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은 좌타자 이정후, NL 서부 지구에 좌완 선발은 4명뿐 [SS포커스]

SF 자이언츠 좌타자 외야수 이정후는 2024년 톱타자 테이블 세터로 메이저리그를 시작한다. EPA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야구는 승부처에서 좌타자, 좌완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메이저리그의 종합순위표를 보면 시즌 성적과 함께 좌우완의 성적도 비교해 놓는다. 좌완 승부가 중요해서다. 야구 선수를 우투좌타, 스위치히터로 만드는 이유가 좌완 상대 때문이다.

지난 시즌 좌완에 가장 많은 승수를 올린 팀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볼티모어 오리올스다. 시즌 101승61패(승률 0.623)에서 좌완 상대는 36승17패로 승률 0.679로 더 높다.

2023년 정규시즌에 좌완 상대 30승 이상을 거둔 팀은 3팀에 불과하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30승20패), 필라델피아 필리스(30승21패) 등이다. 자이언츠가 유일하게 전체 승률 5할 이하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 달러에 계약한 이정후는 좌타자 테이블세터다. 성적 부진으로 해고된 게이브 케플러는 선발 투수 좌-우완에 따라 톱타자로 바꿨다. 케플러는 철저한 플래툰시스템 신봉자였다. 신임 봅 멜빈 감독은 올드 스쿨 타입으로 플래툰시스템에 매달리지 않는 스타일이다. 타격감과 출루율이 높으면 톱타자로 기용했다. 후반기 김하성이 톱타자로 기용된 이유다.

좌타자는 좌완에 약점을 드러낸다. 이를 극복하면 좌우완을 가리지 않는 붙박이가 된다. 최지만의 경우 탬파베이 레이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플래툰 대상자였다. LA 다저스가 선발 로테이션이 완성됐음에도 베테랑 좌완 제임스 팩스턴을 1년 계약으로 영입한 이유가 우완 일색이기 때문이다.

올해 MLB 무대에 데뷔하는 이정후는 다소 운이 좋은 편이다. 서부 지구에 좌완 선발이 두드러지지 않아서다. 다저스는 팩스턴 영입으로 좌완 1명을 확보했다. 지난 시즌에는 사이영상 투수 클레이튼 커쇼, 훌리오 유리아스 등 정상급 좌완 2명이 로테이션을 지켰다. 프리에이전트인 커쇼는 어깨 수술로 복귀 시점이 불투명하다. 유리아스는 가정폭력으로 올해 MLB 복귀는 어렵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를 4년 8000만 달러로 영입해 좌완을 보강했다. 서부 지구에서는 가장 뛰어난 좌완이다. 선발 로테이션에 다저스처럼 좌완 1명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현재로는 좌완 후보가 없다. 우완 일색이다. 서부 지구 최하위 콜로라도 로키스가 2명이다. 카일 프리랜드(6승14패 5.03)와 오스틴 곰보(9승9패 5.50)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와 4년 8000만 달러 FA 계약을 맺었다. 2024년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선발 좌완으로 가장 뛰어나다. AP연합뉴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좌우완을 가리지 않았다. 그에게 위협을 준 투수도 없었다. 이정후는 사적인 자리에서 “KBO리그에 어려운 투수는 없다”라고 했다. 그러나 세계 최고수들이 경쟁하는 MLB 무대는 다르다. 좌타자로 효과적인 좌완 공략이 쉽지 않은 곳이다.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에서 어떻게 적응할지가 중요하다. 자이언츠의 개막전 시리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원정 4연전, LA 다저스 원정 3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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