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도그데이즈' 영화 맛집 JK필름의 귀환…윤여정·유해진 매력에 '푹'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한국 영화계를 이끈 영화 맛집, JK필름의 오랜 명성엔 이유가 있다. 감동부터 웃음까지 세련된 솜씨로 알차게 채운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다.

영화는 세입자인 수의사 진영(김서형)과 티격태격하는 민상(유해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진영의 동물병원 때문에 민상은 개똥밭이 된 건물 앞에서 투덜거리기 일쑤다. 여느 때처럼 진영에게 불만을 토로하던 어느 날, 우연히 세계적인 건축가 민서(윤여정)를 맞닥뜨린 민상은 회사 프로젝트를 위해 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민서는 호락호락하지 않고, 민상은 민서에게 잘 보이려 진영과 그의 반려견을 공략하기 시작한다.

JK필름의 신작 '도그데이즈'는 반려견을 통해 인연을 맺고 마음을 나누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성공한 건축가와 배달 알바 라이더, 혼자가 편한 싱글남과 동물을 사랑하는 수의사, 초보 엄마아빠, 여자친구의 강아지를 돌보게 된 두 남자 등 나이도, 직업도, 처한 상황도 모두 다른 이들은 반려견이라는 공통분모로 엮인다. 인물들 사이 여러 갈래로 나뉜 갈등과 고민은 결국 생명을 향한 사랑이라는 한길로 모인다.

인물도 여러 명, 에피소드도 여러 개지만 밋밋한 캐릭터 하나 없이 모두 살아 숨 쉬게 만든 건 온전히 배우들의 힘이다. 고르게 비중을 나눠 가진 이들은 적절한 타이밍에 나타나 제 몫을 다하고 다음 주인공에게 바통을 넘긴다. 그 자연스러운 호흡 덕에 자칫 산만해질 뻔했던 이야기는 내내 중심을 잃지 않고 조화롭게 엔딩을 향해 달린다.

무엇보다 윤여정의 아우라는 여전히 독보적이다. 어린 친구를 끌어안는 멋진 어른을 쿨한 매력과 관록 있는 연기로 그렸다. 유해진은 예민해 보이지만 인간미 넘치는 민상 역에 완벽하게 녹아들었고, 그와 로맨스 호흡을 맞춘 김서형의 사랑스러운 얼굴도 돋보인다. 김윤진, 정성화, 다니엘 헤니, 이현우, 탕준상, 윤채나 등의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연기 역시 반짝인다.

특히 '완다', '차장님', '스팅'이란 이름으로 등장하는 강아지들이야말로 '도그데이즈'의 빛이다. 존재 그 자체로 슬며시 웃게 하다가도 이내 눈물을 왈칵 쏟게 만드는,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이다. 영화는 오는 2월7일 개봉한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