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안일한 중국 당국 대응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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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증시를 보면서 정부 역할의 중요성을 떠올린다.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 당국은 이념을 앞세운 기업 제재로 자국 시장의 투자 매력도를 야금야금 갉아먹었다.
곽병렬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증시는 연초 이후 10% 이상 하락했다"며 "가장 큰 문제는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이 관측되는 경기 침체 우려에도 중국 당국이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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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증시를 보면서 정부 역할의 중요성을 떠올린다. 특히 중국 주식시장을 보면 그렇다. 미국 CNN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은 6조달러(약 8016조원)에 이른다. 영국 1년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중국 증시 부진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출산율 하락, 노동 인구 감소 등 구조적인 문제와 더불어 부동산 시장 침체에서 파생된 경기 활력 둔화가 직격탄을 날렸다.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 당국은 이념을 앞세운 기업 제재로 자국 시장의 투자 매력도를 야금야금 갉아먹었다.
정부의 뜨뜻미지근한 대응도 중화권 증시 추락을 부채질한다. 곽병렬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증시는 연초 이후 10% 이상 하락했다”며 “가장 큰 문제는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이 관측되는 경기 침체 우려에도 중국 당국이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뒤늦게 상황 대응에 나선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은 전날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월 5일부터 지준율을 0.5%포인트(p) 인하해 시장에 1조위안(약 186조원)의 장기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준율은 은행이 유치한 예금 중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자금 비율이다. 지준율이 낮아지면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진다.
한국과 중국의 상황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지만, ‘정부 역할의 중요성’이란 맥락에서 보면 중국 당국의 미숙한 대처가 윤석열 정부에 주는 교훈은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 경제도 녹록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증권사들은 주요 기업의 작년 4분기 실적에 대한 수정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대부분 실적 하향 조정이다. 반도체·이차전지 등 국내 주요 대형주의 어닝 쇼크가 투자 심리 전반을 얼어붙게 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올해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全)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1p 하락한 69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69)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1월 비(非)제조업 업황 BSI는 67로 전월 대비 3p 하락했다. 2020년 9월(62)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낮다.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후폭풍,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 부채 등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한국 경제의 뇌관이다. 중국 정부의 안일함을 지켜본 투자자라면, 우리 정부가 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정책 대응이 실망스럽다면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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