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탭'하면 나오는 K-옹달샘...개발도상국 '식수난' 해결사로 떴다
수도꼭지만 틀면 흘러나오는 깨끗한 식수,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서는 극히 일부만 누리는 사치다. 전세계 수십억명의 사람들은 여전히 오염된 식수 탓에 콜레라, 장티푸스 등 수인성 전염병에 노출돼 있다. 매년 50만명 이상의 사람이 수인성 전염병으로 목숨을 잃는다.
그러나 식수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상하수도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당장 식수 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면 각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간이 정수시설이 필요하다.
오 대표가 처음 선보인 컨셉트는 자외선(UV)를 활용한 마개형 살균기 '라디스(LADIS)'다. 일반적인 생수 패트병에 장착할 수 있는 형태로 2ℓ 기준 2분만 켜놓으면 세균 99.9%를 제거한다.
오 대표의 아이디어는 2018년 삼성전자 투모로우 솔루션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해 3억원을 지원 받았다. 이듬해 지정 위탁 사업에 선정돼 티에이비를 설립하게 됐다. 오 대표는 "이를 통해 빠르게 연구개발(R&D)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 대표가 겨냥한 주요 시장은 개발도상국이다. 공적개발원조(ODA) 목적으로 주로 납품된다. 정부가 구입해 우크라이나 병원에 1000대를 납품했다. 오 대표는 "병원에 있는 무균실 환자들에게는 밀봉된 생수가 공급돼야 하는데 일반적인 생수는 개봉 이후 4시간 넘으면 폐기해야 한다"며 "그러나 라디스로 살균을 하면 4시간 지난 이후에도 다시 마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티에이비는 2021년 4월 코이카의 초기기업 사업화 교육 프로그램 'CTS(Creative Technology Solution)'에 선정됐다. CTS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ODA에 적용해 기존 방법으로는 해결이 어려웠던 개발 협력 난제를 해결하는 걸 목표로 한다. CTS에 선정된 기업은 3억원의 지원금과 함께 운용사인 한국가치투자로부터 일대일 맞춤형 멘토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스프링 탭은 텀블러 크기의 간이 정수 필터다. 물이 가득 든 물통 입구에 부착하고, 옆으로 눕혀 놓으면 시간당 1ℓ의 깨끗한 식수를 생산한다. 자기 전에 눕혀 놓으면 10~15ℓ 의식수를 얻을 수 있다.
오 대표가 스프링 탭을 개발하면서 가장 신경 쓴 점은 가격과 편의성이다. 기존 간이 정수기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다. 오 대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아리 형태의 간이 정수기와 비교해 스프링 탭의 가격은 절반 수준"이라며 "무게도 훨씬 가볍고, 세척도 쉽다"고 말했다.
실제 덴마크의 베스터가르드프랑센그룹에서 개발한 빨대형 간이 정수기 '라이프 스트로우(Life Straw)'를 케냐 서부에 88만대를 공급한 결과 270만톤 규모의 탄소 배출을 절감했다.
오 대표는 "구독경제식 모델로 스프링 탭으로 생산되는 식수의 양을 추적해 탄소배출권을 얻을 계획"이라며 "글로벌 에너지 기업 역시 관심을 보이며 협업을 제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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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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