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기업 체감 경기, 11개월 만에 ‘최저’....“건설업 부진에 비제조업 ‘휘청’”

김동찬 2024. 1. 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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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 발표
전산업 업황BSI 69, 2023년 2월 이후 최저
플라스틱 중심으로 제조업 실적은 소폭 상승
무너진 건설업 경기에 비제조업 수익성 악화
기업경기실사지수(업황BSI) 추이.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플라스틱 가공품 매출이 늘고 화학제품의 수익성이 회복되는 등 제조업이 선방했으나 침체된 건설업 경기에 비제조업이 3년 4개월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탓이다.
■플라스틱·화학제품 반등에 살아난 제조업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 업황실적BSI는 69로 넉 달 만에 하락했다. 지난해 2월(69)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BSI는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한국은행 제공.
우선 제조업 업황실적BSI는 71로 전월에 비해 1p 상승했다. 제조업 업황실적BSI는 지난해 8월(67)부터 10월(69)까지 3개월 연속 상승하다가 11월과 12월 모두 70을 기록한 뒤 이달부터 다시 상승전환했다. 다음 달 전망지수는 71로 전월에 비해 2p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플라스틱 가공품 매출이 증가하면서 고무·플라스틱이 14p 상승했다. 또 주요제품 가격 상승 및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1차 금속이 8p 올랐고 중국의 화학제품 재고 증가율이 둔화하고 에에틸렌스프레드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화학물질·제품이 5p 상승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과 반도체 장비제조 업체 실적 개선 등으로 전월 9p나 오른 기계·장비의 경우 전월보다 2p 하락했다. 반도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자·영상·통신장비도 전월과 동일한 73으로 나타났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메모리 감산효과와 가격 회복, 수요 증가에 따라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으나 이달 실적에 바로 반영되지 않고 전망에 반영됐다”며 “장비는 큰 기업들도 있지만 작은 기업들도 있어 실적 개선에도 업황이 바로 좋아졌다고 답하지 않은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76로 전월보다 1p 올랐다. 중소기업도 같은 기간 1p 오른 66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71)과 내수기업(71) 모두 1p씩 증가했다.

제조업 매출BSI는 2p 증가한 78을 기록하며 한 달 만에 다시 상승전환했다. 내수판매(78)와 수출(80)이 모두 4p 증가한 결과다. 생산BSI도 3p 상승한 81을 기록했다. 채산성BSI는 전월보다 3p 상승한 81로 나타났고 다음 달 전망도 전월에 비해 2p 상승한 81을 기록했다. 자금사정BSI는 전월보다 1p 상승한 83을 기록했고 다음 달 전망은 82로 전월에 비해 1p 늘었다. 제품재고 수준과 신규수주 모두 1p 증가했다.

다음 달인 2월 제조업 업황전망BSI는 석유정제·코크스(+20p), 1차 금속(+6p) 등을 중심으로 2p 오른 71로 집계됐다.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5p), 내수기업(+4p)은 상승했으나 대기업(-1p), 수출기업(-1p)은 하락했다.

■4개월 연속 하락한 건설업에 비제조업 ‘울상’
한국은행 제공.
이달 전산업 업황실적BSI 하락세를 견인한 비제조업 업황실적BSI는 전월보다 3p 하락한 6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9월(62)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하락폭도 지난해 10월(-6p) 이후 가장 컸다.

황 팀장은 “제조업 업황이 회복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건설업 등 비제조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건설업은 수주감소나 PF사태로 인한 시장 조달 금리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비용 부담이 증가하면서 실적과 전망이 모두 좋지 않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건설업은 지난해 9월(68) 이후 이달까지 4개월 연속 감소하며 이달 58까지 떨어졌다. 건설 설계용역 발주가 감소하면서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도 7p 하락한 68로 집계됐다. 또 연말 예산소진을 위한 IT컨설팅 수주효과 소진으로 연초 실적이 감소하면서 정보통신업BSI가 전월보다 8p 급감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 밖에도 광업(60)이 18p, 숙박업(56)이 21p, 예술·스포츠·여가(61)가 11p 줄어들었다.

다음 달 비제조업 업황전망BSI는 정보통신업(+5p) 등이 반등함에도 운수창고업(-7p), 건설업(-4p) 등이 하락하면서 전월과 동일한 68로 조사됐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경영애로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내수부진과 인력난·인건비상승이 그 뒤를 이었다. 제조업의 경우 자금부족 비중은 전월에 비해 상승(+0.1%p)한 반면, 수출부진 비중은 전월에 비해 하락(-1.1%p)했다. 비제조업은 불확실한 경제상황 비중은 전월에 비해 상승(+1.9%p)한 반면, 인력난·인건비상승은 전월에 비해 하락(-1.0%p)
한편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심리지수를 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0.1p 상승한 91.5로 집계돼 7개월 만에 상승전환했다. ESI 원계열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하여 산출하는 ESI 순환변동치는 93.4로 전월보다 0.1p 상승하며 지난 2022년 12월(93.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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