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 이선구 경기도의원 "정치 마음 안들수록 적극 참여해야…"[영상]
"'내가 원하는 정치'…스스로 참여해야 보장받을 수 있어"
부천 충청향우회장 출신인데… "지역주의는 후진적 발상"
향우회 조직 정치개입 NO…봉사활동 중심 운영 돋보여
정치의 묘미는 '표결' 아닌 '합의'
"늦더라도 서로 양보하며 협의해야 진정한 정치"
부천 주민 숙원 원도심 재생에 총력
"도시재생 사업이 노후화된 도시 재생의 마중물 돼야"
"정치 현실이 마음에 안 들수록 더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정치'는 스스로 참여할 때만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게 경기도의회 이선구 의원(더불어민주당‧부천2)의 지론이다.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도 "지지하는 당이 있으면 권리당원을 가입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 보라고 조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향 사람이니 찍고 타 지역 출신이라 싫어한다는 것은 후진적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의원이 정치에 발을 담그게 된 배경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충청향우회'가 있다. 그의 고향은 충남 보령이다. 부천에서 40년을 살며, 충청향우회에 몸담고 살아왔다.
"지역사회 안에서 향우회는 자칫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조직으로 비춰질 수 있고, 또 그런 부작용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개인의 정치활동은 장려했지만 향우회 전체가 어느 당을 지지하고 반대하는 행위는 철저히 배격했습니다."
2006년부터 4년동안 회장을 맡기며, 그가 향우회 회장을 비롯한 주요 간부들은 당적을 갖지 못하게 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 이유다. 대신 향우회 조직을 중심으로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펼쳐 나갔다.
이 의원은 "다른 향우회들과 다르게 정치 개입을 최소화하고, 봉사활동에 집중한 게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은 것 같다"며 "지역 정치인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고 쑥스러워 했다.
느긋하고 신중한 충청사람들의 성품일까. 이 의원 정치 철학 역시 신중함에 닿아 있다. 정치의 묘미는 '표결'이 아닌 '합의'라는 그는 "다소 늦게 가더라도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며 한 발 물러서며 협의하는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재선 도의원으로서 그는 부천지역의 숙원 사업인 원도심 재생에 애쓰고 있다. 이 의원은 "이번 도시재생 사업은 노후화된 도시를 재생시킬 수 있는 마중물 사업이 돼야 한다"며 "공통의 이익을 찾기 위해 주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선구 의원과의 일문일답.
Q.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고향이 충남 보령이다. 부천으로 이사 와 40여 년을 살며 충청향우회 활동을 했다. 향우회는 자칫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조직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어떤 정서를 함께하는 애향심으로 뭉친 생산적인 단체로 기능할 수 있다. 2006년부터 4년간 충청향우회 회장을 역임하며 애민 정신을 바탕으로 지역 사랑과 국가 발전의 원동력을 다지는 시간을 경험했다.
다른 향우회들과는 다르게 운영했다. 사업 계획에 희생과 봉사활동을 넣어 다른 향우회의 모범이 됐다. 그런 활동들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김경엽 국회의원, 안희정 전 충남지사, 김만수 전 부천시장 등 주변의 추천을 받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
Q. 향우회, 정치적 갈등 요소가 있기 마련인데.
A. 향우회 회장을 비롯한 주요 간부는 당적을 가질 수 없게 했다. 하지만 여든 야든 어떤 회원이 개인의 영역에서 자유로운 정치 활동은 할 수 있다. 개인의 정치활동은 장려했지만 향우회 전체가 어느 당을 지지하고 반대하는 것은 철저히 배격했다.
큰 틀에서 보면 충청인들의 정서는 보수와 진보가 비슷비슷하다. 사람 중심의 선택을 하는 정서이기 때문에 크게 애로는 없었다. 충청인들의 고유 에너지 중에는 발전적인 품성이 있다. 혹자는 느리다고 하지만 신중하고 여유 있는 면은 충청인을 대표하는 품성이나 기질이 아닌가 싶다. 그런 것들을 발전적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향우회 지도부의 생각이었다.
Q. '정치를 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린 이유는?
A. 정치 현실이 마음에 안 들수록 더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정치'는 참여할 때만 보장받을 수 있다. 고향 사람이니 찍고 타 지역 출신이라 싫어하는 건 후진적인 발상이다. 좋아하는 당이 있으면 권리당원을 가입해 정치에 참여하라고 평소 조언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충청인들은 정치에 소극적이다. 적극적인 충청인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정치에 직접 뛰어들게 됐다.
Q. 기억에 남는 의정 활동은?
A. 10대 경기도의회는 민주당이 일방적이었다면 11대는 여야 의석수가 78대 78 동수다. 어떤 역할을 하고 싶었다. 상임위원장 직무대행 시절 여야 견해차가 있는 안건이 상정됐다. 지도부에서는 강력하게 통과를 요구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 당시 의원들에게 "의정 생활은 아주 보람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작은 차이로 2년 동안 함께 할 동료 의원끼리 그러지 말고, 나 있는 동안 표결은 안 한다"고 말했다. 일방적인 표결이 아니라 합의하라고 강조했다. 그것이 서로를 배려하는 품격이다. 양보하고 한발 물러서면 별 것 아니다. 상호 서로 존중하고 토의하며 협의하는 과정이 정치의 가장 기본정신이다.
Q. 지역구인 부천시의 관심 현안은 무엇인가.
A. 지역의 숙원은 원도심 재생이다. 약 40년 전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조성된 도시다 보니 주택 노후화뿐 아니라 주차장 문제, 커뮤니티 공간 등 여러 가지 도시 기반시설들이 부족하다.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 중에 있지만 고민이 많다.
도시재생을 하면 크게 바뀔 거라 기대하지만 몇 천 세대에 100~200억 정도 들어가는 사업이다. 실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건 그리 크지 않다. 이번 도시재생 사업은 노후화된 도시를 재생시킬 수 있는 마중물 사업이 돼야 한다.
또 지난 뉴타운 개발로 인한 지역 내 갈등으로 아픈 상처가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신뢰다. 한 필지, 한 필지가 시민들의 소중한 재산으로 신뢰를 갖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서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 누군가의 희생과 솔선수범이 전제되지 않는 도시재생은 없다. 공통의 이익을 찾아 협의할 수 있도록 주민들과 소통을 많이 하고 있다.
Q. 본인 정치의 목표는 무엇인가?
A. 좀 더 품격 있는 정치를 하고 싶다. 원칙을 존중하되 배려하고 양보할 줄 아는 것이 품격이라고 생각한다. 또 목소리가 낮은 정치가 목표다. 평소 좋아하는 말이 상선약수(上善若水)다. 물처럼 모든 걸 포용하고 낮은 자세로 이해하려 한다. 다만 물이 화가 나면 모든 걸 쓸어버리듯 불의와 옳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외유내강의 모습으로 정치를 하고 싶다.
Q. '이선구는 OOO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A. 이선구는 '신사'다. 세월이 지나도 이선구는 '신사' 정치인이라고 기억해주시면 좋겠다. 억세지 못하고 똘똘하진 않지만 할 일을 다 하는 품격 있는 '신사'로 기억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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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윤철원 기자 psygod@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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