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문희, 남편 향한 그리움 "저녁만 되면 우울, 병원에서 진짜 사랑 해봐" ('유퀴즈')[SC리뷰]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유퀴즈' 나문희가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추억했다.
24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배우 김영옥, 나문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김영옥과 나문희는 MBC 성우 1기 동기로 60년 인연을 맺었다. 김영옥은 '태권브이'의 훈이, '마징가Z' 쇠돌이, '마린보이' 등의 유명 캐릭터들을 소화했다고. 김영옥은 "나문희 얘기해라. 내가 그렇게 변두리를 할 때 주인공을 많이 했다"며 나문희가 마릴린 먼로, 소피아 로렌 등의 영화 여주인공을 도맡았다고 밝혔다. 김영옥은 "우리가 다해먹었다. 정말 MBC 기둥뿌리 하나는 우리가 더빙한 것"이라 밝혔다.
두 사람은 서로를 치켜세우기 바빴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으로 80대의 나이에 월드스타가 됐다는 말에 김영옥은 "월드스타는 무슨"이라고 부인했지만 나문희는 "이 나이에 이렇게 잘 뛰는 할머니 어디에도 없다"고 칭찬했다.
이정재의 엄마 역으로 출연한 김영옥은 "고생하는 역이니 불쌍한 모습을 보이면 되겠구나 했는데 너무 이상한 영화를 너무 잘 만들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두 사람은 어떤 엄마, 어떤 할머니일까. 김영옥은 "다른 엄마들보다 50%도 못하지 않았을까. 나는 최선은 다했는데 50%는 못한 거 같다"고 토로했고 나문희도 "그래도 (김영옥은) 김치도 잘하고 음식도 곧잘 하신다. 저는 그렇지 못한 건달 엄마. 그래도 아이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남편을 떠나보낸 나문희는 남편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나문희는 남편에 대해 "영어 선생이었는데 나한테는 백과사전이자 선생이었다. 많이 도움이 됐다"며 "잔소리나 이런 게 너무 싫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남편이 아프면서 떨어져 있으니까 그런 시간들이 상당히 귀하더라. 다른 젊은 엄마나 늙은 엄마가 지금 이 순간이 좋다는 걸 알아야 할 거 같다"고 밝혔다.
남편을 보낸 심경에 대해서는 "백과사전이 없어서 조금 허전하다. 나름대로 날개를 단 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밝혔다. '소풍' 촬영이 끝나자마자 남편이 수술을 하게 됐다며 "그 작품을 정말 잘하고 싶었다. 남해하고 부산에서 찍었는데 그 작품만 하겠다하고 영감은 동생하고 딸들한테 맡겨놓고 갔다. 촬영 끝나고 집으로 오는 날 '여보 나가서 운동 좀 해. 그래야 나랑 내일 또 운동하지' 했는데 그날 넘어진 거다. 그래서 뇌 수술을 했다"고 떠올렸다.
김영옥은 "(나문희가) 병원에 있으니까 한갓지고 괜찮은데 벽만 보고 있으니까 좀 그렇다더라"고 털어놨다. 남편이 떠난 후 나문희의 곁을 지킨 건 김영옥이었다. 나문희는 "장례식에 와서 6시간을 있었다. 정말 감동이었다. 우리 나이에 어떻게 장례식장에서 6시간을 있을 수 있냐"고 김영옥에게 고마워했다. 김영옥은 "문희를 많이 추세워준 훌륭하신 분으로 기억한다"고 나문희의 남편을 기억했다.
나문희는 남편을 떠올리며 '서른 즈음에'를 불렀고, 김영옥은 나문희의 노래에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나문희는 "5~6시, 저녁 시간이 되면 우울하더라. 빈 집에 혼자 있는 게. 짐을 줄여서 작은 집으로 갈까 했는데 갑자기 줄이는 것도 이상한 거 같다. 그 사람 물건도 있으니까"라며 "그래서 '서른 즈음에'를 불렀는데 훨씬 운동이 되고 우울한 게 없어지더라"라고 밝혔다.
나문희는 '서른 즈음에'에 대해 "너무 나하고 가까워 노래가. 그래서 그 노래가 싫다. 그랬는데 노래하다 보니까 가까워서 좋더라. (가사에서)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라고 하는데 아무리 이 나이라도 사랑은 느끼잖아. 우리 영감님이 가까이 있을 때는 잔소리도 많고 해달라는 것도 많아서 불편한 것도 많았다. 병원에 있으니까 진짜 사랑하게 되더라. 내가 남편을 정말 많이 사랑했구나 라는 걸 느꼈다. 병원에 있을 때 진짜 사랑을 해봤다. 여보 사랑해"라고 하늘나라에 있는 남편에 사랑을 보냈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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