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S+] 수백억 상속세 4번 내고도 "납부 몰랐다"… LG 세모녀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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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재판에서 드러난 각종 증거와 증언을 종합하면 세 모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이 많이 눈에 띈다.
2018년 별세한 구본무 전 회장은 ㈜LG 주식 11.28%를 비롯해 약 2조원 규모의 재산을 남겼다. 이 가운데 구광모 회장이 ㈜LG 지분 8.76%를, 세 모녀는 ㈜LG 주식 일부(구연경 2.01%·구연수 0.51%)와 금융투자상품·부동산·미술품 등을 포함해 5000억원 규모의 재산을 물려받았다.
유산 분할 과정에서 총 10차례 협의가 이어졌고 세차례의 협의서 작성이 있었다. 1차 협의서 초안에서는 LG 주식 등 그룹 경영권 관련 재산은 구광모 회장이 모두 상속받기로 하고 상속세도 구 회장이 모두 납부하는 것으로 했다.
하지만 김 여사가 딸들이 주식 한 주를 못 받는 게 서운하다고 말하면서 지분 2.52%를 두 딸이 상속하는 것으로 하고 상속세는 상속받은 재산에 따라 각자 납부하는 것으로 2차 협의서가 마련됐다. 이후 세 모녀 측이 기부처를 자신들과 관련된 곳으로 늘려달라고한 내용까지 반영한 3차 협의서에 서명을 하게됐다.
실제로 김 여사 등의 자필 서명이 담긴 협의서를 비롯한 서류들은 재판 과정에서 구 회장 측이 모두 증거로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세 모녀는 언론 인터뷰에서 협의서의 내용과는 다른 주장을 펼친 것이다.
수백억원의 상속세가 납부된 것을 수년동안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주장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유족들은 유산에 대한 상속세를 2018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6차례에 걸쳐 연부연납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세 모녀가 납부할 상속세는 모두 2700억원가량이며 한 회차에 약 450억원을 내야 한다. 3년 동안 1800억원이 빠져나간 걸 몰랐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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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의 대출이 자신들도 모르게 이뤄졌다는 점도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첫 변론기일에서 공개된 바에 따르면 세 모녀는 협의서 작성 이후 상속세 납부와 재산 관리를 평소처럼 LG 재무관리팀에 맡겼다. 현금이 부족한 구연경 대표와 구연수씨는 주식을 담보 대출이 필요했는데 LG 재무팀은 이를 가족들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특히 거액의 대출을 위해서는 당사자의 신분증 등을 비롯해 여러 확인절차도 거쳐야 한다.
그동안의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인 구광모 회장 측은 유족간 협의에 따른 정당한 상속이었고 세 모녀가 모두 동의했다는 것을 입증할 각종 증거물을 공개했다. 반면 세 모녀는 '모른다' '알지 못했다' 속았다' 등의 주장을 펼치면서도 그에 대한 증거는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세 모녀 측은 구본무 선대회장의 ㈜LG 주식 상속에 대한 유언이 있었던 것으로 기망을 당해 속아서 상속에 협의하게 됐다고 주장했지만 LG 오너일가의 재산 관리와 상속 분할 협의 등을 총괄한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은 구 선대회장의 유지가 담긴 메모를 세 모녀에 보여줬고 자필 서명까지 받았다고 증언했다. 실제 재판에서 공개된 동의서에는 '본인 김영식은 고 화담 회장님(구본무 선대회장)의 의사를 좇아 한남동 가족을 대표해 ㈜LG 주식 등 그룹 경영권 관련한 재산을 구광모에게 상속하는 것에 동의함'이라는 문구와 함께 김 여사의 서명이 담겼다.
세 모녀가 말을 바꾼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다. 원고 측은 소송 제기 당시 "경영권 분쟁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두번째 변론기일에서 김 여사가 "구(연경) 대표가 잘 할 수 있다. 경영권 참여를 위해 지분을 다시 받고 싶다"고 말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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