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쓸어담았는데..‘상수’가 없는 로테이션, 다저스 투자의 결과는?[슬로우볼]

안형준 2024. 1. 25.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안형준 기자]

그야말로 시장을 쓸어담았다. 하지만 여전히 물음표로 가득하다.

메이저리그 오프시즌은 이제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스프링캠프 소집까지는 이제 채 한 달이 남지 않았다. 여전히 FA 시장에는 대어급 선수들이 남아있지만 이미 오프시즌의 승자는 정해졌다. LA 다저스다.

다저스는 FA 시장에서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제임스 팩스턴을 품었고 트레이드 시장에서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영입했다. MLB.com은 2024년 첫 파워랭킹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1위에 올려놓았지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가 다저스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다저스는 그야말로 피해갈 곳이 없는 타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키 베츠(2B)-오타니 쇼헤이(DH)-프레디 프리먼(1B)-윌 스미스(C)-맥스 먼시(3B)-제이슨 헤이워드(RF)-테오스카 에르난데스/크리스 테일러(LF)-제임스 아웃맨(CF)-가빈 럭스(SS)로 구성될 다저스 라인업은 1번부터 9번까지 위협적이다.

마운드에도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부었다. 오타니의 7억 달러 계약도 오타니가 그저 지명타자였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계약이었다. 여기에 야마모토와 글래스노우와 맺은 계약까지 더하면 다저스는 올겨울 로테이션에만 11억 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했다.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지만 마운드의 상황은 타선과는 다르다. 타선은 전성기가 사실상 지난 헤이워드와 신인급 선수인 아웃맨, 럭스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계산이 서는' 선수들이다. 커리어와 최근 시즌들을 감안할 때 어느정도 수준의 활약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마운드는 아니다. 특히 로테이션에는 사실상 '상수'가 없고 미지수만 있다. 물음표로 가득한 상황이다.

지난해 막바지 팔꿈치 부상을 당한 오타니는 올시즌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 최근 3년 동안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마운드 위에서의 활약도 궤도에 올라선 오타니지만 올해 '투수 오타니'는 전력 외 선수다.

오타니를 제외하면 나머지 선발투수들은 여전히 큰 물음표를 지니고 있다. 역대 투수 최고액 계약을 맺은 야마모토는 일본 무대에서의 엄청난 활약과 젊은 나이, WBC 등 국제 무대에서의 활약으로 기대치가 굉장히 높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직 데뷔조차 하지 않은 선수다. 물론 실패 확률이 높은 '복권'까지는 아니지만 새로운 무대, 한층 높은 수준의 리그에 입성하는 만큼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글래스노우는 건강에 대한 물음표를 커리어 내내 단 한 번도 지우지 못한 선수다. 2016년 데뷔해 지난해까지 빅리그에서 8시즌을 뛰었지만 단 한 번도 규정이닝을 투구하지 못했다. 지난해 던진 120이닝이 빅리그에서 한 시즌에 소화한 최다 이닝이었다. 사실상 매년 부상을 달고 사는 선수인 셈. 지난 행적을 감안하면 올해도 풀타임으로 로테이션을 지켜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냉정히 '어떤 부위든 부상을 당해 100이닝 전후를 소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현실적이다.

문제는 새 식구 뿐 아니라 기존 멤버들 역시 물음표가 크다는 점이다. 훌리오 우리아스가 가정폭력 혐의를 받아 팀에서 이탈한 다저스는 워커 뷸러를 기다리고 있다. 2018-2021시즌의 뷸러는 미지수보다는 상수에 가까운 에이스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2022년 토미존 수술을 받은 뷸러는 지난 시즌 재활등판으로 2이닝을 던진 것이 전부다. 올시즌 투구 이닝 등에 제약이 생길 가능성이 크고 수술 전과 다른 모습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데뷔한 우완 영건 바비 밀러도 선발진의 한 자리를 책임질 예정이다. 밀러는 지난해 22경기 124.1이닝, 11승 4패, 평균자책점 3.76의 준수한 성적을 썼다. 안정적인 제구력을 가진 투수로 차세대 에이스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상대 팀들도 이제 충분한 정보를 갖고 대응하는 만큼 2년차 징크스와 맞서 싸워야 한다. 지난해 좋은 피칭을 펼쳤고 특별한 부상 이슈도 없었던 만큼 올해도 활약이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저스는 선발진의 마지막 조각을 채울 후보로 베테랑 좌완 팩스턴을 영입했다. 하지만 팩스턴은 대표적인 '유리몸' 투수. 데뷔 후 11년 동안 한 번도 규정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다. 30세 시즌이던 2019년까지는 그래도 '건강하다면 성적은 어느정도 보장되는 투수'였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아니다. 건강도 성적도 보장되는 것이 없는 물음표로 가득한 선수다. 연봉 1,100만 달러와 성적 인센티브 외에 '개막 로스터에 포함될 시 100만 달러를 더 지급한다'는 계약 조항은 다저스조차도 '팩스턴이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아플 가능성'을 신경쓰고 있다는 증거다.

시장을 휩쓸고 돈을 그야말로 쏟아부었지만 로테이션은 여전히 물음표로 가득하다. 다저스가 그린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시즌이 흐른다면 다저스는 투타 모두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2024시즌을 그야말로 지배하겠지만 다른 경우의 수가 나올 수도 있다. 어쩌면 다저스는 천문학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시즌 내내 선발투수 고민에 시달릴 수도 있다.

최근 뉴욕 메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는 지출과 성적은 꼭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과연 다저스의 투자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자료사진=야마모토 요시노부)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