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막강 선발진? 뜯어보면 변수 많다… 김종국은 6번째 선발에 주목한다

김태우 기자 2024. 1. 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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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강력한 6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황동하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가 2024년 KBO리그 순위표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기본적인 뼈대가 그래도 잘 갖춰진 팀이기 때문이다. 투‧타의 기둥들이 있고, 그동안 모은 전력도 제법 된다. 특히 타선은 리그 정상을 다툴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마운드 구색도 비교적 잘 갖춰진 상태다.

이에 현장에서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중‧하위권으로 평가되기보다는 그 이상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상당수 현장 감독들은 지난해 ‘빅2’였던 LG와 kt를 제외한 나머지 중위권 팀 중 KIA를 가장 눈여겨보고 있다. 실제 득실점 마진을 기반으로 한 피타고리안 승률에서 KIA는 지난해 0.555를 기록했다. 이는 정규시즌 1위 팀 LG(.613)에 이은 리그 2위 성적이었다. 타선의 숱한 부상 공백에도 이런 성적을 냈다는 건 기본 밑바탕은 된다는 의미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데 있어 반드시 건재해야 할 선발 쪽의 전력도 나쁘지는 않다. 다른 팀들이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선발진에 카드들이 있기 때문이다. 에이스 양현종을 비롯, 차세대 에이스로 뽑히는 이의리에 지난해 신인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했던 윤영철까지 세 카드가 버틴다. 여기에 지난 2년간 머리가 아팠던 외국인 카드도 올해는 기대를 걸 만하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한 윌 크로우, 그리고 세인트루이스 40인 로스터에 있던 제임스 네일을 장고 끝에 영입하며 두 자리를 채웠다.

크로우-네일을 필두로 토종 좌완 트리오로 이어지는 KIA의 선발진은 리그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전력은 보수적으로 보는 게 무조건 옳다. 특히 지난해 6위 팀이었던 KIA라면 더 그렇다. 겉보기에는 굉장히 탄탄해 보이는 전력이지만, 뜯어보면 변수도 도사리고 있다.

일단 외국인 투수는 까봐야 안다. 경력이 아무리 화려해도 적응하지 못하면 꽝이다. 크로우는 올해 입단한 외국인 투수 중에서는 가장 좋은 구위를 자랑한다. 타 팀 외국인 스카우트들도 공히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지난해 어깨 부상 경력이 걸린다. 네일은 건강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메이저리그는커녕 마이너리그에서도 선발 경력이 별로 없다. 경력의 대부분을 불펜에서 보냈다. 갑자기 불어나는 이닝을 온전히 소화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두 외국인 투수 모두 어느 시점에는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토종 쪽에서도 양현종은 이제 30대 후반으로 향해가는 나이다. 지난해에도 171이닝을 던지며 건재한 어깨를 과시했지만 갈수록 관리가 필요해진다. 양현종도 지난해 경험에서 적당한 휴식의 중요성을 느꼈을지 모른다. 윤영철은 지난해 1군에서만 122⅔이닝을 던졌고, 이닝이 갑자기 불어난 건 맞는다. 많은 신인급 선수들이 그랬듯이 올해 전반적인 구위는 지켜봐야 한다. 이의리도 지난해 제구 불안이 있었다. 정점을 찍은, 완벽한 계산이 서는 선수까지는 아니다.

그래서 예비 자원이 필요하다. KIA는 지난해 6번째 선발 투수가 마땅치 않아 시즌 중‧후반 고전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교체기에 들어갈 만한 선발이 마땅치 않았다. 사정이 이런데 토종 선수들의 휴식 시간을 채워줄 여력은 더더욱 없었다. 진짜 높은 곳을 바라보려면 장거리 마라톤을 해야 한다. 페이스 조절을 위해 6번째, 7번째 선발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한편으로는 이런 선수들이 양현종 이후의 시대를 대비하는 초석이 되기도 한다.

▲ 지난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김기훈은 다방면에서 검토되고 있는 카드다 ⓒKIA타이거즈
▲ 조대현은 선발 안착 시점과 별개로 꾸준하게 선발 자원으로 관리될 가능성이 크다 ⓒKIA타이거즈

김종국 KIA 감독도 지난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당시 차분하게 예비 선발 자원을 찾아볼 뜻을 드러냈다. 지금 단계에서 구상이 확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당시 김 감독이 이야기했던 자원은 지난해 그 몫을 하며 가능성을 드러냈던 황동하를 비롯, 김기훈 김유신 장민기 조대현 등이 후보였다. 캠프를 거치며 구상이 수정될 수는 있으나 일단 KIA가 현시점에서 쓸 수 있는 예비 선발 자원에 가장 가까워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다른 선수들의 보직은 다소 유동적이지만, 김 감독은 황동하는 선발로 계속 육성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황동하는 어차피 1군에 있지 않을 때도 퓨처스에서 선발 후보로 계속 로테이션을 돌아야 하는 선수”라고 정의했다. 황동하는 지난해 1군 13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6.61로 성적 자체는 그렇게 좋지 않았으나 몇몇 대체 선발 경기에서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눈도장을 받았다.

김기훈 김유신 장민기의 보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김 감독은 선발 후보군에 있다고는 이야기했지만, 불펜도 경험할 수 있다면서 여지를 뒀다. 혹은 2군에서는 선발, 1군에서는 불펜으로 활용될 여지도 있다. 선수들의 성장세를 지켜봐야 한다.

올해 1라운드 신인인 조대현도 캔버라 스프링캠프에 불러 구위와 전반적인 기량을 확인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하면서 (어느 보직이든) 1군 쪽에 못 들어오는 상황이라면 일단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쪽으로 먼저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완 선발 쪽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넌지시 구상을 드러냈다.

모든 계획은 유동적이고, 어쨌든 스프링캠프에 가서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해야 대략적인 교통정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교통정리는 2024년 퓨처스팀의 선발 로테이션과도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팀의 장기적인 관점과도 맞닿을 공산이 크다. 곧 시작될 캠프에서 KIA가 어떤 퍼즐 조각에 주목하게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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