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퇴직금 미지급’ 노동청 조사받는다

U15 전 감독 진정, 구단은 “일방적 주장”

광주FC 전용구장 전경. 광주FC 제공

프로축구 광주FC 구단이 계약직 직원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 노동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광주FC는 예전에도 계약직 직원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 당국으로부터 ‘시정 권고’ 등을 받았다. 이 축구단은 광주광역시장이 구단주인 시민구단으로 운영되고 있다.

2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FC U-15 전 감독 A씨(55)는 ‘광주FC가 노동관계법을 위반했다’며 광주지방노동청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A씨는 사실상 정규직과 같은 일을 했지만 ‘계약 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일방적 해고를 통보받고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A씨는 2015년 1월 공개채용을 통해 1년 계약직인 광주FC 스카우터로 채용됐다. 선수를 발탁하는 업무인 스카우터는 대부분 프로축구단에서는 외근으로 분류한다고 한다.

하지만 A씨는 출근 직후부터 내근직 업무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구단 지시에 따라 매일 오전 8~9시쯤 사무실로 정상 출근을 하고 운영 회의에도 대부분 참석했다는 것이다. A씨는 2020년부터 대표이사의 지시로 유소년팀 감독까지 겸직했지만 지난해 12월 계약 중단을 통보받고 해직됐다.

특히 A씨는 9년 동안 일했지만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A씨는 “시민 한 사람으로서 광주FC의 발전을 위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는데 퇴직금도 받지 못하고 내팽개치듯 쫓겨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광주FC는 이전에도 계약직 직원들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 당국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2021년 계약이 끝난 한 직원이 퇴직금을 문제 삼자 뒤늦게 일부를 지급했다. 2020년 같은 문제로 노동청으로부터 시정 권고를 받은 뒤 해당 직원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광주FC는 A씨가 프리랜서인 만큼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임근훈 광주FC 경영본부장은 “A씨가 일반 노동자처럼 근무를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프리랜서에 가깝다”면서 “A씨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계약서에 서명까지 해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노동일 광주FC 대표이사는 “A씨와 (기존에 퇴직금 문제가 불거진)다른 직원들의 계약서 내용 자체가 달라 A씨에게는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A씨의 계약 중단은 선수 부모의 문제 제기와 내부 불화 등으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 전문가들은 계약서 내용과 상관없이 근로 계약을 반복하였을 경우 퇴직급 지급 대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상건 유정노동법률사무소 대표노무사는 “퇴직금은 퇴사 시 발생하는 채권이다. 퇴사 이후가 아닌 이전에 작성한 계약서는 효력 자체가 없다”며 “프리랜서 계약을 했더라도 만 12개월 이상 전속 근로자처럼 일했다면 퇴직금을 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노동청은 다음 주쯤 A씨와 광주FC 관계자를 불러 대질 조사할 예정이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