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지상의 힘 vs 천상의 힘

신인철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신학과 부교수 2024. 1. 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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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가진 힘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한다.

자신이 가진 힘을 잘 사용하면 많은 사람에게 평화와 기쁨을 가져다주지만, 부정적으로 사용하면 다른 사람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기도 한다.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권력은 지금까지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는 대립의 아이콘으로 인식됐다.

권력을 가진 자는 힘없는 자들에게 자신의 욕망을 숨기면서 은근히 힘을 과시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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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철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신학과 부교수

사람이 가진 힘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한다. 자신이 가진 힘을 잘 사용하면 많은 사람에게 평화와 기쁨을 가져다주지만, 부정적으로 사용하면 다른 사람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힘을 권력이라고 표현한다. 역사 이래 권력의 중심에 있는 자가 세상의 지배자가 됐다. 어쩌면 권력의 중심에 있던 자들은 존경의 대상이었고, 그들은 한 시대를 풍미한 역사적 인물로 후대에 귀감이 되거나 유명한 인물로 이름을 남겼다. 그래서 사람들은 부모로부터 권력을 넘겨받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이 흉내 낼 수 없는 비범한 노력으로 권력을 소유하려는 욕망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인류는 권력의 화상을 그 시대의 사회 변혁과 문화적 가치에 따라 그 형상을 바꾸어 놓았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권력 형성의 역학관계는 정치적 능력과 그 사회가 인정한 명예에 의해 결정됐다. 바닷물이 풍랑에 용솟음치듯 시대의 형상이 예측할 수 없도록 변화였지만, 권력의 중심에는 여전히 정치적 힘과 명예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 혁명 이후 권력의 판도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된다. 정치적 능력과 사회적 지위의 화상인 명예는 권력자가 그 자리를 유지하도록 돕는 핵심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맘몬(Mammon)이 권력의 심장부에 새로운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맘몬은 '부'(富) '돈' '재물' '이익'이란 뜻이다.

산업혁명 이전 시대에도 '맘몬'을 숭배하고 돈이 권력을 만들거나 권력이 돈을 모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사회적 통습(通習)과 윤리는 돈을 사랑하는 것을 저급한 자들의 상술로 치부하는 측면이 있어, 인간 내면에 있는 물질 욕망을 어느 정도 자제시킨 측면도 있었다. 현대 사회 역시 물질이 권력과 깊은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MZ 세대라 불리는 젊은이들은 오로지 삶의 행복을 물질 소유에서 찾으려는 인생관을 추구하는 모습이다. 우리 사회가 물질의 권력에 함몰되어 인간의 존엄이 상실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물론 다음세대가 건전한 사고를 바탕으로 한 물질의 풍요를 지향한다면, 우리는 마땅히 그들을 축복하고 응원해야 한다.

권력을 추구하는 인류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이 세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운행된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셨고, 지금도 인류의 역사를 주관하시고 세계를 다스리는 최고의 권력자이다. 하나님은 당신의 권력을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 땅에 보여주셨다. 하나님이 추구한 권력은 굴림이나 지배가 아닌 그분의 표상(表象)인 섬김과 사랑으로 나타난다. 사망 권세를 가진 구원자로 이 땅에 온 예수는 제자들의 발을 씻기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예수는 유대인으로부터 멸시의 대상이었던 창기와 세리들의 친구가 되어 주었다. 섬김을 받은 제자들은 또 다른 사람을 섬기라는 사명으로 전환된다. 고대 지중해 계층 사회에서 신분의 벽을 허물고 사회의 최하류층인 세리와 창기를 품은 예수의 사랑은 위대한 사랑의 권력이며 우리가 반드시 가져야 할 힘의 활용법이다.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권력은 지금까지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는 대립의 아이콘으로 인식됐다. 권력을 가진 자는 힘없는 자들에게 자신의 욕망을 숨기면서 은근히 힘을 과시하려 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권력의 틀을 무너트리고 자신이 가진 힘을 섬김과 사랑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하나님이 그의 아들 예수에게 모든 권세를 주어 이 땅에 보냈기 때문이다. 이제 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이 주신 섬김과 사랑의 권력을 만천하에 휘둘러야 할 것이다. 신인철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신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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