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데이즈' 모든 반려인들에 바치는 사랑스럽고 무해한 앙상블[봤어영]
영화 ‘도그데이즈’는 ‘국제시장’, ‘영웅’ 등 뭉클한 감동 흥행작들을 배출해온 제작사 JK필름의 신작이다. 영화 ‘미나리’, 애플tv+ 시리즈 ‘파친코’로 세계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윤여정과 ‘올빼미’, ‘달짝지근해: 7510’ 등 넓은 스펙트럼으로 충무로를 빛낸 유해진의 첫 호흡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김서형과 정성화, 김윤진, 탕준상, 이현우, 다니엘 헤니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명품 배우들이 총출동한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엄빠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갓생 스토리를 그린 영화다. 세 마리의 강아지 ‘완다’(완다 분), ‘차장님’(와와 분), ‘스팅’(플루이드 분)을 중심으로 이들의 반려인과 우연한 기회로 이 강아지들을 만난 온정 넘치는 인물들이 인연을 맺게 되며 벌어지는 희로애락의 에피소드들을 유기감있게 연결해 풀어낸다.
인물 캐릭터들의 관계성은 크게 네 갈래로 나뉘어진다. 해외로 이민 간 자식들을 두고 강아지 ‘완다’와 홀로 살아가는 세계적인 건축가 ‘민서’(윤여정 분)와 민서의 집에 종종 음식을 배달하러 오는 라이더 진우(탕준상 분), 깔끔하고 깐깐한 건물주 민상(유해진 분)과 그의 건물에 세든 동물병원 수의사 진영(김서형 분), 지유(윤채나 분)를 입양하며 부모로서 첫 걸음을 내딛은 선용(정성화 분)-정아(김윤진 분) 부부, 아프리카로 떠난 여자친구 대신 반려견 ‘스팅’을 맡게 된 남자친구 현(이현우 분)과 ‘스팅’의 아빠를 자처하는 여자친구의 전 남친 다니엘(다니엘 헤니 분)이다. 분절돼있는 듯했던 이들의 관계와 에피소드는 진영이 운영하는 동물병원 ‘도그데이즈’로 서서히 얽히기 시작한다. 극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갈수록 인물 간 관계가 반려견들을 매개로 하나의 뿌리로 합쳐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도그데이즈’를 감상하는 재미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에 담긴 반려견과의 행복한 순간을 지켜보며 미소지을 지점이 많다. 나아가 아픈 반려견을 바라보는 착잡하고 답답한 마음, 사랑하는 가족을 무지개다리로 떠나보내봤던 집사들의 애틋함과 그리움까지 모든 장면에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고, 인간과 다른 수명으로 짧은 순간만을 함께할 뿐이지만, ‘도그데이즈’는 결국 강아지도 반려인들에겐 피를 나눈 혈연 못지 않게 소중한 우리의 가족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개인적 트라우마와 편견에서 벗어나 반려인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된 ‘민상’의 변화로 영화는 이같은 메시지를 힘주어 전달한다. 혼자 있어도, 함께 있어도 외로운 현대인들에게 강아지를 비롯한 수많은 반려동물들이 고독한 우리 삶을 얼마나 살 찌우고 성장하게 하는지 되새긴다. 말은 통해도 마음 속 이야기를 꺼내지 못해 서로를 헤아리지 못했던 인물들이 말을 할 수 없는 강아지들 덕분에 진정한 대화와 소통에 이르는 과정을 천천히,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특히나 눈길이 가는 케미는 노인 민서와 청년 진우의 관계성이다. 윤여정이 연기한 ‘민서’는 실제 배우 윤여정의 모습을 가장 많이 닮은 쿨하고 멋진 어른의 캐릭터다. 민서와 진우가 나누는 우정은 인생의 황혼에 접어든 노인과 가장 활기차고 빛날 청춘이 주고받을 수 있는 영감, 서로의 애환을 어루만질 진정한 위로가 무엇인지 얘기해준다. 오랜만에 수더분한 캐릭터로 돌아와 사랑스럽게 망가진 김서형,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의 유해진이 펼칠 뜻밖의 로맨스 호흡이 유쾌함을 더한다.
2월 7일 개봉.
김보영 (kby5848@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공기관 요직 7개 중 1개는 정치권 낙하산 차지
- 거리에 뿌려진 ‘할아버지 유산’ 800만원…1분 만에 사라졌다 [그해 오늘]
- 영하 11도에 실종된 103세 노인, 10시간여 만에 가족 품으로
- ‘이선균 수사 보고서 유출’ 디스패치 압수수색…“치부 덮지 말길”
- “2억 썼네, 어이없어”…스피또 1등 ‘20억’ 당첨자의 명품 플렉스
- 부산서 이 들개 보면 주의하세요...공격성 높아, 포획 실패
- 우크라 포로 65명 탄 러 수송기 추락…탑승자 전원 사망
- '기적은 없었다' 신태용호 인도네시아, 일본에 완패...16강 무산 위기
- '코로나 종식' 8개월 만에 또 위기…`트윈데믹`에 비대면 확산
- 영하 41도 속 '배터리 충전' 문제 없었다…전기 스포츠카 타이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