 개정안 발의…일부 신중론도
지하주차장에서 소화기를 분사하는 여중생. 연합뉴스 TV 보도화면 캡처

최근 초등학생이 아버지 차를 끌고 나와 라이브 방송을 하거나 중학생들이 주차장에서 소화기를 난사하는 등 형사처분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들의 일탈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 남동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A(13) 군 등 2명을 법원 소년부에, B(14) 군 등 3명을 검찰에 각각 송치할 예정이다. A 군 등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지난 21일까지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에서 4차례에 걸쳐 소화기 분말을 뿌려 차량 41대 등에 피해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시 A 군 등은 주차된 차량을 향해 소화기 분말을 뿌리면서 뛰었고, 다른 일행은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을 하거나 범행 장면을 구경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장난삼아 재미로 소화기 분말을 뿌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애초 A 군을 비롯한 11명을 수사선상에 올렸으나 이 중 5명이 범행에 직접 가담한 것으로 보고 송치를 결정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일대에서 무면허로 번갈아 가면서 13km가량 승용차를 운전한 초·중생 2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 중 초등학교 6학년인 C(12) 군은 아버지의 차 열쇠를 들고나온 뒤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D(15) 군에게 연락해 함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무면허 운전을 하면서 SNS로 라이브 방송을 했는데, 영상에는 시속 100km 가까이 가속하는 모습과 함께 "100km야 밟지 마, 엔진 터진다고 미친 XX야"라고 욕설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들 사건에서 A 군과 C 군 등 3명은 만 14세 미만 형사 미성년자여서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들은 소년법상 만 10∼14세 미만인 촉법소년에 해당해 법원 소년부에 송치되면 감호 위탁, 사회봉사 명령,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1∼10호까지의 보호처분을 받는다.

정부는 촉법소년 범죄가 갈수록 늘어나고 흉포화하고 있다는 여론이 일자, 2022년 12월 촉법소년 연령을 기존 만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의 소년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반면 국회 입법조사처는 ‘촉법소년 연령기준 현실화의 쟁점’ 보고서에서 "연령 조정을 통한 형사처벌의 확대는 소년범죄 발생의 근본적 원인에 대응하는 실효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견해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경찰에 따르면 촉법소년 범죄 건수는 2018년 7364건, 2019년 8615건, 2020년 9606건, 2021년 1만1677건, 2022년 1만6435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SNS가 활성화되면서 청소년들이 범죄 행위를 과시하거나 모방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한나 총신대 교직과 교수는 "과거보다 SNS 이용이 활발해지면서 특히 청소년들이 모방범죄 같은 악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며 "‘촉법소년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데 범죄 행위에 뒤따르는 결과의 심각성을 알리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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