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타머사이언스 "차세대 ADC 강자…올해 임상진입·기술이전 목표"
압타머사이언스가 최근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는 ADC(항체약물접합체)의 단점을 보완한 기술 연구에 집중하며 성과를 확보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세대 ADC로 부를 수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가장 연구 단계가 앞선 고형암(간암) 치료제 파이프라인 'AST-201'은 올해 임상시험에 진입할 예정이다. 올해를 압타머사이언스의 신약 연구가 고도화하고 사업적 성과를 내는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단 목표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고 이 같은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한동일 대표가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계획과 독자적인 연구 경쟁력, 사업 모델 구체화를 통한 성장 전략 등을 설명했다.
압타머는 3차원 입체 구조로 표적물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일 가닥 핵산물질이다. 기능적으로 항체와 유사하지만, 차별화된 물성으로 항체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체 안에서 부작용이 낮고 조직 투과성이 높은 데다 항체 개발이 어려운 표적에 대해서도 압타머를 발굴할 수 있어 응용 범위가 넓다. 단백질이 아닌 DNA나 RNA와 같은 핵산계 물질이라 대량생산에도 유리하다.
압타머 기술은 1990년 처음 발명됐고 2005년 첫 번째 신약 '마쿠젠'(Macugen)이 등장했다. 당시 매우 큰 주목을 받았지만 2호 신약이 나오기까지 18년이 걸리면서 점차 관심이 식었다. 항체나 올리고 신약과 마찬가지로 초기 기술 개발 이후 안정적인 신약으로 인정받기 위해 기술 개량 과정을 거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최근엔 다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압타머 기반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아스텔라스가 압타머 2호 신약 '아이저베이'(Izervay)를 확보하기 위해 개발사인 아이베릭바이오(IvericBio)를 약 59얼달러(약 7조9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그만큼 압타머 기술에 대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기대가 크단 뜻이다.
한 대표는 "압타머사이언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압타머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ApDC 영역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했다"며 "150여종의 세포막 수용체 단백질에 대한 압타머 아카이브를 보유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면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압타머에 특화된 다양한 링커 기술을 보유한 데다 ApDC 공정개발 및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 생산 경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압타머사이언스는 ApDC에서 더 나아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토대도 마련했다. 차세대 ADC라 할 수 있는 ApRC(Aptamer-Radioligand Conjugate, 압타머 기반 치료용 방사선리간드 표적전달 플랫폼)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세브란스병원과 공동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또 ApIS(Aptamer-Immune Stimulator Conjugate, 압타머 기반 면역조절제 종양조직 전달 플랫폼)를 개발하기 위해 분당차병원팀과 공동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AST-201의 동물모델 시험에서 우수한 약효를 확인했고, 안전성 측면에서도 상당한 강점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또 면역항암제와 병용 투여하면 항암 효과를 대폭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임상 시험계획을 위한 준비가 마무리 단계로, 임상시험에 참여할 4개 병원과 연구자도 확정했다. 국내에서 간암 임상을 가장 많이 진행한 전홍재 분당차병원 교수 주도로 임상 1a/1b상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압타머사이언스는 향후 AST-201 임상 POC(개념증명) 데이터를 기반으로 후속 임상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할 파트너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 췌장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기 위한 추가 임상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또 AST-201을 비롯한 주요 파이프라인과 ApDC 플랫폼의 연구 과정에서 협업할 수 있는 다양한 파트너를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제약 및 바이오 기업과 적극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AST-201은 중국 주요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과 사업개발을 포함한 제휴를 통해 올해 기술이전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과 소통한 시기보다 더 빠르게 상업화 성과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대표는 "AST-201의 임상 진입뿐 아니라 후속 파이프라인 'AST-202' 등 다양한 ApDC 파이프라인이 올 하반기 전임상 단계에 진입할 예정"이라며 "ApDC 플랫폼을 확장한 ApRC와 ApIS 프로그램도 단계적으로 연구를 진척하면서 국내외에서 공동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압타머사이언스는 차별화된 압타머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글로벌 파트너링을 통해 기술이전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며 "신약 개발뿐 아니라 캐시카우(수익창출원)라 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의 기술이전을 통한 기술료 조기 수령과 진단시약 시장 공략을 통한 매출 증대도 성공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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