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앤드존슨, 유한양행 '렉라자' 가치 높일까
부작용 67%→16%로 줄어…약물 투여시간도 단축
"팔로마-3 임상결과 올해 공개…시너지 확대 전망"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구 얀센 제약사업 부문)이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피하주사(SC)제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맥주사(IV)제형보다 부작용이 적고, 투여시간이 짧아 개발에 성공하면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와 병용 시너지가 확대될 전망이다.
존슨앤드존슨은 현재 한국, 미국 등에서 EGFR과 cMET(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돌연변이를 가진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리브리반트 SC제형의 임상 1b상('팔로마')을 진행하고 있다. 리브리반트 SC제형의 약동학적 특성과 안전성을 평가해 적정 약물용량과 제제를 결정하기 위한 시험이다.
총 3개 파트로 구성된 임상에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경구제형 치료제인 유한양행의 렉라자도 시험약으로 포함됐다. 렉라자를 리브리반트 고용량 SC제형과 함께 투여해 환자들의 혈중 레이저티닙 농도를 확인하는 연구로, 병용요법을 염두에 둔 시험이다.
이번 임상이 존슨앤드존슨에게 중요한 이유는 리브리반트 정맥주사제형이 가진 '주입 관련 이상반응(IRR, Infusion-Related Reactions)' 문제 때문이다.
IRR은 리브리반트가 가진 가장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지난 2021년 진행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리브리반트 정맥주사제형을 투여한 결과 총 380명의 환자 중 256명(67%)에게서 오한, 호흡곤란, 홍조 등의 부작용이 보고 됐다.
부작용 등급은 대부분 경미한 1, 2등급으로 나타났으나 중증 이상의 3, 4등급도 8명(2%)으로 일부 확인됐다. 이 중 4명(1%)은 심각한 IRR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했다. 의약품의 부작용은 경중에 따라 △1등급 경증 △2등급 중등도 △3등급 중증 △4등급 생명을 위협하는 증상 등으로 나뉜다.
이에 비해 피하주사제형은 정맥이 아닌 복부 등 피하조직을 통해 약물을 전달하는 기전으로 주입 관련 반응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미국 임상종양학회 연례회의(2023 ASMO)에서 공개된 임상 결과에 따르면 리브리반트 SC제형은 IRR 부작용 이슈를 걷어낸 것으로 보인다. 리브리반트 SC제형은 팔로마 임상 1b상 예비결과에서 IRR 관련 부작용이 16%로 보고됐다. IV제형의 4분의 1 수준이다. 부작용 등급도 모두 1, 2등급으로 중증 이상의 3, 4등급은 보고되지 않았다.
또 존슨앤드존슨은 해당 임상에서 리브리반트 SC제형이 IV제형과 비교해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개선할 수 있는 점을 확인했다. 임상 1b상 예비결과에서 리브리반트 SC제형 투여에 걸리는 시간은 7분 이내로 확인됐다. 반면 리브리반트 IV제형의 1주차 투여시간은 4~6시간이다. 주입 과정에서 IRR 부작용이 나타날 시 투여시간은 이보다 더 오래 소요된다.
존슨앤드존슨이 향후 리브리반트 SC제형 개발에 성공하면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병용 시너지 효과 또한 커질 전망이다. 리브리반트 SC제형과 렉라자를 병용 투여하면 리브리반트 IV형보다 부작용 발생률을 낮추고, 환자 편의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공개된 리브리반트 IV제형과 렉라자의 병용요법을 평가한 '마리포사' 중간 임상 결과에서 IRR 부작용은 63%(3등급 이상 6%)로 나타난 바 있다. IRR은 전체 부작용 중 손발톱주위염(68%) 다음으로 발병비율이 두 번째로 높았다.
존슨앤드존슨은 현재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와 항암화학 병용요법을 받은 EGFR 변이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SC제형을 병용 투여하는 임상 3상('팔로마-3')을 시행하고 있다. 대조군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정맥주사 병용요법이다. 팔로마-3 임상은 연내 임상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리브리반트 SC제형과 렉라자, 항암화학요법, 렉라자와 항암화학요법 등을 함께 병용 투여하는 임상 2상('팔로마-2')을 진행 중이다.
만약 리브리반트 SC제형이 IV제형과 비교해 높은 IRR 억제율과 유사한 약효가 확인되면 타그리소를 위협할 만한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존슨앤드존슨은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유럽의약품청(EMA)에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리브리반트 IV형과 렉라자 병용요법의 품목허가 신청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팔로마-3 임상 결과가 올해 공개될 전망으로 리브리반트 SC제형과 렉라자 병용요법은 편의성뿐 아니라 마리포사에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인 정맥 주입관련 이상반응(IRR)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김윤화 (kyh9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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