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우 “진정성 가르쳐준 지승현, 전사신 함께 보며 오열” (고거전)[EN:인터뷰②]
[뉴스엔 장예솔 기자]
배우 주연우가 선배 지승현에 대한 애틋함을 전했다.
주연우는 최근 서울 강남구 뉴스엔 사옥에서 진행된 KBS 2TV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연출 전우성, 김한솔)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고려거란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 분)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 분)의 이야기. 주연우는 극 중 거란군을 향한 남다른 투지를 불태우는 고려 장수 김숙흥 역을 맡았다.
김숙흥과 양규(지승현 분)는 드라마 초반 등장한 흥화진 전투부터 최후의 순간까지 거란군과 처절하게 싸우며 고려를 수호한다. 수적 열세에도 불구 포로들을 구출하기 위해 주저 없이 거란군에게 달려든 두 사람은 '화살을 고슴도치처럼 온몸에 맞고 함께 전사했다'는 한 줄의 기록처럼 장렬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이로써 주연우와 지승현 역시 16회를 끝으로 '고려거란전쟁'에서 하차했다.
실제 주연우에게 지승현은 양규 장군 같은 존재였다. 주연우는 "선배님과 대화하려고 제가 그렇게 찾아갔다. 그만큼 선배님이 많이 열어주셨다. 같이 대화하면서 선배님한테 또 한번 크게 배웠던 게 진정성"이라며 "선배님이 항상 '숙흥아 여기서만큼은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되 너의 본질만 잊지 마. 모든 건 현장에서 감독님이 아닌 건 아니라고 다듬어주실 거야'라고 하셨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만약에 아이디어가 있어서 '이렇게 해봐도 될까요?' 여쭤보면 '다 해봐. 네가 후회 없이 정말 잘 놀았으면 좋겠어'라고 힘을 주셨다. 선배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면 후배 입장에서는 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좋은 태도를 많이 배웠다. 선배님들과 산책하면서 인생 이야기도 하고, 좋은 가치관과 좋은 생각을 많이 흡수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주연우는 마지막 전쟁신을 연출한 김한솔 PD에 대해서도 "감독님이 3일 내내 찍으면서 정말 많은 준비를 하셨다. 또 배우들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주셨다. 나중에는 '감독님이 차려준 밥상에서 재밌게 놀면 되겠구나' 생각했다"며 "감독님 머릿속 안에는 전쟁신을 어떻게 진행할지 계획이 다 있었다. 죽음을 맞이할 때 제가 양규 장군에게 '형님'이라고 외치는데 애드리브다. 감독님이 허락해주셔서 좋은 그림이 나왔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앞서 지승현은 인터뷰에서 주연우와 16회를 같이 시청했다고 밝혔던 바. 이에 주연우는 "예정되었던 촬영이 갑자기 취소됐다. 본방사수를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촬영이 있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려고 했는데 촬영이 취소됐다. 원래 선배님들께 전화할 때 부담을 느끼실까 봐 안 하는 편인데 바로 전화했다. 선배님이 집이라고 해서 같이 보자고 말씀드렸고, 바로 허락해주셔서 댁으로 찾아갔다. 모든 걸 갈아 넣은 장면이라 선배님과 같이 보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주연우는 "문이 열리자마자 선배님과 포옹을 나눴다. 선배님이 '어떻게 왔네'라고 하시길래 '이 순간이 너무 좋아요' 했다. TV 앞에 앉아서 전쟁신을 보는데 눈물이 나더라. 이 또한 스태프분들이 다 도와주셔서 가능했다. 선배님이 화면 속에서 죽어가시고 제가 '형님'이라고 외칠 때는 오열하면서 선배님을 안았다. 끝나고 나니 쑥스럽더라"며 "옆에서 선배님이 훌쩍거리는 소리가 났는데 인터뷰에서는 안 울었다고 하시더라. 제가 봤을 때는 우셨던 것 같다"고 전했다.
촬영 당시 분위기를 묻자 주연우는 "감독님만 보면 눈물이 나왔고, 감독님도 혼자 눈물을 훔치셨다. 그만큼 많은 스태프들이 공간 속에서 같이 호흡했던 것 같다. 끝나고 왜 눈물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울컥한다. 모든 게 합이 짜여져 있고 약속된 상태로 가고 있음에도 이렇게 힘들고 슬픈데, 실제 그 순간에 계셨던 분들은 얼마나 무서웠겠나. 제가 느끼는 감정들보다 몇백 배 더 느꼈을 거라고 생각하니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 제 인생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장면"이라며 작품에 대한 애틋함을 전했다.
역할이 역할인 만큼 주연우는 부상과도 싸워야 했다. 주연우는 "피 분장을 많이 하니까 어떤 게 제 진짜 피인지 몰랐다. 칼과 창 등 여러 가지 무기들이 들어오니까 꼭 어딘가 다쳤다. 느낌이 없는데 살점이 아예 뜯어졌더라. 피 분장인 줄 알았는데 계속 피가 나왔다. 촬영 중에는 못 느끼는 부분이다. 근데 컷하는 순간부터 통증이 느껴진다. 그만큼 그 상황에 몰입했던 것 같다. 지승현 선배님도 많이 다쳤고, 액션팀도 많이 다쳤을 거다. 그분들과 2023년을 그렇게 함께 보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고려거란전쟁'에서 막내급이었던 주연우는 "선배님들한테 제가 드릴 건 없지만 '좋은 에너지 많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선배님들한테 '같이 파이팅해요' 그랬다. 사람들한테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다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 사극이다 보니 선배님들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하셔서 좋은 기운을 드리고 싶었다. 선배님들이 마음을 열어 주시고 다 받아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뉴스엔 장예솔 imye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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