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년만에 흑자전환 성공···메모리 ‘업사이클’ 진입 가시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34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전자 또한 반도체 사업의 4분기 적자폭을 줄일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업계의 감산 전략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국내 수출에서 상당한 몫을 차지하는 메모리 시장이 ‘업사이클(호황)’ 초입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5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3055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증권가 전망치(영업손실 896억원)를 훨씬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AI 서버와 모바일 제품 수요가 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는 등 메모리 시장 환경이 개선됐다”고 이유를 들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200만원의 특별 격려금과 자사주 15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2년 4분기 1조9000억원의 손실을 낸 것을 시작으로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1년만에 적자 고리를 끊게 됐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지난 한 해 이어진 적자의 늪에서 점차 빠져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 9일 지난해 4분기 실적 잠정치를 발표했다. 사업별 세부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1~3분기 3~4조원대에 달하던 반도체(DS)부문의 영업손실이 4분기에는 1~2조원 정도로 축소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줄곧 상승세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D램 고정거래가격은 전 분기 대비 13~18%, 낸드는 18~23%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가치 D램의 출하가 증가하며 평균 계약가격의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며 “올 상반기에는 스마트폰 및 PC업체들의 메모리 재고 축적 수요가, 하반기에는 북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메모리 재고 축적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생성형AI 투자가 늘어나는 것도 메모리 업계에는 호재다.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쓰이는 HBM은 물론이고 AI 기업들이 반도체를 직접 제작하려는 움직임도 가시화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챗GPT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오는 26일 한국을 찾아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등을 잇달아 만나며 반도체 협력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시장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업계의 ‘공급 속도조절’이 관건으로 꼽힌다. 2022년부터 이어진 메모리 공급 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감산에 돌입한 바 있으며, 현재의 메모리 가격 오름세는 수요가 대폭 늘어서라기보다는 이같은 공급 통제에 따른 결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다 보니 감산을 중단하면 다시 공급이 넘쳐나 시장 회복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 이유로는 지난해 4분기부터 공급업체들이 설비 가동률을 높이기 시작했다는 점을 들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점진적인 감산 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회사는 “올해 수요 회복과 함께 공급 면에서는 업계 재고 수준이 정상화되는 시점에 맞춰 감산 규모가 점진적으로 조정될 것”이라며 “시장 성장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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