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짜증이 많이 났다"…전반기 '최악의 부진' 교훈 삼은 한유섬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나 자신한테 짜증이 많이 났다."
지난 시즌 한유섬(SSG 랜더스)은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을 보냈다. 전반기에는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34안타 2홈런 22타점 12득점 17볼넷 50삼진 타율 0.185 OPS 0.531로 좀처럼 방망이가 터지지 않았다. 6월에는 잠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며 2군으로 향하기도 했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난 뒤 후반기 초반에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한유섬은 주장직을 내려놓았고 임시 주장을 맡았던 오태곤이 정식 주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점점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는 9월부터 시즌 막판까지 32경기에 출전해 45안타 3홈런 27타점 14득점 타율 0.425 OPS 1.105를 마크했다. 지난 시즌 최종 성적은 91안타 7홈런 55타점 29득점 타율 0.273 OPS 0.748.
한유섬은 NC 다이노스와의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도 5안타 2홈런 4타점 3득점 타율 0.385 OPS 1.305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SSG는 3연패당하며 포스트시즌을 마쳤다. 그는 잠시 휴식한 뒤 곧바로 훈련에 돌입해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
지난 2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 Hall2에서 열린 '신규 BI(Brand Identity) 런칭 및 팬 페스티벌'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난 한유섬은 "예년보다 조금 일찍 준비했다. 아쉽게 가을야구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2주 정도 쉬고 11월 초부터 바로 몸을 만들었다"며 "비시즌 때 가족들이랑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한다. 그런 특별한 시간을 제외하고는 웬만하면 운동을 했다. 비시즌 운동이 정규 시즌 때 잘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부상이 없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몸을 만들었고 잘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유섬은 지난 시즌 전반기 부진을 교훈으로 삼기로 했다. 그는 "최악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지금 시점에서도 돌아보면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시즌도 보내봤으니 어떻게 보면 또 경험치가 쌓인 거다. 그렇기 때문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된다 생각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올해 잘하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한유섬이 부활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기 때문이었다. 한유섬은 "모든 선수가 꾸준히 하고 싶고 일관성을 추구할 텐데 내 커리어를 돌아보면 내가 솔직히 그렇게 꾸준한 선수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임팩트가 강한 이미지라 생각하고 특정 경기가 계기가 됐다기보다는 심적 부담을 내려놓은 것이 살아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아무래도 쫓기면 마음이 급해지고 퍼포먼스가 안 나오는데 아무래도 초반에 페이스가 너무 안 좋고 2군도 왔다 갔다 하니까 많이 다운이 됐던 것 같다. 그래도 2군에서 두 번째 올라올 때는 솔직히 말해 막말로 보이는 게 없었다. '어차피 올해(2023년) 내 성적은 글러 먹은 것 같으니 편안하게 치자'고 생각함과 동시에 잘 풀렸다"고 덧붙였다.
한유섬은 2017시즌 29홈런을 시작으로 2018시즌 41홈런, 2019시즌 12홈런, 2020시즌 15홈런, 2021시즌 31홈런, 2022시즌 21홈런으로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렸다. 하지만 지난 시즌 7홈런으로 연속 기록이 깨졌다. 그 부분을 많이 아쉬워했다.
한유섬은 "지난해 두 자릿수 연속 홈런 기록이 깨진 것이 내 자신한테 많이 짜증이 났다. 홈런에 대해 그렇게 언급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게 기대하는 수치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을 것이다"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 내 자신한테 화가 났고 일단은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싶다. 홈런보다 조금 더 욕심이 나는 건 타점이다. 나는 타점 생산에 욕심이 많아서 누상에 주자가 많이 깔려 있을 때 잘 쳐서 많이 불러들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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